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EP Wrangler Rubicon 2-door
여름이 오면 결이 다른 길을 찾는다. 달아오른 아스팔트는 내 길이 아닌 것 같고, 막히는 도로도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것 같아서다. 생각은 꼬리를 물고 고속도로 진입로까지 이어지고, 에어컨을 세게 틀어도 여름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창밖 공기는 무겁고, 짜증이 진득하게 몸에 붙으면 사륜구동 오프로드 차량에 오른다. 노란색 랭글러 루비콘 2도어를 타면 불쾌함이 사라진다. 허리춤까지 오는 큰 바퀴, 머드타이어 표면에 새겨진 찌푸린 표정들이 험로를 찾아가라고 재촉한다. 랭글러 루비콘 2도어와 함께 오프로드를 찾아가는 과정은 경쾌하다. 도로에서는 전륜구동으로 머뭇거리지 않고 움직이며, 승차감도 제법 편안한다. 과거와 비교하면 빨대 없이 커피를 마셔도 좋을 만큼 부드럽다. 때가 되면 척척 변속되는 기어 덕분에 울컥거림도 느껴지지 않는다. 4도어보다 휠베이스가 짧아 최소 회전 반경도 줄어들었다. 고속도로에서 날렵하게 주행한다. 빛을 발하는 것은 오프로드에서다. 최대 20.8도의 램프각은 요철을 쉽게 주파하도록 도와주고, 4:1 저속 기어비의 록-트랙 HD 풀타임 4×4 시스템과 트루록 전자식 프런트 리어 디퍼렌셜 잠금장치, 전자식 프런트 스웨이바 분리장치로 바위가 많은 험지에서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험로를 묵묵히 전진하는 랭글러를 타면, 어느 길이든 내 길로 삼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가격 5천5백40만원.
POINT VIEW 3
1 2.0L GME-T4 DOHC DI I4 터보 엔진 + 8단 자동변속기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m, 복합연비 8.7km/L.
2 주행 안전 보조 시스템
열선 내장 스티어링 휠, 전후방 센서 주차 보조 시스템,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BSM), 후방 교행 모니터링 시스템 등.
3 프리덤 톱
블랙 색상의 3피스 하드톱.
CITROEN New C5 Aircross SUV
얼마나 편안할 수 있을까? 시트로엥의 뉴 C5 에어크로스 SUV는 궁극의 편안함을 추구한다. 좌석에 앉았을 때 허리가 편안하도록 시트를 안락하게 제작했고, 각종 주행보조 시스템과 넉넉한 적재 공간, 마법의 양탄자 같은 서스펜션도 마련했다. 뉴 C5 에어크로스 SUV는 기획 단계부터 설계와 디자인 등 제작 전 과정에서 편안함이 주요 키워드였다. 시트로엥 어드밴스드 컴포트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갖가지 요소들을 개발했다. 먼저 살펴볼 것은 프로그레시브 하이드롤릭 쿠션 서스펜션이다. 모터스포츠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기술이다. 댐퍼 상하에 두 개의 유압식 쿠션을 추가해 노면의 진동을 흡수한다. 포장 상태가 엉망인 도로를 달려도 차 안에 전해지는 충격은 매우 적다. 어드밴스드 컴포트 시트는 중앙에 고밀도 폼을 넣었다. 고밀도 폼은 내구성과 복원력이 우수하고 진동과 소음을 억제한다. 촉감도 부드럽다. 허리와 엉덩이만 편한 게 아니다. ADAS를 비롯해 최대 19가지의 주행보조 시스템을 적용했다. 그중 능동형 차선이탈방지 시스템은 차선을 이탈하면 슬쩍 차선 안으로 맞춰준다. 공간 활용성도 놀라운 수준이다. 트렁크에는 최대 1.9m의 짐까지 적재 가능하다. 운전석 옆에는 1.5리터 물병도 들어가는 대형 센터콘솔도 있다. 가격 4천7백34만원.
POINT VIEW 3
1 2.0L BlueHDi 엔진 + 8단 자동변속기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0.82kg·m, 복합연비 12.7km/L.
2 커넥티드캠 시트로엥
풀HD 영상과 사진 촬영을 지원하며, 데이터는 와이파이나 USB 등으로 옮길 수 있다.
3 적재 공간
기본 580L, 최대 1,630L.
