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에는 1900년대 초반에 부빙가 목재로 제작한 영국의 펍 카운터가 놓여 있다. 클래식한 멋이 유유히 흐르는 이 공간은 오르에르가 만든 문구점, 포인트오브뷰다. “문구란 창의적인 이야기와 지식을 창조하고 가공하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펜, 고집하는 노트가 작업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이 바탕이 됐습니다.”
포인트오브뷰는 흥미로운 창작 경험이나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감도 높은 프리미엄 문구들을 구비했다. 독일 라우샤에서 생산하는 유리 만년필, 접착력이 좋은 천연 아라비아 고무와 증류수로 만든 액체 풀 등의 희귀한 문구들, 햇빛에 의해 움직이는 오브제 등 서재 풍경을 환기하는 오브제들도 함께 얽혀 있다. 작업을 위한 문구뿐 아니라 응시할 수 있고, 가지고 놀 수 있는 오브제 역시 작업 공간을 구성하는 매력적인 도구가 된다는 생각에서다.
“철학자 프로이트의 서재 풍경이 큰 영감이 되었어요. 그는 꿈과 무의식을 관찰하며 인간을 바라보는 인류의 시각을 바꾼 인물 중 한 사람이죠. 프로이트의 책상 위에는 평생 동안 수집한 이집트와 그리스의 골동품, 진료 기록들이 놓여 있었어요. 벽에는 화가 달리의 목탄 드로잉이 걸렸고요. 인간에게 책상 위와 서재는 직접적인 창작 활동뿐 아니라 그 이외의 행위를 하는 장소인 거죠.”
상품 앞에는 곰곰이 고민하며 쓴 흔적이 역력한 큐레이션 카드를 놓아둔다. 큐레이션 카드를 읽으며 서성이다 보면, 문구류를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시필지가 놓인 협탁을 발견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건만,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이 시필지에 이런저런 생각들을 한 자락씩 꺼내 쓴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길 18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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