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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비안 웨스트우드 ♥ 안드레아스 크론탈러
선생님과 제자의 사랑 이야기는 영화나 소설에 단골로 쓰일 만큼 흥미로운 소재다. 이루어질 수 없을 것만 같은 금단의 이야기를 완성한 디자이너 부부가 있다. 빈 응용예술대학에 교수로 재직 중이던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제자 안드레아스 크론탈러와 1991년 결혼했다. 당시 신부는 50세, 신랑은 25세로 25년 차이를 극복한 것.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그에게 남성복 컬렉션을 맡기고 광고 캠페인에 모델로 세우는 등 연하의 남편을 전폭 지원했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도 피날레 무대에서 사랑의 키스를 나누며 나이 차가 무색한 로맨스를 보여준다. 또한 이들은 모피 생산을 금지하는 ‘퍼 프리 운동’을 주도하는 모범적인 부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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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루시 마이어 ♥ 루크 마이어
매번 두 손을 꼭 잡고 피날레에 등장하는 이들을 보고 있으면 잠자던 연애 세포가 꿈틀거린다. 말끔하게 시밀러 룩을 입은 부부, 질 샌더의 루크와 루시 마이어 얘기다. 이 부부가 걸어온 길은 서로 다르다. 오랜 시간 슈프림에서 일한 남편 루크 마이어와 달리 아내 루시 마이어는 발렌시아가, 디올 등 유수의 럭셔리 브랜드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서로 상반된 DNA를 가진 부부가 손을 맞잡고 이끄는 질 샌더는 전체적으로 쿨하면서도 우아함을 풍긴다. 기품 있는 하이엔드 브랜드의 정체성에 트렌디한 스트리트 분위기를 더한 셈. 따분했던 질 샌더에 새로운 기운을 불러일으킨 이들이야말로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완벽하게 잡은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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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라 린 트랜 ♥ 크리스토퍼 르메르
르메르의 옷은 잔잔한 봄바람 같다. 한 편의 고요한 시처럼 시끄러운 소음이 없다. 사부작거리는 가벼운 움직임만 있을 뿐. 르메르를 만드는 크리스토퍼 르메르와 사라 린 트랜은 많이 닮아 있다. 커플 룩의 교과서 같은 그들은 서로에게 뮤즈가 되어준다. 서로를 살뜰히 챙기고 항상 한 몸처럼 붙어 있고 같은 생각을 공유한다. 그 생각의 결과가 르메르의 옷으로 이어진다. 그들의 쇼를 보러 오는 사람들 중엔 컬렉션 옷보다 피날레에 등장하는 한 쌍의 커플을 주목하는 이들도 많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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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미셸 라미 ♥ 릭 오웬스
독특한 개성과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고스’ 컬렉션의 대표 주자 릭 오웬스. 그의 인생에 미셸 라미가 없었다면 이러한 실험 정신과 창조성은 발현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둘의 인연은 릭 오웬스가 미셸 라미의 패터너로 일하면서 시작됐다. 그녀의 패터너로 지내며 패션뿐 아니라 삶과 문화적 가치관에까지 영향을 받은 그는 결국 그녀와 결혼했고 최근 결혼 20주년을 맞이해 “내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어준 여자, 그리고 평생의 동반자”라고 말하며 미셸에 대한 사랑과 존경심을 언급했다. 항상 그를 지지해주는 미셸은 평소엔 강렬한 외모와 표정이 인상적이지만 그와 함께 있을 땐 시종 온화한 표정을 지으며 평생 사랑해 마지않을 존재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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