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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의 법칙

넷플연가 전희재

때로는 모르는 사람에게 더 솔직해진다. 요즘 유행하는 모임들이 있다. 흔히 살롱이라고 통칭되는데, 여기에 가면 마음이 무장 해제되어 친구에게도 못한 이야기를 술술 쏟아내게 된다고 한다. 왜 지금 사람들은 살롱에 가는 걸까. 모임을 만들고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UpdatedOn January 0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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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연가 
전희재

 

창작자의 공간 공유 넷플연가는 넷플릭스를 보고 이야기하는 모임이다. 직장인이 퇴근 후 참여할 수 있도록 저녁 7시 30분부터 모임을 갖는다. 장소는 창작자의 공간이다. 창작자가 퇴근한 이후 사용하지 않을 때 그 공간을 모임 장소로 대여한다. 넷플연가는 특별한 공간을 남는 시간에 공유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영화를 주제로 넷플연가는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공간에서 여러 모임이 열린다. 영화에 등장한 음료를 만드는 모임, <굿 플레이스>의 윤리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임,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을 보고 직접 작사하는 모임, <먹고 사랑하고 기도하라>를 보고 요가 하는 모임 등 다채롭다.

넷플릭스 그 후 넷플릭스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사람들은 고민한다. 결혼해야 하고, 새로운 기술도 배워야 하고, 미래도 준비해야 한다. 고민거리를 안고 살지만 퇴근 후에는 넷플릭스 보며 잠든다. 넷플연가는 그다음을 제시한다. 넷플릭스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나? 그래서 요즘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사람들이 모여 대화를 나눈다.

마음 터놓는 자리 넷플연가는 어느 정도 균일한 대화가 이루어지는 조건을 만들고자 한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대화를 나눠서 즐겁거나 고민에 대한 더 나은 답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화를 나누기 좋은 사람을 만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뜨거운 모임 <500일의 썸머>와 관련된 모임의 반응이 좋았다. 사랑을 주제로 한 모임은 항상 인기가 좋다. 영원히 풀리지 않는 문제이고, 사람들이 친밀함을 느끼는 주제이기도 하다. 영화에 나온 음식이나 음료를 기반으로 이야기하고,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형 모임도 반응이 뜨겁다.

의무감 없는 관계 모임에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어느 정도 깊이 있게 대화할 수 있다. 고민을 털어놓으면 친구들은 쉽게 넘길 수도 있지만, 모임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은 오히려 진지하게 받아준다. 비슷한 관심사와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이기에 친구보다 더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동시에 단발성 모임이기에 만남을 지속해야 할 의무나 책임은 낮다. 20~30대는 이러한 관계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살롱을 찾는 이유 넷플연가의 전희재 대표는 얼마 전 친구에게 들은 얘기로 답했다. ‘서른 살이 넘으면 사람 만나거나 집에서 넷플릭스 보는 정도가 취미 생활의 끝이다. 당연히 어느 정도 검증된 좋은 사람들을 좋은 매체를 통해 만날 수 있다면 당연히 사람들이 모일 수밖에 없다’라는 것이다. 즉 살롱 문화는 비교적 쉽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는 사람을 찾는 20~30대의 성향에 맞춰 자연스럽게 생겨난 라이프스타일 중 하나인 셈이다.

편견과 넷플릭스 시대 창작자의 공간을 활용한 이유는 직장인과 창작자를 연결시켜보자는 의도에서였다. 일반 직장인과 창작자는 서로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창작자나 직장인 모두 일을 마치면 넷플릭스를 본다. 서로 생각의 결이 달라 편견이 생기는 것이다. 창작자나 직장인이나 똑같은 사람이다. 그중 괜찮은 사람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 편견을 깨고 싶었다.

넷플연가의 핵심 넷플릭스를 보고 창작자의 아지트 혹은 어떤 공간에서 만나는 게 넷플연가의 핵심이다. 퇴근하고 괜찮은 놀 거리를 만드는 게 목표다. 퇴근 후 술을 마시거나 요가를 배울 수도, 놀 거리를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 만나서 무언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넷플연가를 찾게 만들고 싶다.

2020년은 살롱의 해 요즘 유행하는 살롱은 2020년에 엄청나게 많이 생기고, 2021년에는 몇 개 남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새로운 형태의 모임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겠지만, 지난해부터 유로 살롱이 등장했고, 오프라인 콘텐츠를 개발하는 사람들이 공을 많이 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니 살롱의 수준이 높아지고 실험도 많이 이루어지리라 본다. 결과적으로 좋은 모임만 남지 않을까.

살롱의 법칙

살롱의 법칙 시리즈

 

남의 집 김성용

살롱드북 강명지

월간서른 강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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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PHOTOGRAPHY 조성재

2020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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