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TEMPLA
호주 출신의 스노보더 델라노 페레이라(Dellano Pereira)와 롭 매니스캘코(Rob Maniscalco)가 2017년 설립한 템플라는 요즘 핫한 아웃도어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힌다. 이들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단순히 기능성에 집중한 퍼포먼스웨어를 만드는 게 아니라, 동시대적 미감을 반영해 젊고 신선한 디자인을 선보이기 때문. 덕분에 템플라는 짧은 역사에도 스타일리시한 아웃도어웨어를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이름이 됐다. 하이더 애커만과 앤 드뮐미스터에서 경력을 쌓은 아나티 라코지(Anati Rakocz)가 합류한 후, 이들은 패션 신에서 빠른 속도로 존재감을 키워나갔다. 바니스 뉴욕, 셀프리지, 레인 크로퍼드, 네타포르테 같은 세계적인 리테일러들이 러브콜을 보냈고, 이번 2019 F/W 시즌에는 라프 시몬스와 협업한 컬렉션까지 출시했다. 템플라의 제품은 크게 산악 스포츠에 특화된 알파인 라인과 스트리트 스타일을 결합한 어번 라인 두 가지로 나뉜다. 대표 제품은 세 겹의 멤브레인과 프리마로프트 인슐레이션을 사용한 3L 톰브라 재킷. 혹한의 날씨를 견딜 수 있을 만큼 따뜻하면서도 굉장히 멋지다.
2 THE NORTH FACE
우리에게 친숙한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1966년 더글러스 톰킨스(Douglas Tompkins)가 샌프란시스코에 연 작은 산악용품점에서 시작했다. 그가 만든 침낭이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자, 이를 눈여겨본 케네스 합 클롭(Kenneth ‘Hap’ Klopp)이 지분을 사들여 1968년부터 브랜드를 확장했다. 이후 이들은 마운틴 재킷과 베이스캠프 더플백을 출시해 고기능 등산 장비의 기준을 제시하고 꾸준한 연구 개발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다운 재킷도 ‘힙’할 수 있다는 인식을 처음 심어준 브랜드가 바로 노스페이스라는 것. 실제로 노스페이스 눕시는 1990년대 후반 미국 래퍼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눕시 재킷을 입은 사람은 쉽게 강도의 표적이 됐을 정도. 슈프림이 노스페이스와 지속적인 협업을 하고 있는 것 역시 이 시절의 영향이 크다. 스타일리시한 아웃도어를 선보이려는 이들의 노력은 요즘도 계속되고 있다. 나나미카와 함께 전개하는 퍼플 라벨, 도심형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블랙 시리즈가 좋은 예다. 또한 준야 와타나베, 반스, 사카이, 빔즈와의 컬래버레이션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니까 노스페이스를 ‘한때 유행했던 중·고등학생 패딩 브랜드’로만 생각하면 곤란하다는 얘기다.
3 NEMEN
스톤 아일랜드와 C.P. 컴퍼니의 디자이너였던 레오나르도 파솔로(Leonardo Fasolo)와 파비오 카비나(Fabio Cavina)가 2012년 설립한 브랜드. 스톤 아일랜드의 설립자 마시모 오스티(Massimo Osti)의 소재 연구를 바탕으로 기능성 원단과 하이테크 디자인, 이탈리아 장인 정신을 결합한 퍼포먼스웨어를 제작하며, 때로는 ITS 아르테아, 파이니스트 클로스 스튜디오의 첨단 원단을 사용하기도 한다. 네멘의 모든 제품은 이탈리아에서 생산하고 많은 부분을 수공으로 제작하는 것이 특징. 때문에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품질만큼은 굉장히 우수하다. 아웃도어와 밀리터리 룩이 섞인 듯한 디자인을 주로 선보이는데, 입체적으로 재단한 큼지막한 주머니와 탈착할 수 있는 안감, 챙이 달린 후드, 카무플라주와 패턴 염색 등이 이들의 시그너처다.
