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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진이 나아가는 이유

꿈꾸는 삶에 닿을 때까지 연기하는 것. 그게 배우 연우진이 나아가는 방식이다.

UpdatedOn July 1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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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지색 수트는 우영미, 이너로 입은 남색 니트 티셔츠는 마르니 by 분더샵, 노란색 에스파드리유는 드레익스 제품.

베이지색 수트는 우영미, 이너로 입은 남색 니트 티셔츠는 마르니 by 분더샵, 노란색 에스파드리유는 드레익스 제품.

배우 연우진에게 하지 않아도 되는 질문이 있다면 ‘요즘 어떻게 지내는가’였다. 10년간 그는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성실하게 자신을 쌓아 나갔다. 회사를 다녔다면 안식년을 보내고도 남았을 시간을 일했지만, 그는 계속해서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오히려 그 마음을 잃어버리는 것이 두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좀 쉬어도 괜찮다는 말을 전하기에는 그는 여전히 뜨거웠다. 그리고 그는 벌써 다음 작품을 시작했다.

한 달 뒤면 새 드라마 <너의 노래를 들려줘>가 방영된다. 어떤 작품인가?
한 가지 장르로 규정 짓기 어려운 작품이다. 미스터리 멜로라고 하면 될까? 미스터리라고 해서 무거운 느낌보다는 오히려 밝고 경쾌한 리듬으로 드라마가 진행될 거다. 음악이라는 중요한 매개체가 등장하고. 기본적인 줄거리는 살인 사건이 있던 날의 기억을 잃어버린 여자가 한 남자를 만나 기억을 되찾아가는 내용이다. 나는 여자 주인공의 비밀을 알아내는 과정을 함께해나가는 남자, 장윤 역할을 맡았다.

미스터리물이긴 하지만, 확실히 전작 <프리스트>에 비해 가볍고 경쾌한 느낌이다.
한여름에 어울리는 밝고 건강한 느낌이다. 전작이 내면의 무겁고 복잡한 생각들을 헤쳐나가는 시간이었다면, 지금은 힘을 풀고 이완된 상태에서 즐거운 리듬감을 갖고 촬영하는 중이다.

 “유치하고 어린애 같은 이야기인데, 
 늘 가슴속에 나만의 이상적인 
 삶을 꿈꾸고 있다.” 

전작의 무게감을 덜어내는 것이 이번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일까?
굳이 그런 절대적인 이유는 아니다. 매번 작품을 선택할 때 다음에는 뚜렷한 계획이나 기준을 정하지는 않는다. 그보다 당시 내 생각이나 정서에 맞아 끌리는 것을 선택한다. 이번 작품은 내가 잊고 있거나 혹은 잃어버린 청춘을 붙잡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했다.

이번 작품 역시 연우진의 또 다른 멜로를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어떤 멜로가 펼쳐질까?
이번 작품에서 포인트는 멜로라는 감정에 빠져드는 과정이다. 단순한 사랑 이야기보다는 그 인물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과 심리 묘사가 관건이다.

설명만 들어도 연기로 표현해내기 어려울 것 같다.
멜로란 늘 어렵다. 지금까지 한 작품 중에 멜로의 비중이 높은 편인데도, 늘 치열하게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여러 작품을 하면서 내가 선택한 방식은 멋지게 보여주기보다 솔직하게 표현하려는 쪽에 가깝다.

혹시 멜로로 대표되는 것이 부담스럽지는 않나?
물론 걱정될 때도 있다. 해보지 않은 장르와 캐릭터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 그렇지만 멜로 장르를 많이 해서 이미지가 소진될 것 같다는 걱정은 없다. 그래서 나름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오히려 내가 진짜 걱정하는 건 계속 도전하고 나아가고 싶다는 의지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런 걱정을 줄이고 싶어서 쉬지 않고 작품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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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 니트와 이너로 입은 셔츠는 모두 JW 앤더슨 by 무이, 반바지는 미스터젠틀맨 by 무이, 스니커즈는 골든구스,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너무 일에만 몰두하는 것 아닌가?
그 와중에 짧지만 휴식도 취하고, 삶과 일의 균형을 잘 맞추려고 한다. 나름 정신적으로도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작품을 시작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앞으로 이런 장르 속에서 얼마나 날이 선 연기를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예전에는 예민하고 톡톡 튀었는데, 요즘 그런 감각이 줄어들어 고민이다. 그래서 현장에서 나를 내세우려 하기보다 상대방의 힘을 빌려가면서, 상대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연기한다.

