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 Interview
오프 더 플라스틱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생각할 때 우리는 그 물건의 소재부터 따진다. 버려진 것들을 재활용하거나 친환경적 소재를 사용하여 물건을 만들었는가. 오프 더 플라스틱은 조금 다르게 생각했다.
“소비자가 그런 소재로 만든 제품을 사는 친환경적 행위는 오직 ‘구매’를 통해서만 발생해요. 그것을 사용하고 행동하는 과정까지 친환경적 행위의 범주로 끌어오지는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오프 더 플라스틱은 사용자가 물건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과정이 모두 환경친화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물건을 고민했다.
“곧 의견을 모을 수 있었어요. 일상 속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생활 소품을 디자인하자고요.”
오프 더 플라스틱은 브랜드 플래너인 고건, 프로덕트 플래너 정성진, 프로덕트 디자이너 강종원, 사용자 경험 디자이너 소호현이 뭉쳐 만든 브랜드다. 이들은 크라우드 펀딩 와디즈에 ‘일회용 컵 안 주셔도 돼요’라는 제목을 붙여 가방을 소개하며 브랜드의 시작을 알렸다. 광고와 마케팅 과정은 일체 생략했다. 오프 더 플라스틱의 가방은 목표한 금액의 913%를 달성하며 펀딩에 성공했다.
“사실 시작과 동시에 프로젝트는 성공이라고 자평했어요. 펀딩 금액이 얼마가 될 것이냐는 중요하지 않았죠.”
오프 더 플라스틱에게는 5명의 핵심 고객이 있었다. 타깃으로 삼은 5명이 모두 만족하는 제품을 완성하겠다는 것만이 목표였다. 이 핵심 고객군에는 친환경 단체에서 활동하는 환경운동 실천가, 친환경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가 등이 포함됐다. 오프 더 플라스틱의 가방은 동그스름한 버킷 백이다. 이 가방은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습관에서 착안했다.
“환경 문제에 관심 많은 지인이 가방 안에 손수건과 개인 컵을 휴대하더군요. 생소하고 신기했어요. 이런 사람들의 ‘행동’을 도울 수 있는 가방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가방은 매일 써도 좋을 만큼 튼튼하고 단순한 패브릭으로 만들었다. 척 봐서는 ‘환경친화적 제품’이라는 사실이 어디에도 드러나지 않는다. 오프 더 플라스틱은 직접 고안한 환경친화적인 디자인 요소를 모두 가방 내부에 숨겨두었다.
“당장 쓰레기통에 들어가는 일회용품부터 줄여보기로 했습니다.”
쓰레기통에서 가장 많이 나온 건 카페에서 받아온 일회용 컵과 빨대였다. 잠시 쓰고 버린 우산 비닐 커버, 가게에서 물건을 담아 온 크고 작은 비닐봉지들도 있었다.
“이것들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와 우산 커버, 에코 백을 넣는 게 ‘당연한’ 가방을 만들기로 한 거예요.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는 일상 습관을 외출 시 휴대하는 가방에 아예 집어넣어버렸죠.”
가방 안에는 텀블러와 텀블러를 수납할 공간, 우산 커버,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에코 백이 숨어 있다. 둥근 쓰레기통 모양에 착안해 가방의 형태를 잡았다. ‘오프 더 플라스틱’이 언젠가는 친환경적인 메시지, 슬로건으로 기능하기를 바란다는 이들은 브랜드 로고마저 가방 안쪽으로 숨겨두었다.
“절대 친환경 디자인이라는 것을 이미지화해서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혼자서 조용히 친환경적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 친환경적 행동을 유난스럽다고 여기는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럽고 불편했던 사람들을 위한 환경친화적인 생활 소품을 만드는 것. 이것이 오프 더 플라스틱의 핵심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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