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EED
트위드 옷 한 벌 없이 가을을 나기는 왠지 섭섭하다. 까슬까슬한 표면과 가을을 닮은 색감, 그리고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가 이 계절과 무척 잘 어울리니까. 굵은 양모를 능직 또는 평직으로 촘촘하게 짠 트위드는 생산 지역과 직조 방식, 패턴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나뉘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헤링본도 크게는 트위드의 일종이다. 감촉은 거칠고 투박하지만 유연하고, 비나 눈, 습기에 강해 실용적인 것이 장점. 원래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의 농부, 양치기들이 활용하던 소재였으나 19세기부터 귀족의 수렵복에 사용되었고, 20세기 들어 교수와 작가, 배우들이 트위드 옷을 즐겨 입으며 오늘날의 지적인 이미지를 얻었다.
SUEDE
스웨이드는 어린 송아지나 양의 가죽 안쪽 면을 보드랍게 보풀려서 만든 소재다. 어원은 프랑스어 강 드 스웨이드(Gants de Suède)로 스웨덴에서 만든 장갑이라는 뜻이다. 부들부들하게 기모를 낸 표면 때문에 다른 가죽보다 포근하고 따뜻한 인상을 준다. 가을·겨울 스웨이드를 흔히 볼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른 가죽처럼 스웨이드 역시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 흙이나 먼지가 묻었을 때는 스웨이드용 솔로 가볍게 털어낸 후 결을 정리하고, 눈에 띄는 얼룩은 스웨이드 전용 지우개나 클리너로 닦아낸다. 표면에 방진·방수 스프레이를 뿌려두면 가죽이 더러워지는 걸 막는 데 도움이 된다.
CORDUROY
가을에 어울리는 소재를 하나만 고르라면, 주저 없이 코듀로이를 꼽는다. 부드러운 감촉, 도톰한 두께와 우수한 보온성, 벨벳 같은 광택까지. 게다가 밭이랑처럼 생긴 골이 있어 다른 원단과 구별되는 독특한 개성도 있다. 코듀로이는 17세기부터 유럽 귀족에게 사랑받았고, 20세기 초반에는 파리의 지성인들이, 1950년대엔 아이비리그 대학생들이 즐겨 입으며 고상한 이미지를 얻었다. 파일 직물이기 때문에 세탁 시 주의해야 하는데, 원단이 줄어드는 걸 막고 싶다면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어 가볍게 손빨래하는 것이 좋다. 또 골을 오래도록 유지하고 싶다면 비벼 빨거나 비틀어 물기를 짜는 것은 피한다.
WAXED COTTON
면직물에 왁스를 흡수시켜 만든 왁스 코튼은 내구성이 좋고 발수성, 방풍성도 뛰어나 가을철에 적합한 원단이다. 처음에는 선박용 돛을 만드는 데 주로 사용되었으나 바버와 벨스타프가 왁스 재킷을 선보인 이후 점차 의복 소재로 확대되었다. 20세기 중반에는 군대에서도 널리 활용했다. 왁스 코튼이 남성적이고 강인한 이미지를 갖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유지 및 관리는 다소 까다로운 편. 소재의 특성상 비누나 세제로 세탁할 수 없고, 사용하면서 왁스가 조금씩 벗겨져 1~2년에 한 번 정도 새롭게 리폼 왁스를 칠해줘야 한다. 하지만 너무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왁스 코튼은 거칠고 지저분하게 입어도 꽤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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