전작 <프리스트>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정유미가 ‘배우 연우진은 생각의 문을 열어두고 상대의 연기를 받아들일 줄 아는 배우’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내 것을 먼저 보여주기보다 상대의 연기를 받아서 연기하는 편에 가까운가?
그렇다. 기본적인 연기 루틴이다. 그 과정 속에서 내가 어떻게 해나갈지 생각하는 것이 일종의 습관이다.

그러다 보면 좋은 호흡을 이룰 수는 있지만, 혼자 계산하고 준비해간 것을 못하는 경우도 있을 텐데?
기본적으로 촬영 현장에서 내가 ‘뭘 어떻게 해야지’가 아니라 어떻게 쓰이면 좋을지에 대해 생각한다. 물론 내 아이디어를 갖고 현장에 가지만, 전적으로 감독님을 믿으려 하고 배우와 소통하려고 한다. 대화를 많이 하고 그 안에서 좋은 의견은 빨리 수용하려고 하는 게 내 방식이다. 괜한 고집을 부리는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는 거다.

연기의 동력은 무엇인가?
유치하고 어린애 같은 이야기인데, 늘 가슴속에 나만의 이상적인 삶을 꿈꾸고 있다. 잠자기 전에 항상 생각한다. 하루 일과 중에 가장 힐링되는 순간이다. 별다른 건 없다. 그냥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아가는 동화 같은 세계다. 그리고 언젠가 그 지점에 닿을 거라 생각한다. 그 생각이 일을 하고 연기를 하는 데 중요한 동력이 된다.

그 이상향 속에서도 연기를 하는 배우로 살고 있을까?
아마 그때는 연기를 하지 않을 것 같다. 그냥 내가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건강하게 웃으면서 지내는 거다.

예전 인터뷰에서 나에게 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삶의 철학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자연스럽게 흘러간 배우 연우진은 어디쯤에 있다고 생각하나?
그냥 드넓은 바다 어딘가에 정처없이 있는 것 같은데.(웃음)

표류해 있는 건가?
파도에 쓸려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지금 어디에 있다는 게 나에게 중요한 건 아니다. 남들이 봤을 때야 어디 있다고 하겠지. 그보다 분명한 건 언제든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거다. 그 정도 자신감은 있다.

그럼 최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것은 무엇인가?
요즘은 친구들이 결혼을 하면서 가정이 생기다 보니 예전처럼 함께하는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더라. 자연스럽게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는데 지금은 적응하고 있다. 지난 시간을 곱씹어보기도 하고, 취미도 만들어보고, 운동도 하고. 작년 <아레나> 인터뷰에서 시작했다고 말한 골프를 아직도 좋아한다. 운동도 되지만 하다 보면 자연 속에서 많이 걷게 되는데, 그 시간 동안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 좋다.

그 사이에 실력은 좀 늘었나?
갈수록 어렵다. 골프 실력도 정처없이 어딘가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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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는 우영미, 니트 베스트는 아크네 스튜디오 by 분더샵, 데님 팬츠는 발렌티노, 스니커즈는 에르메네질도 제냐, 벨트는 아크네 스튜디오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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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색 셔츠와 이너로 입은 줄무늬 터틀넥 톱은 모두 오디너리 피플, 베이지색 팬츠는 송지오 옴므, 스니커즈는 나이키 제품.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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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CONTRIBUTING EDITOR 강예솔
PHOTOGRAPHY 김영준
STYLIST 남주희
HAIR 백흥권
MAKE-UP 이영

2019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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