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리 리부트 2> <나는 길에서 연예인을 주웠다>처럼 밝고 재미있는 작품에서 더 에너지가 느껴지더라.
사실 장르를 가리진 않는다. 대본이 재밌으면 선택하는 편이긴 한데 나에게 들어오는 작품들이 대부분 로맨틱 코미디다. 그런 장르의 작품들은 촬영 현장도 재미있어야 시청자에게도 그 기분이 그대로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만약 스릴러나 정치 풍자 같은 무거운 작품이라면 지금처럼 밝은 기운이 느껴지진 않을 거다.
<마음의 소리 리부트 2>에서 조석 역할을 맡았다. 사람들이 ‘조석치고 너무 잘생긴 거 아니냐’고 하던데, 어떻게 생각하나?
촬영 후 모니터링할 때 그런 생각은 전혀 안 했다. ‘그래도 얼굴만큼은 웹툰에 가깝게 잘 재현했네’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넷플릭스로 쭉 봤는데, 되게 못생겨 보이진 않지만 잘생겨서 역할에 방해될 정도는 아니더라.
정말 편하게 찍었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맡은 역할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래도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을 많이 신경 써야 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만큼은 메이크업 하다 말고 촬영하기도 하고, 헤어 만지다 말고 슛 들어가기도 했다. 연기를 준비하는 과정만큼은 엄청 편안했다.
<나 혼자 산다> 보고 팬이 된 사람들도 많을 거다. 그냥 훤칠하고 잘생긴 배우인 줄 알았는데, 빈틈도 있고 매력도 있고. 대신 드라마를 보면서 ‘시리얼 말아 먹는 성훈’을 떠올릴 수도 있다는 딜레마가 생겼다.
일단 나는 평상시 내 얼굴에 대해서 긍정적인 편이 아니라, 시청자나 팬들의 외모 칭찬에 공감을 못 한다.(웃음) <나 혼자 산다>에 나온 내 모습을 많이 좋아해주시는데 데뷔 초창기 때와 이미지가 많이 달라졌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친근한 이미지와 상반된 역할을 맡게 됐을 때, 시청자들이 캐릭터에 몰입하지 못하면 어쩌나 그런 걱정도 했다. 그런데 그런 거야 뭐 내가 연기로 확실하게 캐릭터를 구축해 보여드리면 되니까. 너무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만약 대중에게 어떤 이미지로 굳어져서 비슷비슷한 역할만 들어온다면, 내 연기 인생을 위해서라도 과감하게 아주 새로운 역할에 도전할 생각도 있다.
운동을 오래 했으니까, 승부욕이 있을 것 같다. 스물아홉에 뒤늦게 배우의 길에 들어섰을 때 뭐가 됐든 끝까지 가보자고 생각했을 텐데, 본인 예상보다 빨리 안정 궤도에 올라온 것 같나?
운이 좋았다. 주변에 연기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나보다 훨씬 일찍 데뷔했지만 아직 자리를 못 잡은 친구들도 있다. 나는 그저 운이 좋았다고밖에는 말 못 하겠다.
운이란 것도 준비가 되어야 잡을 수 있는 거 아닌가?
다 나를 호되게 가르쳐준 소속사 대표님 덕분이다. 데뷔 초부터 마음 맞는 사람들과 오래도록 일하고 있다.
수상 소감 같아서 하는 말인데, 2018년 에이어워즈에서 <아레나>가 성훈에게 상을 준 것도 근면 성실하게 활동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이렇게 바빴나?
데뷔 때부터 뭐라도 조금씩 했다. 대중이 잘 몰라서 그렇지 나는 늘 쉬지 않고 일했다. 이제 드라마나 예능을 통해 조금씩 알려져서 그렇지, 내 팬들은 다 안다. 꾸준히 성실했다는 걸.(웃음)
정확하게 수상 타이틀이 ‘Authentic by AirDresser’다. 그래서 오늘 저 에어드레서와 같이 촬영했다.
내가 오늘 촬영을 해서가 아니라, 얼마 전에 이런 글귀를 읽었다. ‘좋은 차는 아끼지 말고 빨리 마시고, 좋은 옷은 많이 입고, 맛있는 음식은 먼저 먹고 맛없는 음식은 남겨라.’ 근데 나는 지금까지 반대로 해왔다. 좋은 차는 아끼다 보니 포장을 뜯지도 않고 박스째 보관하고, 좋은 옷은 드라이클리닝하기 번거로워서 잘 안 입었다. 장식용으로 걸어놓는 정도였다. 하하. 근데 나 같은 사람에게 필요한 제품 같다. 좋은 옷을 매일 바로바로 입을 수 있게 해주니까.
관리를 잘 못해서 아끼던 옷을 못 입은 경험도 있겠네?
진짜 많다. 바쁘게 살다 보니까 빨래를 그때그때 자주 할 수가 없어서 여러 벌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한 번에 하는 편이다. 그래서 세탁기에 돌리면 안 되는 옷도 막 넣어서 망가진 경험도 많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비싼 옷은 입지 않고 감상만 하게 되더라. 드라이클리닝 맡길 돈을 모아서 에어드레서 사는 것도 굉장히 실용적인 것 같다.(웃음)
다른 얘긴데, 접영을 어쩌면 그렇게 우아하게 잘하나? 난 아무리 해도 안 되던데.
나처럼 한 20년 정도 꾸준히 하면 누구나 다 그렇게 할 수 있다. 나는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 아니다. 그래서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다. <나 혼자 산다>에서 철인 3종 경기나 실내 서핑에도 도전했는데 말 그대로 도전이었다. 화면에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이 잡힐까 봐 진짜 이를 악물고 노력했다.
뭐든지 정말 열심이네.
더 열심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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