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MD
김현호
brunch 옷 읽는 남자
패션을 다루는 인플루언서는 많다. 김현호도 패션 콘텐츠를 다룬다.
김현호의 콘텐츠가 더 흥미로운 건 그가 무엇을 다루고 이야기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옷 읽는 남자 김현호
언어 유희를 조금 썼어요. 흔히 ‘입다’라고 표현하지만, ‘읽다’라는 단어와 발음이 비슷하기도 해서요. 무엇보다 저는 읽는 콘텐츠를 다루니까 의미를 제대로 따지면 ‘읽는 남자’가 더 맞겠죠? 하하.
옷을 읽는 방법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연결하고 싶었어요.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했고, 또 패션 쪽에서 일을 하고 있으니까 두 영역을 더해보기로 했죠. 문학 작품 속에서 등장인물이 입었던 옷에 대해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운 좋게 금상을 받았고요. 브런치는 상을 받은 작가들한테 출판사랑 연계해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그 덕분에 최근 에세이를 준비하고 있어요. 세 달 전 오디오북이 나와서 관련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어고요.
문학과 패션, 두 영역 더하기
사실 패션을 인문학적으로 다루는 사람들은 굉장히 많아요. <옷장 속 인문학>이라는 책도 있고요. 그런데 이런 종류의 인문학적인 책은 많은데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는 적은 거예요. 그러니까 이야기 속에서 옷을 꺼내는 게 아니라, 옷에 관련한 이야기를 하면서 인문학을 더하는 식의 콘텐츠가 많아 결국 옷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읽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할 때 ‘문학 작품과 옷, 둘 다 좋아하는 사람들을 잡자’라는 기조로 출발했어요. 결국 서로 다른 영역, 다른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포스 오브(Forth of)하는 콘텐츠로 자리 잡고 싶어요.
위대한 개츠비와 랄프 로렌
상을 받았던 콘텐츠 중에 하나가 위대한 개츠비와 랄프 로렌을 엮은 글이에요. 개츠비는 미국의 아메리칸 드림을 상징하는 사람으로 그려지잖아요? 결국에는 타락하고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지만 아무튼 그렇죠. 랄프 로렌도 어떤 부분에서는 개츠비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유대인이지만 이름을 바꾸고, 부자가 되고, 결국 재벌이 되기 위해서, 흔히 말하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서 ‘폴로 랄프 로렌’ 왕국을 만들죠. ‘이 둘의 아메리칸 드림은 닮아 있다’라는 주제로 글을 썼어요. 옷 읽는 남자의 콘텐츠는 대부분 이런 연결 고리가 소재예요.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영역을 서로 더해보면서 교집합을 찾는 식이죠.
정제된 문학의 대중성
문학 중에서도 제가 흥미를 느끼는 분야는 ‘고전’이에요. ‘지금까지 살아남은 작품은 다 이유가 있다’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고전 문학이 콘텐츠로서 좋은 또 다른 이유는 한 번 정제된 문학이라는 거예요. 번역을 거친 문학 작품은 적어도 한 번은 정제되어 있거든요. 무라카미 하루키는 초고를 일본어로 썼다가 영어로 번역해 다시 글을 쓰는 작업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하면 좀 더 대중적으로 읽히고, 더 직관적이고, 명료해지니까요. 저 역시 그런 의미에서 ‘고전 문학’을 주로 다뤄요.
편집적 글쓰기
제가 쓰는 글의 기저는 사실 편집이거든요. 그러니까 조각조각을 모아서 하나의 콘텐츠를 완성하는 작업이기도 해요. 흔히 ‘세상에 새로운 건 없고,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다’라고 표현하잖아요. ‘기존에 있는 가치들을 모아서 새롭게 엮을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해요. 제가 만드는 콘텐츠도 그런 의미에서 보면 사실 새로운 건 아니죠. 기존에 떨어져 있던 것들을 모으는 작업으로 설명할 수도 있으니까. 편집자적인 마인드가 필요하죠.
인플루언서의 메시지
인플루언서는 자신이 전달하는 메시지의 무게와 파급력, 그리고 사회적인 맥락에서 발현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잘 알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에드워드 버네이스의 <프로파간다>, 김정운의 <에디톨로지>, 조지 오웰의 <1984>는 그런 맥락에서 읽어보면 좋을 책들입니다.
MICRO INFLUENCER 시리즈 기사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