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여기는 고요의 기지. 이글호는 착륙했다(Houston, Tranquility Base here.The Eagle has landed).” 아폴로 11호의 선장 닐 암스트롱이 달 착륙에 성공한뒤 인류에게 건넨 최초의 전언이었다. 1969년 7월의 일이다. 에디터가 세상에 발을 딛기도 전에 인간은 미지의 행성이라 생각했던 달에 발자국을 남겼다. 그리고 세월은 흘러 ‘달 착륙 5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해를 맞이했다. 암스트롱 선장의 무전 이후 숱한 시간이 지났다. 여전히 우주는 인간에게 비밀스러운 공간이지만, 아폴로 11호가 남긴 테크놀로지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비약적인 인류의 진보를 이루어내고 있다.
그렇다면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 할리우드를 비롯한 오랜 역사 속 영화들에서 ‘푸른 행성 지구’는 대중에게 뚜렷하게 각인되어 있다. 아마닐 암스트롱 이후 현재까지 지속된 탐사 과정에서 촬영된, 또 영화가 아닌 현실적 어둠 속에서 우주를 유영하며 지구를 바라본 우주인들의 망막에 선명하게 각인된 그림을 기반으로 만들어낸 이미지일 것이다. 닐 암스트롱이 최초로 지구와 교신한 ‘미션 컨트롤 센터’가 위치한 휴스턴, 바로 그곳에서 몽블랑은 바로 달에서 바라본 지구의 푸르름을 담아낸 새로운 컬렉션을 발표했다. 별들 사이를 거닐던 우주인들과 지구의 교감을 기리며 몽블랑이 지구를 담아 만들어낸 필기구, ‘스타워커(StarWalker) 컬렉션’이 바로 그것.
몽블랑은 지난 2019년 6월 11일 미국 휴스턴에서 스타워커 컬렉션 공개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캠페인을 위해 우주에서 2백29일을 보낸 전설적인 전(前) 우주인 레로이 차오(Leroy Chiao)를 주인공으로 삼은 경이로운 일러스트와 애니메이션을 선보였다. 그 이미지 작업은 한국 작가 최재훈이 맡았다. 새로운 스타워커 컬렉션의 필기구들이 기존과 어떻게 다를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전, 몽블랑은 전 세계에서 이를 확인하려고 날아온 이들을 위해 ‘나사 존슨 스페이스 센터(NASA Johnson Space Center)’ 가이드 투어를 마련했다. 아폴로 11호의 발사 로켓이었던 새턴 V(Saturn V)의 실물 사이즈를 볼 수 있었고, 우주정거장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인류의 우주에 대한 궁금증 해소를 위한 연구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제일 마지막으로 감동의 여운을 남겼던 것은 바로 닐암스트롱과 휴스턴이 교신한 ‘미션 컨트롤 센터(Mission Control Center)’로의 초대였다. 50년 전 바로 이곳에서 그 소통이 이루어졌다는 것. 살아생전 보아온 그 어떤 SF 영화보다 뜨거운 여운을 남겼다.
어쩌면 나사 투어는 몽블랑의 야심 가득한 이벤트 전 일정이 아니었다 싶다. 가슴속에 뭉클거리는 우주에 대한 기억과 열망을 간직한 채 다다른 곳은 텍사스주 휴스턴 소재의 론스타 박물관이었다. 날이 저물어가는 시간에 도착한 그곳에는 달에서 바라본 우리의 경이로운 고향 지구를 형상화한 측지선(Geodesic Line)이 자리하고 있었다. 푸른빛을 발하는 행사장은 몽블랑의 스타워커 펜이 어떤 이미지일지 더 궁금하게 만들었다. 동시에 직전에 다녀온 나사에서 담아온 우주에 대한 열망을 재점화하는 기능까지 수행했다. 펜들이 공개되기 직전, 몽블랑과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휴 잭맨, 이번 컬렉션의 근간이 된 주인공 레로이 차오를 비롯해 다이앤 크루거, 위니 할로 등의 셀러브리티들이 자리를 빛냈다.
