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LIFE MORE+

The World News

도쿄에서 책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 분키츠

아오야마 북 센터가 폐점한 자리에 새로운 책방이 문을 열었다.

UpdatedOn March 27, 2019

3 / 10
/upload/arena/article/201903/thumb/41510-360237-sample.jpg

 

도쿄는 세계의 대도시들에 비해 예스러운 감성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아직도 LP와  CD를 파는 매장이 꽤 많고, 날로 번창하는 츠타야 같은 책방을 보면 다른 나라의 대도시들과 매우 비교된다. 하지만 이곳도 아마존의 강풍은 피할 수 없어서 작은 책방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다. 지난해 도쿄 서점계의 큰 사건 하나가 롯폰기의 아이콘인 아오야마 북 센터의 폐점이었다. 1980년 탄생해 디자인 및 아트 서적과 다양한 외국 서적을 취급하고 심야에도 운영해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하지만 결국 매출 감소를 이겨내지 못하고 6월 말 문을 닫게 되었다. 당시 많은 매체들이 뉴스로 다뤘고, 폐점을 아쉬워하는 인파가 연일 줄을 이었다.

그렇게 책과는 인연이 끝인 듯하던 아오야마 북 센터 자리에 지난  12월 새로운 콘셉트의 책방이 문을 열었다. 바로 분키츠(文喫) 서점이다. 일본어로 기사텐(喫茶店)이 ‘차를 마시는 곳’을 뜻하듯 ‘글과 문화를 음미할 수 곳’이라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이란다. 분키츠는 책과 관련된 전시를 진행하고 잡지 및 인기 서적을 소개하는 매장 입구를 제외하고는 1천5백 엔의 입장료를 내야만 이용이 가능하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커피나 차가 무한 제공된다. 배가 고프면 수프 스톡 도쿄 등으로 잘 알려진 스마일스(Smiles)에서 운영하는 카페에서 식사도 가능해 맘만 먹으면 하루 종일 머물 수도 있다. 약 3만 권의 책을 보유한 분키츠는 책의 구성도 특이한데, 베스트셀러 중심이 아닌 보다 깊은 문화를 성찰하고 한 가지 주제를 심도 높게 이해할 수 있는 책들을 주로 비치했다. 여행 서적을 보자면 가이드북은 없고 여행지의 문화를 자세히 소개하는 책을 통해 여행 경험을 제공해주는 식이다.

원할 경우 미리 주문하면 방문객의 취향에 맞는 책 선택 서비스도 경험할 수 있다. 돈을 내고 입장하는 책방의 콘셉트가 생소할 수 있지만, 분키츠는 주말에는 1시간 정도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직도 책의 가능성을 믿고 새롭게 풀어낸 서점을 탄생시킨 분키츠를 보며, 도쿄의 상징적인 문화 공간을 지켜낸 기획자들(Your Book Store, Smiles)에게 박수를 보낸다.  

주소 도쿄 미나토구 롯폰기 6-1-20
웹사이트 www.bunkitsu.jp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CONTRIBUTING EDITOR 서동현
WORDS 정재훈(디자인 라이터)
PHOTOGRAPHY 분키츠

2019년 03월호

MOST POPULAR

  • 1
    기념하고 싶었어
  • 2
    SEASON'S GREETINGS
  • 3
    영화관에 대한 단상
  • 4
    CELINE NEW AMBASSADOR
  • 5
    THE OFFICIAL AFTER HOURS

RELATED STORIES

  • LIFE

    시그니처가 뭐길래

    아메키라노, 라떼 말고 다른 컬러와 조합으로 '시그니처 메뉴'를 선보인 서울의 카페 4곳.

  • LIFE

    온전히 나를 위한 후회 없을 소비 6

    이번 주 아직까지 나를 위해 해준 일이 없다면, 지금 소개하는 여섯 가지 아이템을 기억해 둘 것.

  • LIFE

    서울의 밤 그리고 바

    점차 해는 짧아지고 밤은 길어지는 11월. 근사한 야경을 보기 제격인 바를 모았다. 서울의 특징적인 야경을 담은 도심 속 바 네 곳을 소개한다.

  • LIFE

    드라이브 가요

    가을의 끝자락을 붙잡는, 가을 드라이브 플레이리스트 10

  • LIFE

    위스키를 준비했어!

    위스키 선물을 고민하고 있다면?

MORE FROM ARENA

  • BEAUTY

    VERY WOODY

    가을의 짙은 나무 내음이란.

  • FASHION

    48 WINTER ACCESSORIES

    동장군의 기세가 호락호락하지 않은 12월, 이럴 때일수록 작고 실용적인 것들을 갖추어 정공법으로 맞서야 한다. 액세서리 하나 소홀히 여기지 않는 <아레나> 독자를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겨울을 즐길 요소가 충분한 액세서리를 6가지 종류로 엄선했다. 쇼핑 리스트는 물론 연말 선물 리스트로도 흡족한 연말 결산 아이템들을 이번 달 게이트 폴더로 마주하시라.

  • INTERVIEW

    파도를 기다리는 사람들

    파도가 치면 사무실이 텅텅 비는 회사. 적게 사고 많이 요구하라는 회사. 지구를 주주로 삼은 회사. 파타고니아는 어떤 회사가 되려는 걸까? 파타고니아 아시아태평양 총괄 이사 브레멘 슈멜츠와 나눈 대화.

  • INTERVIEW

    시네아스트 김지운

    김지운 감독은 지난 23년간 단 한 번도 야망으로 영화를 찍은 적이 없다고 했다. 다만 그때그때 궁금한 걸 작품에 담았을 뿐이다. 그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은 호기심이라는 사실. 드라마 이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 FASHION

    Nomad

    막연한 기억 한 편을 꺼내거나, 지극히 낯선 여정으로 이끄는 향수 넷.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