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DS 마크 사리스버리(Mark Salisbury) Editor 이지영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던 좀비 영화의 유산을 <28일 후>에서 성공적으로 되살려낸 뒤, 대니 보일과 시나리오 작가 알렉스 갈랜드는 차갑고 황량한 저 우주 바깥으로 눈을 돌렸다. 5천만 달러를 투자한 스릴러인 <선샤인>은 그다지 머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하며, 태양을 향해 항해 중인 미국과 중국의 연합 우주선, 이카루스II에 승선한 인류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들이 맡은 임무는 거대한 폭탄을 터뜨려 사멸해가는 우리 태양계 내의 별을 되살려내는 것이다.
“대본을 처음 보고 도저히 덮을 수가 없었어요.” <28일 후>에 출연했던 킬리안 머피의 말이다. 그는 양자경, 로즈 번(<트로이>에 출연한), 크리스 에반스(<판타스틱 포>에 출연한) 등과 함께 열연을 펼쳤다. “강렬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거대한 과학적 전제, 근사한 액션도 함께요.”
당연하게도, 모든 일들이 계획에 따라 순조롭게 이루어질 리는 만무하다(힌트: 우주선의 이름은 이카루스II다. 즉 이전에 다른 우주선이 있었다는 얘기다.) 흑암 우주 속에서의 16개월이라는 시간이 주는 압박감, 임무 자체의 중차대함, 게다가 악의를 품은 외부 세력들까지 모든 것들이 공모하여 승무원들과 그들의 임무를 방해한다.
“이 영화는 자신들의 창조주를 만나면서 승무원들이 겪는 심리적 영향에 관한 얘깁니다. 누군가에겐 그것이 신일 테고, 누군가에겐 그것이 별입니다. 우리들은 모두 폭발한 별의 파편들이니까요, 세상 모든 것들이 다 그렇죠.” 보일은 이스트 런던의 3 Mills 스튜디오에서 잠깐의 휴식을 틈타 이렇게 영화의 철학적 밑그림을 드러내 보였다. 이 스튜디오엔 NASA 스타일로 세운 우주선 내부의 사실적인 세트가 있다.
로메로의 좀비 시리즈에 목례를 보냈던 <28일 후>와 마찬가지로, <선샤인> 역시 <다크 스타>, <솔라리스>, <2001>, 그리고 당연하게도 <에일리언>에 이르는 위대한 SF영화들에 경의를 표한다. 보일은 리들리 스콧의 독창적이며 충격적인 SF영화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에일리언>은 정말이지, 시작 전에 먼저 머리 숙여 인사를 해야만 하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내가 그렇게 하고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지는 영화죠. 우린 그 영화를 두어 번 봤고, 배우들에게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넘어야 할 장벽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기 위해 촬영 감독인 아르윈에게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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