몽블랑 CEO 니콜라 바레츠키는 “인류가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50년을 기념하는 지금, 우주 탐험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대단히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몽블랑은 이번 스타워커 캠페인에서 우주비행사가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면서 느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습니다. 오늘밤 레로이 차오 박사의 이야기와 광활한 우주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들으며 우리의 소중한 지구를 아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깨달았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스타워커 컬렉션의 모습을 공개했다.
몽블랑의 필기구가 얼마나 고급스러우면서 실용적인지를 익히 알고 있는 상황에, 이를 지구와 관련된 디자인으로 어떻게 담아냈을까? 스타워커 컬렉션이 언베일링되자 이내 궁금증은 경이로움으로 전환되었다. 이번 컬렉션 라인업의 엔트리 모델인 ‘스타워커 프레셔스 레진 에디션’만 보아도 그렇다. 인류의 가장 신비롭고 강렬한 어드벤처로 손꼽힐 우주 탐험의 경이로움과 그곳에서 바라본 우리네 지구의 이미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나 할까? 블랙 컬러의 고급스러움을 간직한 레진은 어둡고 광활한 우주를 떠올리게 만든다.
NEW STARWALKER COLLECTION
돔 속에 함께하는 몽블랑 엠블럼과 지구
2019년 6월부터 선보인 몽블랑 스타워커 컬렉션은 인간의 달 착륙 50주년과 연계된 새로운 라인업이다. 익히 알고 있는 몽블랑의 엠블럼과 푸른 지구의 형상이 함께 존재함으로써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스타워커 컬렉션 라인업은 프레셔스 레진 에디션, 두에 에디션, 메탈 에디션의 총 3종으로, 만년필, 볼펜, 파인라이너로 출시되었다. 또한 노트와 펜 파우치 역시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을 담아낸다.
이번 스타워커 컬렉션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몽블랑 필기구의 상징인) 뚜껑의 엠블럼 아래는 기존과 다르게 투명한 돔 형태로 디자인되었다. 그리고 그 속에 이번 캠페인을 위해 파트너십을 맺은 레로이 차오가 말했던 경이로운 푸른 행성 지구의 이미지가 담겨 있다. 광택 있는 플래티넘 도금을 한 캡과 배럴은 우주비행사를 형상화했다. 사선의 클립 커버와 돔은 로켓을 떠올리게 하고, 앞부분과 콘의 캡스크루 메커니즘은 우주비행사들의 헬멧 고정 방식에서 차용해온 느낌이다.
새로운 스타워커 컬렉션을 손에 쥐고, 바라보니 레로이 차오가 지구에 대해 한 말이 떠올랐다. “지구 주위를 돌면 당신은 이 푸른 행성, 즉 우리 집의 장엄함을 비로소 실감하게 될 겁니다”라는 것. 동시에 그는 “저는 우주에서 다채로운 색을 지닌 이 행성을 내려다보며 지구가 살아 있음을 가슴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라고도 말했다. 스타워커 만년필에 담겨 있는 푸른 지구가 딱 그랬다. 내 손의 만년필 속에 살아 있는 지구의 블루 컬러가 들어 있다고 생각해보라. 이 필기구로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그 모든 행위가 우리네 행성과 함께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그래서 달 착륙 50주년과 맞물려 개최된 몽블랑 스타워커 컬렉션 론칭 행사는 더욱 특별했다. 레로이 차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작가 최재훈의 손에서 완성된 우주인 일러스트, 밝게 빛나는 지구, 그리고 스타워커 만년필이 일직선으로 놓이며 ‘#Reconnect2theworld’를 외칠 때, 행사장 내에 있던 모든 이들은 경외심의 갈채를 보냈다. 이렇게 스타워커 컬렉션은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공간인지를 새삼 깨닫게 해주는 의미 있는 제품이었다.
