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나무 사진관
물나무 사진관은 ‘전신사조’라는 이론을 기조로 촬영한다. 전신사조는 인물의 외형 모사에만 그치지 않고 고매한 인격과 정신까지 담아야 한다는 우리의 전통적 초상화론이다. 물나무 사진관의 김현식 작가가 전신사조에 기반한 사진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때는 10여 년 전인 2006년이다. “당시 일본의 월간지에서 비빔밥을 주제로 사진을 찍는 걸 봤어요. 빨간 바가지에 나물을 휙 무치는 모습을 흔들리게 찍은 거죠. 그때 망치로 머리를 맞은 느낌이었어요. 비빔밥을 낯선 시각으로 보면 저렇게 담아낼 수도 있구나. 우리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은 우리의 것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일을 계기로 이제부터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우리 문화에 초점을 둬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수정할 수 없는 아날로그 필름 사진은 인물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 김현식 작가가 아날로그 필름 사진을 추구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전신사조의 덕목을 따라 그 속에 인물의 외형과 정신, 모든 것을 온전하게 담기 위해서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기억은 망각하게 돼요. 아날로그 사진이 매력적인 이유는 당시의 기억이 사진에 그대로 담긴다는 거예요. 기억의 창구인 거죠.” 김현식 작가는 우리 전통을 모티브로 작업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한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84-3
문의 02-798-2231
후암동 사진관
후암동 골목 한쪽에 초록색 사진관이 있다. 동네 이름을 딴 후암동 사진관이다. 후암동 사진관의 천호정 작가는 동네 사람들의 삶의 역사를 사진에 담는다고 한다. 말 그대로 동네 사진관이다. “나이가 들어도 친구와 사진을 찍으러 오시고, 동네 어르신도 많이 찾아주세요. 이곳을 사랑방이라고 생각해요. 동네 사람들이 와서 사진도 찍고 수다도 나누고 할 수 있는.” 천호정 작가는 느림의 미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필름 한 롤에 담기는 장면들을 촬영하는 긴장감. 현상하기까지의 기다림. 오랜 시간 끝에 만들어진 한 장의 사진에서 느끼는 감동은 시간이 흐를수록 배가된다. 몇 단계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사진 한 장은 오랜 세월 보존된다. 천호정 작가는 찾아주는 손님들의 역사를 사진 한 장에 담아 선물한다. “촬영 후 결과물을 보여드리면 행복해하세요. 그럴 때면 제가 마치 행복을 나눠주는 사람이 된 것 같죠. 노출이 안 맞건 사진이 찢어져 있건 옛날 추억을 꺼내줄 수 있는 게 아날로그 사진의 매력인 것 같아요. 아날로그 필름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이 작업을 오래 이어가고 싶어요.” 후암동의 행복 전도사 천호정 작가가 말했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두텁바위로 59-1
문의 070-7722-5090
등대 사진관
창호지로 만든 미닫이문, 삐그덕거리는 나무 바닥은 19세기를 재현한다. 19세기 아날로그 사진관의 모습인 등대 사진관은 직사각형 철판에 사진을 인화한다. 사진 주위에는 얼룩들이 자연스럽게 남아 있어 고전적인 느낌을 연출한다. 철판에 약품을 발라 사진을 담아내는 습판 사진 촬영이다. 이규열 작가는 습판 사진술에 대해 말했다. “아날로그 중에서도 희소성 있고 경쟁력 있는 사진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습판 사진술을 발견했어요. 그 시대 나의 모습을 온전히 기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매체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장점일 수도 있고 단점일 수도 있는데 보정이 안 돼요. 어떠한 가공도 할 수 없죠.” 습판 사진술은 사진 한 장에 모든 걸 담아야 한다. 그 속에 진정한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선 인물의 취향이나 감성을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규열 작가는 촬영 전 손님과 대화를 많이 나눈다. 손님과의 소통은 꽤 큰 즐거움을 가져다준다고 했다. “손님들이 돌아가실 때 정말 즐거웠고 값진 시간이었다고 말하세요. 촬영하면서 손님들께 많은 즐거움, 큰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게 사진관을 하면서 느끼는 만족감이죠.” 이규열 작가는 말한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3가 이촌로29길 29
문의 02-3785-3014
스튜디오 보통
입구의 푸른 잔디 위에 놓인 하얗고 커다란 아날로그 카메라가 시선을 끈다. 습판 사진술로 사진을 찍는 스튜디오 보통의 카메라다. 스튜디오 보통의 김대원 작가는 습판 촬영의 매력이 화학 반응에 있다고 말한다. “현상하기까지 복사열이나 호흡, 촬영 당시 온도, 대기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이 사진 속에 담겨요. 나를 감싸고 갔던 빛 입자가 은과 만나 화학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이미지가 인물과 연결되죠. 그런 점에서 매력을 느껴요. 이미지가 대상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요.” 습판 사진은 사진 속 인물과 함께 숨 쉬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그래서 더 소중하다. 아날로그 사진을 찍고자 하는 손님들은 하나뿐인 추억을 담아 온다. 한 장의 이미지로 기념해 간직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김대원 작가가 생각하는 촬영의 기능은 치료다. “아날로그 사진에는 사연이 있어요. 한 장밖에 없는 특별한 사진인 만큼 손님들은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찾아오세요. 손님들은 좋은 일을 기념하기 위해 사진관을 찾으세요. 촬영을 끝마친 후 사진을 마주하면 기뻐하세요.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가 힐링이 되는 거죠.”
주소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15길 11 에스팩토리 B126
문의 010-5595-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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