4 WHITE MOUNTAINEERING
매일 입을 수 있을 만큼 실용적이면서 패서너블한 아웃도어웨어는 없을까? 어릴 적부터 아버지와 함께 낚시와 캠핑을 즐긴 요스케 아이자와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2006년 직접 화이트 마운티니어링을 론칭했다. 그의 목표는 디자인과 실용성, 기술력을 고루 갖춘 제품을 만드는 것. 준야 와타나베에서 일한 경험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접목해 아웃도어와 밀리터리, 워크웨어와 아메리칸 캐주얼이 뒤섞인 옷을 선보였다. 화이트 마운티니어링은 다양한 소재와 패턴의 조합, 자유로운 레이어링으로 그전까지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했고, 새로운 아웃도어웨어를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또한 아디다스, 몽클레르, 이스트팩, 바버 같은 브랜드와 협업해 브랜드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5 ARC’TERYX VEILANCE
베일런스는 캐나다의 대표적인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가 2009년 론칭한 프리미엄 라인이다. 그간 아크테릭스가 축적해온 풍부한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도시적인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옷을 만드는 것이 특징. 최상급 원단과 현대적인 테일러링을 결합한 베일런스는 기능성과 실용성, 활동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테크웨어를 목표로 삼는다. 미니멀리즘을 연상시키는 간결한 디자인, 효용에 우선한 디테일, 도회적인 컬러 팔레트가 이를 증명한다. 게다가 얇고 가벼운 소재를 사용해 휴대나 보관이 굉장히 용이하며, 세심하게 설계한 레이어링 시스템을 도입해 다양한 환경에서도 입기 좋다. 베일런스의 시그너처 모델인 모니터 코트는 이러한 특색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6 MONCLER
럭셔리 아웃도어 브랜드의 전형인 몽클레르는 1952년 탄생했다. 르네 라미용(René Ramillon)과 앙드레 뱅상(Andrè Vincent)은 알프스 그레노블 지역의 지명인 모네스티에르 드 클레르몽(Monastier de Clermont)의 앞 글자를 따 몽클레르라는 이름을 붙이고 퀼팅 침낭과 텐트 같은 산악용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1956년 선보인 퀼팅 다운 재킷이 인기를 끌자 이들은 우수한 원단과 독창적인 디자인의 아웃도어웨어로 눈을 돌렸다. 1980년대에도 레저를 즐기는 상류층의 사랑을 받으며 패셔너블한 방한복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몽클레르는 2000년대 중반부터 감므 루즈, 감므 블루, 그레노블 같은 라인업을 추가하고,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며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작년 공개한 몽클레르 지니어스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 시몬 로샤, 크레이그 그린, 프래그먼트, 팜앤젤스를 비롯한 다양한 스타 디자이너가 참여했는데, 패딩과 다운으로 대표되는 몽클레르의 상징을 기발하고 실험적인 방식으로 해석해 눈길을 끈다. 몽클레르 지니어스는 쿠튀르적인 요소부터 스트리트 무드까지 다양하게 아우르며 브랜드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7 SALOMON
1947년 프랑수아 살로몬(François Salomon)이 프랑스 알프스 안시(Annecy) 지역에서 스키 바인딩을 만들며 시작한 살로몬은 뛰어난 품질의 스키와 스노보드 용품으로 처음 명성을 얻었다. 이후 트레일 러닝, 하이킹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현재는 기능적인 스포츠웨어와 스니커즈, 액세서리까지 제안하는 전문 아웃도어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아웃도어 스포츠뿐 아니라 패션 신에서도 존재감을 키웠는데, 이는 스피드크로스 러닝 슈즈를 필두로 한 살로몬의 운동화 트렌드 리더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기 때문이다. 2015년 파리의 편집매장 브로큰 암과 협업 모델을 선보인 후로 이들의 신발은 여러 패션쇼에 빈번하게 등장했고, 어글리 스니커즈 붐과 함께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심지어 디자이너 랄프 로렌조차 CFDA 어워즈에 XA 프로 3Ds 스니커즈를 신고 등장했을 정도. 2017년부터 보리스 비잔 사베리(Boris Bidjan Saberi)와도 꾸준히 협업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으며, 팔라스, 빔즈, 앤드 원더 같은 브랜드와 리미티드 에디션까지 출시했다.
8 PATAGONIA
‘우리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기업을 운영합니다.’ 파타고니아의 설립자 이본 쉬나르(Yvon Chouinard)는 브랜드의 철학을 이렇게 설명한다. 매출의 1%를 환경 단체에 기부하고, 자연을 위해 대통령과의 싸움도 불사하는 기업. 이들만큼 열렬하게 환경보호에 앞장선 패션 브랜드는 지금까지 없었다. 그러니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진 요즘, 파타고니아가 유독 ‘쿨’하게 느껴지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파타고니아는 등산 장비를 만드는 작은 회사에서 출발해 현재는 트레킹과 서핑, 스키와 스노보드, 플라잉 낚시, 산악자전거에 이르기까지,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거의 모든 활동을 아우르는 아웃도어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들의 제품은 기능성과 활동성, 무엇보다 우수한 내구성을 자랑하는데 이 역시 한 제품을 오랫동안 입을 수 있게,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환경을 보존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9 AZTECH MOUNTAIN
데이비드 로스(David Roth)와 헤이파라 러트거스(Heifara Rutgers)가 미국의 스키 휴양지 아스펜에서 2013년 시작한 퍼포먼스 스포츠웨어 브랜드. 아스펜 스키 코스 중 가장 가파르고 난이도가 높은 아즈텍(Aztec)과 기술력을 뜻하는 테크(Tech)가 결합해 아즈텍 마운틴이라는 위트 있는 이름이 탄생했다. 이들은 우수한 소재와 간결한 실루엣,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현대적인 스키복을 선보이는데, 2016년부터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알파인 월드컵 챔피언 보드 밀러(Bode Miller)가 디자인에 참여해 전문적인 노하우까지 결합시키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즈텍 마운틴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뛰어난 범용성. 브랜드의 시그너처 모델인 누크 수트는 스키장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충분히 입을 수 있을 만큼 스타일리시하고 실용적이다.
10 AND WANDER
이세이 미야케 출신의 디자이너 이케우치 게이타와 모리 미호코가 2011년 론칭한 브랜드. 캠핑에 필요한 아웃도어 의류를 찾다가 마음에 드는 제품이 없어 직접 브랜드를 만든 것이 앤드 원더의 시작이다. 이들은 일상에서 입다가 바로 교외로 나가도 어색하지 않은 옷을 원했다. 굳이 분류를 하자면 전문가를 위한 익스트림 스포츠웨어보다 가벼운 등산과 트레킹을 위한 퍼포먼스웨어에 가까웠다. 그래서 디자인과 실루엣을 간결하게 다듬고, 자연에서도 위화감이 없는 색감을 사용해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와 차별화된 감성을 드러냈다. 물론 그렇다고 기능성이 떨어지는 건 결코 아니다. 프리마 로프트나 폴라텍 같은 원단을 사용해 실용성을 더하고,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하이테크 소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