HONDA New HR-V
데일리카의 요구 조건은 저마다 다르다. 꼼꼼하게 따져보고 복잡하게 계산하기 싫다면 선택지에는 혼다의 새로운 HR-V 정도가 남는다. HR-V는 혼다의 대표적인 도심형 소형 SUV다. 그 DNA를 유지하며 불필요한 것은 없애고, 자주 쓸 것들만 남겨 효율적으로 다듬었다. 인테리어는 화려하지 않다. 멋보다는 효율이다. 계기반에 정보는 직관적으로 표시되고, 시트의 착좌감은 안정적이다. 몸이 착 감기지는 않지만 오래 운전해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 2열은 넉넉한 승차 공간을 마련해 키가 커도 머리와 무릎 공간이 충분하다. 적재 공간도 여유롭다. 2열에 매직 폴딩 시트 기능을 적용했다. 세워서 실어야 하는 물건들, 예를 들면 키가 큰 화분이나 유모차 같은 것들을 적재하기 용이하다. 뒷좌석 6:4 폴딩 기능을 사용하면 자전거처럼 큰 물건도 실을 수 있다. 그래서 주행은? 기대하지 않았기에 의외의 재미가 있다. 1.8리터 직렬 4기통 i-VTEC 엔진과 무단 변속기의 조합은 최고출력 143마력에 불과하지만, 핸들 뒤에 7단 수동 변속이 가능한 패들 시프트를 장착했다. 일상이 지루하다 느껴질 때면 기어를 변속해 과감하게 페달을 밟아본다. 가격 3천1백90만원.
POINT VIEW 3
1 1.8리터 직렬 4기통 i-VTEC 엔진+CVT
최고출력 143마력, 최대토크 17.5kg·m, 전륜구동, 복합연비 11.7km/L.
2 안전 보조 시스템
멀티 앵글 후방 카메라, 힐 스타트 어시스트, 급제동 경보 시스템.
3 센터 탱크 레이아웃
여유로운 2열 공간을 제공한다.
PORSCHE 911 Carrera 4 GTS
칼퇴해도 즐겁지 않다면 그건 꽉 막힌 도로 때문일 것이다. 퇴근 시간 서울의 도로는 자동차 후미등으로 빨갛게 물들고, 호박색 노을은 운전자들의 눈을 간지럽힌다. 지루한 도로에서 이따금 누리는 호사라면 앞이나 옆에 근사한 차가 있을 때다. 수입차가 많은 시대라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차에는 눈길이 간다. 포르쉐 911 카레라 4 GTS가 그렇다. 시승한 차량은 빨간색으로 무채색 차들 사이에서 단연코 눈에 띈다. 카레라는 스페인어로 경주를 의미한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달리는 능력이 탁월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6초 만에 도달하는 능력을 갖췄다. 스포티한 감각을 더 짜릿하게 느끼라고 스포츠 배기 시스템도 장착했다. 목청껏 소리지르는 펑크 밴드처럼 거친 배기음이 시원하게 들린다. 물론 정체 구간에서 그런 배기음을 들을 기회는 없다. 스포츠카는 데일리카로서 불편하다지만 911 카레라 4 GTS는 회사 갈 때 타고, 이웃 도시 친구네 갈 때 타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주행 감각이 항상 곤두서 있는 것은 아니다. 노멀 모드에서 승차감은 부드럽고, 핸들은 묵직하다. 버튼을 눌러 서스펜션을 높이면 과속방지턱이나 주차장도 두렵지 않다. 핸들에 달린 작은 다이얼을 돌려 스포츠나 스포츠 플러스 모드를 선택하면 그제야 야성적인 본모습을 드러낸다. 6기통 바이터보 엔진이 450마력을 내뿜는다. 빠르고 정확하게 변속되는 7단 포르쉐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쉼표 없이 속도를 높인다. 사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해 회전 구간에서 노면에 밀착되어 이동하니 미끄러짐 없이 부드럽게 빠져나간다. 앞뒤 최대 5:5로 구동력을 배분하는 사륜구동 시스템은 주행의 안정감은 더하고, 가속페달을 밟게 부추긴다. 가격 1억8천1백50만원.
POINT VIEW 3
1 6기통 바이터보 엔진 + 7단 PDK
최고출력 350마력, 최대토크 56.1kg·m, 0-100km/h 3.6초, 최고속도 308km/h, 4WD 구동 방식, 복합연비 8.8km/L.
2 주행 모드
노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인디비주얼.
3 PASM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는 전자 댐핑 시스템으로 도로와 주행 상황에 맞춰 감쇠력을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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