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북극곰이 사라져가고 고래와 바다거북 등 해양 생물은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에 고통받는다. 머지않아 인간은 물론 지구의 생명 전체가 위협받을 것이다. 그래서 친환경이 아닌, ‘필(必)환경’ 시대다. 필환경 시대를 맞아 세계적인 화두는 바로 제로 웨이스트 운동. 환경을 위해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생활 습관을 들이자는 것이다. 이를 가장 빠르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일상에서 가장 많은 쓰레기를 만드는 곳부터 공략하는 것이다. 부엌 말이다. 세계적으로 환경문제 최전방에 있는 도시 중 하나인 베를린에선 식품 관련 기업은 물론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푸드 스타트업까지 ‘제로 웨이스트’를 목표로 다양한 레시피와 시스템을 만드는 중이다. 베를린의 스타 셰프이자 파워 블로거 소피아 호프만은 최근 출간한 책 <제로 웨이스트 퀴헤(Zero Waste Küche) : 쓰레기 없는 주방>을 통해 그 실천법을 알리고 있다. 그녀를 만나 베를린의 제로 웨이스트 운동에 관해 물었다.
베를린의 제로 웨이스트 운동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나?
5년 전부터다. 친구인 밀레나 글림보브스키(Milena Glimbowski)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포장지 없는 슈퍼마켓’을 열었을 때 즈음이다. 그 후 많은 식품 회사들, 사업가, 레스토랑 등이 갖가지 아이디어와 방책을 내놓았다. 노이쾰른에 위치한 이슬라 커피(Isla Coffee)는 남은 우유 거품으로 리코타 치즈를, 오래된 빵으로 최고의 프렌치토스트를 만든다. 이곳의 스페셜티 커피는 커피 찌꺼기로 만든 ‘카페폼(Kaffeeform)’의 컵에 담겨 나온다.
그야말로 베를린 다이닝 신의 ‘핫’ 이슈인 셈이네.
베를린 외식 업계와 식품 생산 업체들은 지속 가능하고 폐기물을 줄이는 순환 경제 모델을 주목한다. 서플러스(SirPlus)는 ‘레스큐 푸드(Rescue Food)’ 즉 외관이 상해서,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버려지는 음식들을 재판매하는 숍이다. 제로 웨이스트에 관한 새로운 상품과 기술, 개발자들을 만날 수 있는 ‘넥스트 오거닉 페어’도 매년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그 밖에 푸드 셰어링, 더 리얼 정크 푸드 프로젝트, 슬로 푸드 저머니와 같은 기관들도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책 <제로 웨이스트 퀴헤(Zero Waste Küche) : 쓰레기 없는 주방>를 발간했고, 웹사이트 ‘sophiahoffmann.com’을 통해 제로 웨이스트 요리법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제로 웨이스트 운동에 집중하게 된 계기가 있나?
아버지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아버지는 그 어떤 재료에서도 맛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다. 또 코펜하겐의 레스토랑 ‘AMASS’의 셰프 맷 올랜도에게서도 영향을 받았다. 그는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한 파인 다이닝을 선보이는데 지속 가능할 뿐 아니라 정말 맛있는 요리를 하거든.
당신이 쓰레기 없는 주방을 위해 꼭 실천하는 것이 있다면?
품질 좋은 친환경 제품들을 꼭 필요한 만큼 사용하는 것이다. 적게 사고, 잘 고르고, 끝까지 쓰는 것.
지금 맛보면 좋을 ‘제로 웨이스트 메뉴’를 추천해달라.
발효 음식이다. 대표적인 것이 독일의 김치와도 같은 사우어크라우트. 직접 담가 익히지 않은 상태로 먹으면 영양이 그대로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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