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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의 시작과 끝

〈어벤져스〉가 막을 내린 시점, 마블의 또 다른 레전드급 시리즈 〈엑스맨〉도 피날레를 장식할 예정이다. 2011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찰스 자비에 역을 맡으며 10여 년간 프로페서 X를 연기한 제임스 맥어보이와의 만남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다.

UpdatedOn June 0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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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싱어 감독으로부터 시작된 <엑스맨> 시리즈가 이제 20여 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려 한다. <엑스맨> 파이널로 알려진 <엑스맨: 다크 피닉스>가 바로 종지부를 찍는 마지막이다. 피날레를 의식한 듯 이번 작품에는 제임스 맥어보이, 마이클 패스벤더, 니컬러스 홀트, 제니퍼 로렌스, 소피 터너, 제시카 채스테인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제 우리 시대의 <엑스맨>은 최강의 적으로 등장한 ‘다크 피닉스’ 진 그레이와의 대결로 막을 내린다. 하지만 모를 일이다. <어벤져스>가 막을 내렸더라도 또 다른 시리즈의 시작이 있을 것처럼, <엑스맨>도 부활할 수 있다. 하지만 제임스 맥어보이의 찰스 자비에는 마지막일 것임이 분명하다.

전설의 배우들이 다시 뭉쳤다. 다시 돌아오고 싶었던 이유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우선 멤버들이 모두 자기 캐릭터를 좋아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고. <엑스맨> 시리즈를 찍을 때마다 늘 즐거웠다. 함께하는 배우들도 다 좋다. 제작자 허치, 작가이자 감독인 사이먼, 첫 번째 AD/프로듀서 조시 매클라글렌에 이르는 스태프들까지. 약 10년 동안 함께한 대가족이라 특별한 애정을 느낀다. 이뿐만 아니라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남달라서 찰스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컴백이 당연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또 돌아왔다.

이번에 찰스는 어떤 모습인가?
예전에 찰스는 사회운동 지도자였다면 현재는 정치운동 지도자다. 지금은 스스로 그렇게 여기는 것 같다. 흥미로운 부분은 그가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원칙에 충실하기 위해서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원칙 자체가 가족, 동족 등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듯하다. 찰스는 인류에게 돌연변이를 대표하는 친절한 얼굴이자 선구자가 되었다. 세상의 관심을 받으려는 것이 자만심 때문인데도 합리화한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나는 찰스에게 이기적인 면이 있음을 보여주려고 했다. 알다시피 찰스는 항상 이타적이고 허영심 없고 지혜롭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으로 그려졌다. 성직자에 가까운 이타심, 타인을 도와주려는 마음이야말로 그를 정의하는 특징이다. 그런 모습이 이후에 나온 두 편의 영화에서는 사라졌다가 이번에 다시 돌아왔다. 찰스도 실수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점을 파헤치는 작업이 정말 즐거웠다.

이번에 찰스가 주변의 지지를 잃는 듯 보이더라.
찰스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그것이 그의 목표는 아닐 것이다. 찰스는 항상 감정이 풍부하고 개인적이고 심리적인 특징이 강했지만 이번에는 좀 더 거시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유산, 정치 같은 것에 더 관심을 쏟는다. 예전과 달라진 모습 때문에 오랜 조력자이자 친구들과 갈등이 생긴다. 수십 년 동안 의지해온 행크가 있다. 사람들은 매그니토와 찰스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데, 행크야말로 찰스의 인생 전반에 관여해온 인물이다. 행크는 오랫동안 온갖 역할을 도맡았다. 어떻게 보면 커플 같기도 한 행크와 찰스의 이상하고 역기능적인 관계는 스토리에 흥미로움을 더해준다.

사이먼 킨버그가 연출을 맡았는데 어땠는가?
사이먼 킨버그는 <엑스맨: 다크 피닉스>의 연출을 맡기 전부터 이미 오랫동안 각본가/감독/제작자로 함께 일해왔다. 그는 각본가로 참여할 때도 항상 협업 정신이 뛰어났다.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내면 대사나 캐릭터에 수정을 가했다. 캐릭터의 여정을 완전히 다시 설계할 때도 있었고 배우들의 대사를 완전히 바꾸기도 했다. 촬영하는 동안에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여기저기 고쳤다. 그래서 우리는 사이먼이 효과를 강화하는 디렉션을 해주는 것에 이미 익숙했다. 이번에 그의 직책이 감독으로 바뀐 것도 지극히 자연스럽게 느껴졌고. 배우들의 연기에 의존해 군더더기를 빼나가는 그의 타고난 연출 감각이 흥미로웠다.

제시카 채스테인(릴렌드라 네라마니 역)이 합류했다. 그녀와는 작품을 함께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함께 나오는 분량이 얼마나 되는가?
안타깝게도 같이 찍은 장면이 하나뿐이다! 사실 제시카가 맡은 캐릭터와 함께 나오는 장면이 몇 개 있는데, 같이 촬영한 것은 아니고 특수효과로 연출한 것이다. 그녀는 이 작품에 출연한 이유 중 하나가 나와 함께 연기할 수 있어서라고 했는데, 아쉽게도 우린 거의 마주칠 일이 없었다! 그래서 둘 다 짜증이 났다! 그녀는 연기력을 인정받는 훌륭한 배우이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정말 재미있는 사람이다.
 

 "이처럼 한 캐릭터로 여러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배우에게 멋진 일이다. 
 똑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고 
 매번 조금씩 다른 사람 같았다." 

이번이 마지막 영화가 될 수도 있을까?
매번 마지막 영화처럼 느꼈다. 지난 5~6년 동안 배우 입장에서는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지도 몰라” 싶었지만, 엑스맨의 기준으로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면 좋을 거야”라고 생각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면 서사 측면에서는 좋은 엔딩일 것 같다. 적어도 지난 10년 동안 나온 네 편이 잘 마무리돼 지금 이 시점에서 끝내도 행복할 것이다. 나 역시 지금이라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마음으로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10년에 걸쳐 캐릭터를 개발하는 것이 흥미로웠는가?
그렇다. 오랜 세월 동안 찰스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즐거웠다. 여러 다양한 모습과 여러 인생 단계, 커리어의 여러 단계를 보여줄 수 있었다. 심지어 공인이 된 모습까지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까지 찰스는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달라졌다. <엑스맨: 아포칼립스>에서도 좀 달라진 모습이었고. 이번에도 약간 달라졌는데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때와 비슷하지만, 무대가 더 커진 공인이 되었다. 이처럼 한 캐릭터로 여러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배우에게 멋진 일이다. 똑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고 매번 조금씩 다른 사람 같았다. 1~2년의 시간을 두고 영화가 개봉되지만 영화 속 배경은 각각 10년의 간격이 있어서 그동안 캐릭터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새 영화가 나올 때마다 모든 캐릭터에게 큰 변화가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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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이주영
PHOTOGRAPHY 이십세기 폭스 코리아

2019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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