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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런끄룽 로드의 변화

방콕 엠포리엄 백화점 최상층에 있던 TCDC(태국 크리에이티브 디자인 센터)가 어느 날 올드타운인 차런끄룽 로드로 거처를 옮겼다. TCDC의 이사를 시작으로 차런끄룽 로드는 방콕의 새로운 디자인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UpdatedOn March 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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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DC는 태국 정부기관 OKMD(지식관리 개발 사무국)의 산하 기관으로 국가에서 직접 운영하는 세계적인 수준의 디자인 센터다. 차런끄룽 로드에 새로 자리한 TCDC는 1940년대에 세워진 그랜드 포스털 빌딩(중앙우체국)을 한화 약 1백20억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대대적으로 리노베이션한 후 2017년 새롭게 오픈했다. 그동안 방콕에서 가장 럭셔리한 백화점 내에 위치해 방콕을 디자인 도시로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TCDC가 이름도 생소한 차런끄룽 로드로 갑자기 옮기자 많은 이들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에 대한 반증이라도 하듯, TCDC는 리노베이션이 끝나자마자 ‘차런끄룽 지구 재정비(Redefining the District Charoenkrung)’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정부와 협력해 공공 서비스와 공공시설 개선, 버려진 공간의 공동 창작 프로젝트, 지역사회 경제 개발 및 민간 부문 투자 증진, 녹지 공간 확충 등 지역 재생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며, 방콕의 가장 오래된 지역인 차런끄룽을 크리에이티브 지구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다졌다. 실제로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래 TCDC에서는 온라인 전시회,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 워크숍, 디자인 페스티벌 등 다양한 활동들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차런끄룽 지역 인근에는 오래된 폐공장에서 탈바꿈한 복합 문화 공간인 잼팩토리가 있었다. TCDC를 계획했던 태국의 유명 건축가 두앙그릿 분낙(Duangrit Bunnag)이 방콕 도심에 있던 자신의 건축 회사를 이전하기 위해 부지를 매입한 후 남는 공간에 카페와 서점, 갤러리, 편집숍, 레스토랑 등을 만들며 탄생한 공간이다. 주말마다 플리마켓과 작은 공연도 열려 현지인과 여행객들 사이에선 매우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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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앙그릿 분낙은 잼팩토리에서 배를 타고 건너가는 차런끄룽 30번 골목에 웨어하우스 30(Warehouse 30)이라는 또 다른 공간을 오픈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창고로 사용하던 4,000㎡의 공간을 리노베이션하여, 로컬 디자인 상점, 미술관, 카페 등 창의적인 멀티플렉스로 탄생시켰다.

‘차런끄룽 지구 재정비’ 프로젝트의 성공은 인근 지역인 클롱산과 차이나타운에도 영향을 미쳤다. 태국의 디자인 회사 ‘PIA 인테리어’는 라마 4세 왕(1851~1868) 시절 쓰이던 오래된 창고와 중국 신사를 개보수해 롱 1919(Lhong 1919)라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냈다. 롱 1919에는 공동 작업 공간과 레스토랑,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디자인 상점들이 입점해 있다.

시암, 수쿰윗 등 주로 도심 지역에 집중되던 여행자들의 발길이 차런끄룽과 올드타운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역 상권도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차런끄룽 지역은 올드타운의 빈티지한 느낌은 그대로 간직한 채 작은 골목 사이사이 부티크 호텔과 카페, 레스토랑, 감각적인 가게들도 하나둘 생겨나며 방콕에서 전에 없던 감각적이고 유니크한 지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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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WORDS&PHOTOGRAPHY 주이킴(여행 칼럼니스트)

2019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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