에디터는 지금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에 대한 영화 <퍼스트맨> 사운드트랙을 들으며 이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약 한달여 전의 휴스턴에서 품었던 감동이 새삼 떠오른다. 그리고 <아레나> 8월호가 발간되는 7월 20일은 아폴로 11호의 닐암스트롱이 휴스턴 미션 컨트롤 센터로 이글호의 착륙을 알린 지 꼭 50년이 되는 날이다. 인류 역사상 중요한 날 중 하나로 꼽힐 이날에, 지면을 빌려 휴스턴의 기억을 알릴 수 있음이 꽤 의미 있게 다가온다. 덧붙여 지구를 품은 새로운 스타워커 컬렉션이 그 기억을 더욱 오래도록 간직하게 만들지 않을까 싶다. 스타워커 라인업은 올 블랙에 대비되는 메탈 피팅이 들어간 프레셔스 레진 에디션, 블랙 레진 소재의 배럴과 메탈 앞부분을 매치시킨 두에 에디션, 매끈한 메탈 에디션의 3종으로 발매되었다.
우주에서 날아온 편지
중국계 미국인인 레로이 차오(Leroy Chiao)는 전 나사 우주비행사이자 국제 우주정거장 커맨더를 역임한 인물이다. 그는 국제 우주정거장에 탑승하는 10번째 원정대의 커맨더였고, 우주에서 2백29일을 항해했으며, 그중 36시간 이상 선외 활동(우주 유영)을 했다. 몽블랑 스타워커 컬렉션 론칭 행사의 주역 중 한사람이었던 그를 휴스턴에서 만났다.
당신은 과학자이며 우주 분야의 멘토이다. 동시에 이 시대에 굉장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몽블랑과 어떤 인연이 있어 지금 우리가 만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사실 몽블랑과는 꽤 오랜 인연이 있다. 대학 시절부터 이미 몽블랑 펜을 사용했고, 지금도 가지고 다닌다. 또 내가 우주정거장으로 미션 수행을 갈때 아내가 마이스터스튁 펜을 선물해 우주에서 사용했었다. 이 정도면 굉장한 인연 아닌가?
우주에서 처음 지구를 바라보았을 때 어떤 감정이 들던가?
나의 첫 번째 우주 미션을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한다.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는 정말 밝고, 파랗게 빛나고 있었다. 내가 생각한 파랑보다 더 밝은 느낌이었다. 대단히 감성이 증폭되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사진으로 그 광경을 찍는다 해도 내 눈에 보이는 것이 다 담기지 않을 정도였다. 태양 광선이 대기를 뚫고 지구를 더욱 밝고 파랗게 빛내주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느낌은 ‘와, 정말 크구나’라는 것이었다. 하하.
많은 이들에게 펜은 지식 또는 기록을 의미한다. 당신에게 펜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내 앞의 당신이 무언가를 직접 손으로 쓴다고 생각해보라. 그 행위는 키보드로 타이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사적이고, 감정적인 행위일 것이다. 손으로 쓴다는 것은 우주에서 매우 기능적 행위이기도 하다. 체크 리스트에 표기를 하거나, 기록을 해야 할 때가 많다. 이건 아주 현실적인 의미이기도 하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몽블랑 펜을 고른다면?
당연히 스타워커 컬렉션이다. 내가 우주비행사였기에 이 컬렉션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물론, 로켓 모양을 형상화한 클립 커버나 헬멧 버클을 연상시키는 디테일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당신은 우주인이 되고픈 꿈을 실현했다. 그렇다면 동시대의 젊은 세대에게 어떤 가치를 전하고 싶은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아주 중요하다. 또 쉽지만 대단히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어떤 목표에 대해 열정을 다해 달성하거나 이루어낼 수는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정성과 좋은 품성을 갖추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 가지 더 보태자면, 사려 깊고 신중하게 사는 것이다. 인생을 그냥 흘러가게 두지 말길 바란다. 스스로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더욱 더 진취적으로 당신의 삶이 원하는 곳에 다다르도록 이끌어보길 권한다.
