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서사무엘은 고독한 아티스트 같았다. 음악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이 확실하고, 미디어에는 꼭 필요한 모습만 보였기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스튜디오에서 만난 서사무엘은 그 모습과 실제 자신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정말 웃음 많고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오히려 그런 이미지로 비치길 원하지 않는다고. 이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발표한 앨범 <UNITY>에는 서사무엘이 꿈꿔온 화합이 담겨 있다.
“1집과 2집 앨범 작업은 거의 혼자 했어요. 그래서 다른 연주자들과 화합할 때 나오는 에너지의 소중함을 잊고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콕 집어서 연주자라고 말한 게 인상적이었다고 느끼는 찰나, 이야기를 덧붙였다. “이번 앨범에서는 연주자들이 자기 색깔을 마음껏 표출하길 바랐어요. 저는 최소한의 흐름만 제시했을 뿐이에요.” 자신이 이번 앨범에서 뭘 했고,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 말하는 건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연주자들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사실, 음악 얘기가 나오면 연주자들이 상대적으로 뒷전 취급받는 게 싫었어요. 가끔은 어쩔 수 없다고 느끼기도 하지만, 그래도 저 같은 사람이 중간 역할을 해서 그들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멋진 음악인들이 많다는 걸 알릴 때 모두 행복해진다고 느끼기도 하고요.”
서사무엘의 말에 따르면 <UNITY>는 정규 앨범이 아닌, 세 번째 앨범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작업물이다. 하지만 그 어떤 정규 앨범보다 큰 의미가 있는 건 분명했다. “지금까지의 작업물은 모두 ‘내 안의 대중성이란 어떤 게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결과물이었어요. 하지만 <UNITY>는 달라요. 앞으로는 제가 듣고 싶은 음악만 할 거예요. 그 때문에 굶어도 상관없어요. 사실,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걸 했을 때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해요. ‘창문’이라는 곡이 그랬어요. 어릴 때 정말 듣고 싶었던 소리로 만들어낸 음악이거든요.” 한 명의 아티스트로서 색깔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이자, 앞으로 만들 음악에 대한 뚜렷한 확신이었다. 인터뷰를 마칠 때쯤 이루고 싶은 목표에 관해 물었다. “80세에는 학교를 짓고 싶어요. 손으로 소리 내는 것만 바라보고 살아온 연주자들이 안 굶었으면 좋겠어요. 그들을 지원할 학교, 그런 학교를 제 손으로 어떻게 해서든 지을 거예요.”
서사무엘이 영향받은 밴드 3
모두 ‘어떻게 해야 소리의 알맹이를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 항상 고민하는 사람들이에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가치와 조금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죠. 그런데 그 가치가 저와 맞닿아 있어요. 이런 가치를 지닌 아티스트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영향받는 것 같아요.
CADEJO
연주를 정말 잘해요. 미쳤다는 소리가 나올 만큼이요. 알맹이가 있는 연주를 하려고 정말 노력하는 밴드예요. 농익은 연주란 무엇인지 보여주는 밴드죠.
김반장과 윈디시티
이들의 음악에는 영혼이 있어요. 공연에서도, 자신들이 관객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를 먼저 고민하는 밴드예요.
ASH ROCK
요즘 떠오르는 밴드 중에 가장 멋있다고 생각해요. 연주부터 시작해서 음악, 공연의 작은 구성 하나하나까지 흐트러짐 없이 고민 많이 하는 밴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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