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녹차 모먼트
우리에게는 녹차 맛 ‘킷캣(KitKat)’이 흔한 초콜릿 중 하나일지 몰라도 런더너에게는 충격적인 뉴스인 것 같다. 영국 언론사 <가디언>과 <허핑턴 포스트 UK>에서 동시에 ‘녹차 맛 킷캣 영국 론칭’을 다룬 걸 보면 말이다. 실제로 셀프리지 백화점에선 녹차를 활용한 비스킷과 견과류, 라테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8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텁텁하고 진한, 우리가 아는 바로 그 맛이다.
2 미소 버터
된장과 버터를 발라 구운 연어와 치킨, 스테이크, 아스파라거스…. 지금 런던은 모든 식재료에 미소 버터를 바르는 실험을 하는 중인 듯싶다. 하물며 미소 버터를 활용한 우동까지 있다.
3 김치
김치는 정말로 ‘힙’하다. 힙스터들의 성지인 쇼디치 에이스 호텔 카페에서 구운 스틸턴(Stilton) 치즈 김치 샌드위치를 즐길 수 있는가 하면, 런던에서 가장 유명한 햄버거 레스토랑 중 하나인 ‘어니스트 버거’에서도 불고기 소스의 베이컨과 김치를 넣은 ‘코리아 버거’를 새 메뉴로 내놓았을 정도다. 스트리트 푸드로 유명한 버러 마켓에서도 순도 100%의 비건 김치를 만날 수 있다. 우리에게는 고춧가루를 넣은 배추 샐러드에 가까운 맛이다.
4 인삼
우리 입맛에도 쓴 걸 외국인이 어찌 먹나 싶겠지만, 치킨이나 생선 요리에 가니시로 올리거나 술로 담가 먹는다. 특히 인삼과 자몽, 마누카 꿀을 넣어 만든 증류주 ‘캄 앤 선즈(Kamm & Sons)’를 활용한 칵테일이 인기다. 이 술을 묘사할 땐 ‘천연 재료로 만든 신비의 물약’ 같은 수식어가 붙는다.
5 비건 밀크
런던엔 그냥 우유만 있는 카페는 없다. 라테를 주문하면 두유, 아몬드 밀크, 라이스 밀크, 오트 밀크 등 적어도 5가지 종류의 우유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특히 에스프레소와 오트 밀크의 궁합이 환상적이니, 오트 밀크 라테를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6 못난이 채소
일명 ‘웡키(Wonky, 기우뚱한)’라고 불리는 친환경 채소와 과일들을 넣은 박스가 대세다. 폐기되기 마련인 울퉁불퉁하고 기형적인 과일과 채소를 구하자는 친환경적 움직임이다. 알겠지만 어차피 맛은 똑같다.
7 페이크 미트
지금까지 말한 런던의 모든 푸드 트렌드는 채식으로 귀결된다. 비건 푸드가 어찌나 흔하고 다양한지, 우리나라로 치면 언제든 집 앞 대형 슈퍼 체인에서 페이크 치킨이나 페이크 베이컨을 구매하는 식이다. 얼마 전 미트 프리 브랜드 ‘퀀’에서는 버섯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든 비건피시앤칩스를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육류나 생선뿐만 아니라 비건 치즈, 비건 누텔라, 비건 와인, 100% 채소로 만든 글루텐 프리 피자 도우 등 각종 비건 음식이 차고 넘친다. 지구상에서 가장 맛없는 도시, 런던은 지금 채식 낙원으로 변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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