스타워커로 그려낸 우주인과 지구
특이하게도 스타워커 컬렉션의 뉴 라인업 론칭 캠페인을 위해 애니메이션으로 완성된 영상이 전 세계에 공개되었다. 지구로 손을 향하는 우주인 일러스트로 포문을 연 이번 캠페인은, 우주인이 바라보는 지구의 일상으로 표현된 영상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모든 작업을 한국 작가 최재훈이 디렉팅했다는 게 꽤 놀라웠다. 그런 그와 지난 6월 휴스턴에서 개최된 몽블랑 스타워커 컬렉션 론칭 이벤트에 <아레나>가 동행했다. 그곳에서 그의 손을 거쳐간 섬세한 이미지들을 만났고, 한국에서 그와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었다. 아래는 최재훈과의 두 번째 만남에서 도출된 대화들인 셈이다.
한국 작가인 당신에게 몽블랑 본사가 어떻게 연락을 했는지 궁금하다.
이메일로 “몽블랑에서 필기구에 관한 캠페인을 준비하는데 같이할래?”라고 연락왔었다. 이 캠페인에 내 힘이 필요하다고. 그냥 무조건 한다고 했다. 하하.
최재훈이라는 작가를 그들은 어떻게 알았을까?
내가 최근에 작업한 BTS(방탄소년단) RM의 솔로곡 ‘Forever Rain’ 뮤직비디오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니 BTS의 영향력이 완전히 크다고 봐야겠다. 일본 밴드 래드윔프스(Radwimps)의 프런트 맨노다 요지로가 진행하는 솔로 프로젝트 ‘일리온(illion)’의 ‘Miracle’ 뮤직비디오를 이와이 슈운지 감독과 함께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이걸 보고 내게 연락을 했다고 했으니까.
이와이 슈운지와의 작업으로 BTS RM을 만났고, RM 덕분에 몽블랑을 만난 셈이네?
맞다. 내 경력에 두 번의 변곡점이 있는데 그게 딱 이와이 슈운지와 작년 RM과의 작업이었다.
몽블랑 스타워커 컬렉션 캠페인 영상들이 온라인에서 많이 보인다. 이번 일러스트와 애니메이션은 실제 우주인이었던 레로이 차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걸로 안다. 어떤 메시지를 기반으로 작업했는지 궁금하다.
처음에 받은 레로이 차오의 인터뷰 내용은 아주 방대했다. 그중에서 두 개의 문구를 기반으로 작업했다. 첫 번째는 “우주에서 보면 지구의 장엄함과 아름다움을 비로소 실감하게 된다”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우주에서 내려다본 지구는 매우 다채롭다. 이를 보며 지구의 생명력을 가슴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를 중심에 두고 작업했다.
몽블랑과 함께 작업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신의 그림들을 찾아보았다. 어떤 두려움 또는 공포라고 표현할 수 있는 의미가 내재된 그림이 많아 보였다.
핵심을 질문해준 것 같다. 너무 긴 인생 스토리일 수도 있는데, 간략하게 말하자면 내게 죽을 뻔한 시기가 두 번 정도 있었다. 하나는 무척 어린 시절에 병으로 큰 수술을 했고, 또 하나는 성인이 된 이후 질병 때문이었다. 살아가는 데 문제는 없지만, 그때의 기억들이 죽음, 고통, 육체에 대한 것으로 이미지화된 것 같다.
사실 이번 몽블랑 일러스트에서도 지구와 펜을 들어내고 우주인만 남기면 꽤나 외로운 이미지로 형상화된다.
