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도미토리부터 하루 1백만원이 넘는 풀빌라, 전 세계 유명 호텔 체인들이 모인 도시 방콕은 여행자에게 천국과도 같다. 싸면 싼 대로, 비싸면 비싼 대로 입맛에 맞는 여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방콕에는 도미토리의 장점과 대형 호텔의 장점을 고루 섞은 새로운 형태의 숙소가 늘어나는 추세다. 도미토리의 저렴한 가격에 대형 호텔의 인테리어 감각과 서비스가 결합된 형태다. 규모는 작지만 속은 알찬 중간 격의 호텔을 방콕에서는 콘셉추얼 호텔이라 부른다. 콘셉추얼 호텔이 번지는 현상의 원인을 찾자면, 나날이 방콕에서 향상되고 있는 디자인의 가치 때문이다. 방콕은 디자인 트렌드를 선도하는 도시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물론 정부에서 주도하지만, 민간 영역에서도 활발히 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여행객 즉, 소비자가 대형 호텔보다 인테리어 감각이 독특한 공간을 선호하는 경향이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콘셉추얼 호텔은 방콕 소비자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했다.
콘셉추얼 호텔의 공통점을 찾자면, 다른 도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독특한 인테리어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빌트인된 최신 제품이나 가구보다는 오래되어 희소성 드러난 물건들로 명확한 정체성을 수립해, 다른 호텔들과 분명히 차별을 둔다. 객실 수가 적다는 점도 공통된다. 이는 자본 규모의 한계이기도 한데, 대부분 오래된 건물을 인수해 객실 수를 늘리기보다는 적은 투숙객이 오래 머물기를 선호한다. 대형 호텔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차별된 친밀한 서비스도 특징이다. 호텔 주인이 직접 요리를 만들어 제공하고,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래픽이 적용된 타월이나 빈티지 그릇, 식기에도 취향이 담겨 있다. 콘셉트 호텔들은 빈티지함과 이채로움을 무기로 내세우면서 동시에 매우 트렌디한 면도 밝힌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 포스팅에 최적화된 공간을 꾸린다. 그야말로 인스타그램풍 공간들인 것이다. 젊은 여행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콘셉추얼 호텔 4곳을 찾았다.
1 머스탱 네로 호텔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프라카농역에 위치한다. 객실은 단 10개뿐이며, 각 객실마다 콘셉트가 다르다. 눈에 띄는 것이 여기저기 배치된 동물 박제들. 오너인 ‘조이(Joy)’가 아프리카에서 수집해온 것이다. 더불어 오래된 나무 가구, 이국적인 카펫과 빈티지한 오너먼트들이 독특한 분위기를 더한다. 조이는 아침마다 직접 손님들을 위한 식사를 준비하며, 날마다 다른 메뉴를 선보인다.
페이스북 @themustangnero
2 J. no 14 로지
짜오프라야강 건너편, 주거 지역의 작은 골목 끄트머리에 있다. 호텔에 들어서면 리셉션 대신 빈티지 테이블과 의자, 트렁크들이 쌓인 공간이 펼쳐진다. 철제 가구와 스탠드 등 남성적이고 묵직한 인더스트리얼 빈티지 인테리어를 표방하지만 어두운 느낌은 아니다. 천장에 난 창 덕분이다. 채광이 좋아 실외에 있는 듯하다. J. no 14 로지는 오너인 ‘몬 위라논’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한 그의 아들이 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공간이다.
페이스북 @jno14.lodgment
3 원데이 호스텔
가장 큰 장점은 다채로운 편의시설이다. 호스텔과 붙어 있는 까사라핀 X26은 브런치를 즐기려는 ‘방콕커’들이 이른 아침부터 찾는 카페이자 레스토랑이다. 카페를 지나면 워크룸 공간이 있다. 하루 사용료를 내면 사무 공간과 인터넷, 각종 OA 기계들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눈에 띄는 공간은 로비와 키친이다. 천장에 걸린 열대 식물들이 밝은 채광에 아름답게 빛나고, 기다란 식탁은 <킨포크> 화보를 연상시킨다.
웹사이트 www.onedaybkk.com
4 조시 호텔
트렌디한 카페와 숍이 생겨나며 새로운 어번 라이프스타일을 이끄는 아리 지역. 그 중심에 있다. 빈티지한 색감과 장식적인 디자인이 호텔 전반 곳곳에 녹아 있다. 줄무늬 어닝을 친 호텔의 파사드와 작은 수영장은 SNS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곳이다. 객실은 총 71개이며 슈페리어룸, 디럭스룸, 패밀리룸 등 총 3가지 타입으로 구성된다. 딱 필요한 가구만 있는 객실은 다소 협소한 느낌이다.
웹사이트 www.joshhot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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