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럭셔리 시계 브랜드 IWC와 ‘국민타자’ 이승엽 선수가 만났다. IWC에서 ‘포르토피노 크로노그래프 이승엽 에디션’을 출시한 것. 사실 IWC와 이승엽 선수 사이에는 묘한 공통점이 존재한다. 바로 불굴의 도전 정신이다. 이승엽 선수의 도전 정신이야 말해 무엇 하리. 잘 알고 있듯, 이승엽은 투수로 야구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프로 입단 후, 돌연 타자로 포지션을 변경하기에 이른다. 중학교 시절부터 계속된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급기야 팔이 잘 펴지지 않았던 것. 우리에게는 새로운 야구계의 전설이 탄생하는 순간으로 기억되는 이 ‘사건’은, 그러나 이승엽 선수 본인에게는 인생 최대의 도전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IWC의 성공 스토리 역시 도전 정신이 밑거름이 되었다. 1868년, 브랜드 창립자인 플로렌타인 아리오스토 존스는 스위스 장인의 기술력과 미국의 현대적인 시계 생산설비를 결합한 세계 최고의 시계를 만들겠다는 뜻을 품고 IWC를 창립했다. 장인정신만을 앞세우던 여느 시계 브랜드와 달리 시대를 앞서가는 프런티어 정신으로 현재의 성공을 이끌어낸 것이다.
이렇듯, IWC와 이승엽 선수의 만남은 만남 자체로도 의미가 상당하다. 도전정신을 기반으로 한 두 전설의 만남이라고나 할까. 사실 우리는 한 달에도 몇 번씩 이런저런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 에디션과 마주한다. 이름만 빌려준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IWC의 ‘포르토피노 크로노그래프 이승엽 에디션’을 보면 IWC가 얼마나 이승엽 선수에 대해 ‘연구’했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이승엽 선수는 바쁜 일정에서도 약속 시간에 단 한 번도 늦은 적이 없다고 한다. 정확한 시간을 측정하는 크로노그래프는 그와 가장 잘 어울리는 기능임이 분명하다.
12시와 6시 방향에 위치한 크로노그래프는 이승엽 선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파란색으로 완성했다. 또한 총 56개만 한정 생산되었는데, 이는 이승엽의 아시아 선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반영한 것이다. 백 케이스에는 이승엽 선수의 사인과 함께 에디션의 번호를 새겨 특별함을 더했다. 그중 가장 첫 번째 숫자인 1번과 이승엽 선수의 영원한 백넘버인 36번은 공식 출시 이전 K 옥션의 자선+프리미엄 온라인 경매를 통해 판매된다. 온라인 경매 최종 낙찰자에게는 이승엽 선수의 사인 볼과 사인 배트는 물론, 이승엽 선수와의 식사권도 제공할 예정. 맞다. 이승엽 선수와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포르토피노 크로노그래프 이승엽 에디션’의 판매 수익금은 ‘이승엽 야구장학재단’에 기부되며, 무엇보다 IWC 브랜드 최초의 한국만을 위한 스페셜 에디션 시계로 더욱 의미가 크다.
문의 02-3440-5876
PORTOFINO CHRONOGRAPH EDITION “S.Y.LEE”
● 오토매틱, 셀프 와인딩
● 시, 분, 초 단위의 크로노그래프 기능
● 44시간의 파워 리저브
● 3bar의 방수 기능
● 직경 42.0 mm
● 스페셜 백 인그레이빙
● 56피스 한정 제작
아직도 이승엽 선수라는 호칭이 더 편한가?
선수가 훨씬 편하다. 사실 이제 선수는 아니지만, 야구 장학재단 이사장이라고 하면 좀 부담스럽다. KBO 홍보대사로 돼 있으니까 대사라고 하면 또 이상하고. 그런데 또 내가 프로야구 해설도 하거든. 해설위원이라는 호칭은 덜 부담스러워졌다.
은퇴 시합에서의 연타석 홈런은 아무도 못 잊을 거다. 은퇴식은 그야말로 성대하고 감동적이었다. 지난 야구 생활을 돌아보면 어떤가.
그때는 그저 홈런을 쳐서 좋았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타석이니까 후회 없이 하고 싶었다. 돌이켜보면 프로야구만 23년을 했다. 물론 야구가 더없이 사랑스러웠지만, 힘들고 지칠 때도 있었고 심지어 벗어나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희로애락의 23년이랄까. 할 때는 참 길었는데, 지나고 보니까 생각보다 짧았던 거 같다. 더 열심히 했어야 하는데.
어떻게 그보다 더 열심히 할 수 있는가?
선수 생활을 하며 세 번 수술을 했다. ‘그때 몸 관리를 조금만 더 잘 했더라면 2,200 경기, 2,300 경기를 뛰었을 텐데. 홈런을 하나라도 더 칠 수 있었을 텐데. 더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누가 들으면 복에 겨운 소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과거에 대해 100퍼센트 만족할 수는 없다. 후회는 아니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은퇴 후 가장 달라진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선수였을 때는 오로지 야구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야구 이외의 것도 생각하게 된다. 정신적으로 되게 성숙한 느낌이랄까. 지금 나이가 마흔셋인데, 돌아보면 선수 시절엔 아주 어린애 같았던 것 같다.