내 작업들 속에 함축된 근간은 크게 바뀌지는 않는 것 같다. 내가 그린 것들은 모두 흑백이다. 사실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더 잘하는 걸 하는 게 올바른 방향임을 이와이 슈운지 감독과 함께하며 느꼈다. 계속하다 보니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늘어났고, 몽블랑 역시 그랬다. 팀 버튼이 <크리스마스 악몽> 제작 시절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 유사하지 않을까 싶다. 아, 이야기가 조금 샜는데, 맞다. 홀로 우주에 떠 있으면 얼마나 외로울까라는 생각을 했기에 그렇게 느껴질 수 있다.
꽤 오랜 기간 우주인과, 우주, 그리고 지구에 대한 생각으로 작업했을 것이다. 대략 작업이 마무리된 시점에 당신의 머릿속에 있던 지구의 이미지가 변했는지 궁금하다.
만일 내가 혼자 계속 작업을 했으면 포기했을 수도 있다. 내게는 동료들이 있다. 그들은 스타일이 제각기 다르지만 친구들의 작업에 대해 믿음을 표해준다. 레로이 차오의 인터뷰를 보았을 때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 동료, 친구,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들이랑 잘 지내는 것. 이게 고마운 것이더라. 지구를 떠올리면서도 이 생각을 했다. 함께하는 누군가가 있는 공간, 그게 지구였다.
최재훈이라는 아티스트는 모든 그림을 펜으로 직접 그려 작업한다. 그러니까 펜으로 그리는 작가가 펜의 상징적인 브랜드 몽블랑과 협업했다는 것이 흥미롭다. 직접 써본 스타워커 컬렉션은 어땠는지 말해달라.
아주 재미있었다. 그 이유는 펜에도 종류가 아주 많고 펜촉 종류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간 아주 많은 펜을 사용해왔다. ‘몽블랑 스타워커는 힘이 좋다’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겠다. 펜촉은 아주 예민한데 빨리 부러지거나 닳는 펜이 있고, 또 펜마다 섬세함이 다르다. 그래서 작업할때 단단한 것부터 닳은 것까지 쫙 나열해두고 사용한다. 그런데 몽블랑 펜은 한결같다. 무슨 의미냐면 아주 많은 작업을 해도 처음과 같은 섬세함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몽블랑 펜은 항상 들고 다니면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때 딱 좋다고 생각한다.
성향상 여러 펜을 사용하지만, 어쨌든 한결같이 쭉 사용할 수 있는 펜이 생긴 셈이네?
맞다. 지금도 스타워커 펜을 지니고 있다. 항상 밖에 나갈 때 가지고 다녀야 할 펜? 보통 작업을 위해 외출할 때에도 잉크와 펜을 들고 다니는 데, 몽블랑 펜은 그냥 이것만 있으면 된다. 그런 재미가 있는 제품이다.
최재훈은 일러스트, 애니메이션 등을 포괄한 만화에 큰 애정을 가진 작가다. 만화는 당신의 인생에 어떤 존재인가?
내게 만화는 언제나 친절한 미디어다. 소설은 텍스트, 영화는 이미지와 사운드가 주라면, 만화는 글도 있고 이미지도 있는 총체적인 것이다. 동시에 혼자 할 수 있는 매체이기도 하다. 열심히 잘 만들어서 누군가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 수 있는게 만화이기도 하다. 그래서 만화를 통해 많은 이들이 즐거워하고 또 위로를 얻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한다. 조금 마이너하다고 생각했던 내 작업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또 이를 통해 많은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힘을 가지길 바란다. 그래서 고맙고 즐겁다. 내게 만화는 그런 존재다.
이번 몽블랑과의 인연이 조금 더 연장된것 같더라. 몽블랑 코리아와도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었다고 들었다.
스타워커 캠페인은 이제 마무리되는 단계다. 현재 디뮤지엄 <I Draw> 전시에도 몽블랑과 함께했고, 올가을과 내년 초까지 함께 할 것들을 논의하고 있다. 아주 즐거운 시간들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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