휴가는 잘 다녀왔나?
못 갔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모두 가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대신 동료들과 사적으로 많이 만나며 시간을 보냈다.
쉴 때는 어느 쪽에 속하나? 집순이인가, 아니면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하나?
원래는 완전 밖순이다. 그렇지만 요즘엔 강제로 집순이가 되는 것 같다. 최근에 아이팟을 사서 팟캐스트 듣는 재미에 빠져 있다. 차를 좋아해서 많이 마시고.
소청과?
어떻게 알았나?
서치를 좀 해봤다.
고맙다.(웃음) 차 종류를 많이 마시고, 배우들끼리 자주 만난다. 보라 언니네 집에 놀러 가기도 한다.
SNS를 봤는데 딱 3명만 팔로하더라. 그중 요한나 타가다도 있었다.
친한 언니가 생일 선물로 그 작가의 책을 선물해줬다. 그 뒤로 요한나 타가다에 빠져들어 관련된 걸 사 모으고 있다. 또 ‘크루앙빈’은 계속 들어도 질리지 않는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들으면서 차 마시면 기분도 좋아 소식을 받아보려고 팔로했다. 잡곡이네는 친한 언니가 키우는 7마리 고양이들이다. 지금 촬영장에 와 있는 저분이 주인이시다.(웃음)
단발머리가 소주연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어렸을 때부터 늘 짧은 머리였다. 주변에서 머리가 조금만 길러도 왜 안 자르느냐고 물을 정도였다. 단발머리가 제일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서 이 모습으로 데뷔했다. 이제는 조금 기르고 있다.
오늘 마지막 사진처럼 머리를 뒤로 넘겨도 좋을 것 같다.
나도 마음에 들었다.
일기도 쓴다고 들었다. 어떤 때 주로 쓰나?
하루가 잘 안 풀렸을 때 쓴다.
기쁠 때보다 슬플 때 쓰나 보다.
맞다. 아이팟이 기록용이다. 사진 일기처럼 쓰고 있다. 마음이 울적하고 힘들 때 쓴다.
오늘도 쓸 건가?
비밀이다.(웃음) 아직 하루가 안 끝났기 때문에.
오픈 채팅방이 있다. 어떻게 만들었나?
내가 만든 게 아니라 팬들이 알려줬다. 내 사진들을 올리면서 서로 의기투합하는 팬카페 같다. 평소에 SNS로 팬들과 소통하는 성격이 아니다 보니, 오픈 채팅방에 들러서 안부를 전하곤 한다.
그 방에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던데?
그렇다. 그곳은 사진만 올리는 고독 방이다. 고독하지 않은 방도 있는데 고독한 방이 더 활성화됐다. 고독하지 않은 방은 안 들어가봤다.
<낭만닥터 김사부 2>가 잘됐다. 배역은 어떻게 준비했나?
영화 <아멜리아>를 많이 연구했다. ‘아름’이라는 캐릭터가 관찰하는 걸 좋아하고, 궁금증도 많고 호기심도 많다. <아멜리아>의 캐릭터도 그렇다. 응급의학과 관련 다큐멘터리도 많이 찾아 봤다. 거의 다 찾아 본 것 같다. 그리고 남궁인 교수님께서 쓰신 책 <만약은 없다>를 읽었는데 응급실에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그 책을 읽으며 감정적으로 연습을 많이 했다. 주변에 간호사 친구도 있어 친구랑 대본 보면서 준비한 게 도움이 됐다.
현장 분위기가 좋았던 거 같다. 배우들과 호흡도 잘 맞는 것 같고.
사적으로 호흡이 정말 좋았다. 그러다 보니 공적인 자리에서도 너무 편했다. 처음에는 일로 만난 사이라 어색했지만, 친해지면서 편해졌다. 지금도 현장이 많이 그립다. 몸은 많이 힘들었지만, 배우들과 함께했던 시간은 매우 소중하다.
마지막 방송 때 울었나?
오열했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울었다. 서로 마음의 교류가 컸다. 촬영이 끝나면 시원섭섭할 줄 알았는데 섭섭하기만 했다. 실감이 안 났다. 집 가는 길 내내 멍 때리다가 샤워를 하는데 그제야 눈물이 쏟아졌다.
<낭만닥터 김사부 2>가 소주연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좋은 사람들을 만나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돌담병원 친구들이 이번 드라마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다. 행복했다.
‘윤아름’은 소주연의 필모그래피에 어떻게 남을까?
‘윤아름’이라는 캐릭터를 평소 닮고 싶었다.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행동하며 당당하고 모두에게 평등한 모습이 멋있다. 멋진 캐릭터를 맡아 너무 행복했다. 연기자로 이보다 좋았던 적은 없었다.
비주류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고 했다.
독립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연기해보고 싶다. 사회적으로 정해놓은 규칙 안에 있는 사람이 아닌, 삶을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역할 말이다.
독립 영화는 좋아하나?
좋아한다. 작년이 <메기> <벌새> 등 독립 영화의 황금기였던 것 같다. 사실 독립 영화를 찍어둔 게 있는데 어쩌면 올 하반기에 개봉할 수도 있다.
스물일곱의 시작이 좋다. 올해 다른 목표가 있을까?
커다란 목표보다는 자연스러운 사람, 자연스러운 배우가 되고 싶다. 그게 좌우명이고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한 가지 바라는 점은 사람들이 나를 배역의 이름으로 불렀으면 좋겠다. 그만큼 자연스럽게 배역에 녹아들었다는 뜻이니까. 그리고 이번 연도에 목표가 있다면 나 자신과 친해지는 거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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