사회인으로서 다시 태어나 성장하는 느낌이겠다.
무엇보다 세상이나 사람을 보는 폭이 넓어지는 것 같다. 상대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되고. 나 말고 상대에게 필요한게 뭔지, 필요 없는 것은 뭔지를 더 자세히 느끼고 있다. 배려심이 많이 생긴 느낌이랄까. 어떻게 보면 선수 때는 굉장히 이기적이었다.
아무래도 선수 시절보다는 시간이 많아졌을 것 같다. 여가시간에는 무얼 하나?
요즘 골프를 좋아한다. 재단을 통해 다양한 분들 만나서 이야기도 듣고. 직업이 아니니까. 그래서 더 재미있게 치는 것 같다.
“연봉을 드릴 테니 골프를 해봅시다”라고 누군가 제안한다면?
한다. 정말 미친 듯이. ‘야구보다 더 열심히 할걸?’ 그건 직업이 되는 거니까.
“운동하러 가서 샤워만 하고 나와서 큰일이에요”라고 말한 인터뷰를 봤다. 좋아 보였다. 마침내 여유가 느껴져서.
그런데 요즘 좀 충격을 받았다. 보는 사람들마다 몸이 많이 빠졌다고 한다. 몸무게는 1, 2킬로그램밖에 안 빠졌는데. 화보 촬영을 할 때에도 팔하고 허벅지 뒷부분을 집게로 집더라. 품이 남는다고. 살면서 지금까지 옷을 입으면서 단 한 번도 넉넉한 적이 없었는데. 그래서 충격을 받았다.
무슨 화보 촬영 이었나?
시계 화보 촬영이었다. IWC에서 ‘이승엽 에디션’ 시계가 나오거든. 나로서는 그야말로 가문의 영광이다. 평생 남는 것이니까. 상상도 못했고, 기분도 너무 좋지만 나로 인해서 IWC가 이미지에 타격을 입지는 않을지 걱정하며 많이 조심하고 있다. 누가 되지 않아야 하니까.
IWC와의 인연이 꽤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
2017년 1월에 처음으로 연이 닿았다. 당시 IWC에서 홈런 이벤트를 제안했다. 내가 친 홈런볼을 잡은 분에게 IWC 시계를 선물하는 이벤트였다. 처음에 이 이벤트를 나와 같이하고 싶다는 얘기를 듣고, 의문점이 많았다. ‘이 세계적인 브랜드에서 왜 나랑?’ 다른 훌륭한 선수들도 많지 않나. 박찬호 선수도 있고, 류현진, 추신수 선수도 있는데. 납득할 수가 없었지만 아주 기분 좋은 충격이었다. 야구에서 얻었던 성취감과는 좀 다른, 환상적인 기분을 느꼈던 것 같다. 23년 동안의 프로야구선수 인생을 마무리하는 2017년을 IWC와 함께했으니,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브랜드가 됐다.
IWC와 이승엽 선수 사이에는 적지 않은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직함, 정확함, 담백하고 강인한 이미지와 도전정신까지.
나는 무조건 단순하고 담백한 것, 심플하고 정직한 걸 좋아한다. IWC는 끊임없이 도전을 계속하면서 원칙을 지켜온 브랜드다. 아주 고전적이지만 진취적인 이미지도 가졌다. 이번 ‘이승엽 에디션’은 개인적으로도 정말 의미가 큰 작업이었다.
디자인에 대해서 이야기해준다면?
‘IWC 포르토피노’라는 모델을 기본으로 최대한 담백하게 디자인했다. 포르토피노는 크로노그래프를 쓰는 모델이고, 따라서 늘 정확한 시간을 알려준다. 게다가 이탈리아 휴양지의 이름 아닌가? IWC 컬렉션 중에서도 여유를 상징하는 모델이라고 한다. 거기에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을 더했다. 좀 더 역동적인, 밝은 파랑을 썼다. 실물은 나도 화보 촬영 날 처음 봤다.
예쁘더라. 나도 갖고 싶을 만큼.
경매에 참여하면 된다. 10월 13일에 K 옥션에서 공개됐다. 총 56개를 만들었고 첫 번째인 1번과 내 등번호였던 36번은 경매로 판매될 예정이다. 모든 수익금은 IWC에서 이승엽 야구장학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진짜 감사한 일이지. 나도 너무 갖고 싶은데, 그러려면 나도 경매에 참여해야 한다. 하하.
IWC에서 한국인을 모델로 한 스페셜 에디션을 만든 건 최초라고 들었다. IWC는 왜 이승엽 선수를 골랐을까?
예고 은퇴에 대해서 굉장히 높이 평가를 해주신 것 같다. 또 ‘23년의 세월을 야구로 보내면서 큰 무리 없이, 꾸준히 잘 해왔다’는 게 IWC하고 이미지가 비슷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셨던 것 같다. 사실 나는 영광스럽다는 생각만 들었다.
이것이 승부라면 어떤 번호를 갖는 사람이 승자일까?
36번 아닐까. 나한테 가장 의미가 큰 숫자니까. 근데 또 이게 만들어진 순서대로 번호가 찍히니까. 1번이 더 끌리기도 한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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