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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나라

배우 권나라는 연기로 그 존재를 알린다.

UpdatedOn August 1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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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오버사이즈 재킷과 데님 팬츠는 모두 YCH. 속이 비치는 흰색 셔츠는 그레이양 제품.

검은색 오버사이즈 재킷과 데님 팬츠는 모두 YCH. 속이 비치는 흰색 셔츠는 그레이양 제품.

데뷔 7년 차, 그동안 숨 가쁘게 달려온 권나라는 지친 기색도 없었다. 데뷔한 후로는 일주일 이상 어딘가로 여행을 가본 적도 없다고 했다. 스튜디오로 들어오는 권나라는 또 달랐다. 튀는 느낌도, 애쓰는 기색도 없었는데 권나라에게는 묘하게 눈길이 갔다. 한 사람의 스태프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인사성, 길고 가늘고 여린 몸에서 나오는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자세까지. 이런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지? 권나라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그 나라가 맞나?
다들 그 소리를 제일 먼저 하더라. ‘그 나라’이자 배우 권나라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다. 배우라고 불리는 것은 참 감사하고 좋은 일이다. 어떤 작품이든 최선을 다해 임하려 노력하는 신인 배우다.

권나라의 이력을 보면 ‘정말 열심히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늘 어디에서든 열심히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쉬어야 한다고 주변에서 이야기하는데, 성격과 체질상 그게 잘 되지 않는다. 쉬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새로 맡은 배역이라든가 역할에 대해서 얘기를 하니까 동생이 ‘제발 일 생각 좀 그만하라’고 말할 정도다. 동생과 함께 하와이 여행을 떠났을 때조차 그랬다. 중반부터는 그래도 온전히 여행에 집중할 수 있었지만.

데뷔 7년 차다.
돌아보니 일주일 이상 여행을 가본 적도 없더라. 그것이 당연한 줄 알았고, 지금도 그렇다. 가장 최근에 떠난 하와이 여행이 가장 긴 여행일 정도다. 그래도 행복하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을 수 있으니까. 연기는 늘 나에게 새로운 영향을, 영감을 준다.

연기 경력이 꽤 오래됐다. 2008년 영화 <생날선생>의 조연을 시작으로 2017년에는 <수상한 파트너>의 주연 자리까지 맡았다. 올해는 <닥터 프리즈너>에서 열연했다. 첫 주연을 맡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
첫 주연을 맡은 사실조차 신문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 소속사에서 안 알려주더라. 정말 날아갈 듯이 기쁘다는 말을 그럴 때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전체 대본 리딩하는 날 긴장을 많이 했다. 첫 드라마다 보니 더욱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가장 기억에 남은 작품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지금까지 총 4개의 작품을 했는데 딱 하나만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모두 기억에 남는다. 현장에서 선배들은 물론이고 스태프들에게도 많은 것을 배워서인지 작품 하나하나가 생생한 순간으로 남아 있다.

아이돌 출신 배우에게는 혹평이 떨어질 때도 있다. 속상하지 않나?
아이돌 출신이라는 것은 이유나 핑계가 되지 않는다. 어색한 연기를 보면 누구나 반응할 수밖에 없는, 대중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수밖에 없다. 새로운 연기를 하게 될 때면 주변에 도움을 많이 요청하는 편이다. 여러 사람에게 의견을 묻고 생각을 비우고 연기에 더욱 집중하는 편이 오히려 낫다.

드라마에, 영화에 본인이 나올 때 어떤 생각을 하나?
개인적으로 내가 출연한 작품들을 다시 보았을 때 만족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아직도 연기가 어렵고 잘 모르겠다. 연기를 정말 잘하고 싶고 좋은 배우가 되고 싶은데 아직은 그 방법을 모르겠다. 이런 고민을 할 때 송새벽 선배가 말했다. ‘연기에 배우는 것이 어딨냐’고. 배우는 느끼는 대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부족한 점이 있으면 다음 작품에서 보완하면 되는 것이라고. 이렇게 주변 사람들을 통해 연기를 알아간다. 그래서 연기가 재밌다.

완벽주의자 기질이 있는 것 같다.
될 수 없고 닿을 수 없음을 알면서도 완벽주의자가 되고 싶다. 연기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최선을 다해 최고가 되고 싶은 마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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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베이지 컬러의 니트 톱은 문탠, 흰색 데님 팬츠는 준지 제품.

가수 나라와 배우 권나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연기가 늘 하고 싶었다. 무대 위의 삶도 행복했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연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우는 참 매력적인 직업이다. 원래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기도 하고. 남의 삶을 대신 살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기는 참 즐겁다.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들었다.
몸무게나 신체 치수에 대한 기준은 전혀 없다. 마르기만 한 몸이 좋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저 건강하게 오랫동안 연기 생활을 하기 위한 초석 같은 것이다. 배우란 대중에게 자신을 보여주는 직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신경을 쓰게 되는 부분도 물론 있다. 하지만 틀에 얽매이거나 매달리지는 않으려고 한다.

요즘에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좋은 배우가 되어야겠다,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을 다져야겠다. 그런 생각만 늘 하고 있다. 어떤 일이든 좋은 결과물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드라마를 본 시청자가, 팬들이, 스태프들이 권나라의 연기를 좋다고 해줄 때 가장 희열을 느낀다. 늘 색다른 도전을 하고 싶다. 무슨 일을 벌일까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
 

 “좋은 배우가 되어야겠다,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을 다져야겠다. 
 그런 생각만 늘 하고 있다.” 

화보 촬영하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모델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자세와 표정을 잘 잡더라. 따로 연습을 했나?
별다른 연습은 하지 않았다. 그저 어떻게 하면 사진에서 권나라의 모습을 더욱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인위적이지 않은, 권나라만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평소에는 트레이닝복만 입고 다닐 정도다. 그만큼 잘 꾸미지 않는 편이다.

옷을 좋아하나? 처음 입어본 옷인데도 내 옷처럼 소화하는 능력이 있는 것 같더라.
관심은 늘 있다. 좋아하기도 하고. 그런데 찾아 입거나 찾아서 쇼핑하는 편은 아니다.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는 것이 편하다. 연기를 하다 보면 대기해야 하는 시간도 길어지니 더욱 그렇게 된다. 단, 화보를 촬영할 때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더욱 애쓰게 된다.

연기하면서 롤 모델로 삼고 싶은 배우가 있었나.
모든 작품에서 만났던 선배들이 다 좋았지만 송새벽 선배는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다. 신인 배우인 나를 참 잘 챙겨줬던 기억이 난다. 배우 지성 역시 그렇다. 내가 단역으로 출연했을 뿐인데도 어떻게든 한 컷이라도 더 나오게 해주려고 노력했다. 배우로서, 선배로서 늘 존경한다.

가장 해보고 싶은 연기는 무엇인가?
로맨스는 꼭 해보고 싶다. 모든 여배우의 꿈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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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사이즈 회색 니트는 바네사 브루노, 스웨이드 사이하이 부츠는 롱샴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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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슬리브리스 톱은 준지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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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CONTRIBUTING EDITOR 백문영
PHOTOGRAPHY 정지은
STYLIST 박선희
HAIR 이경혜
MAKE-UP 권연재

2019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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