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생활용품, 의류부터 자동차와 집까지 환경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한데 모았으니 우리 일상에 ‘에코’를 더해보자.”
입에 플라스틱 조각을 물고 앙상하게 뼈만 남은 바다거북의 사진을 한번쯤 봤을 거다. 먹이를 찾아 헤매다 절박한 마음으로 덥썩 물었을 그 플라스틱 조각은, 거북의 살이 썩어 없어졌어도 형체 그대로 영롱하게 남아 있었다. 이미지 공유 사이트 이머저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의 충격은 엄청났다. 때마침 올 1월, 중국이 더 이상 폐플라스틱을 수입하지 않겠다고 공표하면서 지구는 폐기물을 은폐할 공간을 잃어버렸다. 폐플라스틱 산출량의 절반을 받아온 중국의 이 같은 결정은 ‘지구 대혼란’을 가져왔다. 인류가 전부 화성으로 이주해 감자를 먹으며 연명한다는 영화 줄거리가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향후 전 세계 국가는 2030년까지 약 1억1천1백만 톤에 이르는 폐플라스틱을 자체적으로 처리해야 할 전망이다. 연간 9백만 톤이 넘는 양이다. 현재까지 매년 바다로 유입된 폐플라스틱이 8백만 톤으로 알려졌는데, 두 배가량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차이나’가 몰고 온 후폭풍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플라스틱을 물고 죽은 바다거북에게서 전 인류의 미래를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플라스틱 아웃(Plastic Out)’의 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급기야 프란치스코 교황도 9월 1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에서 “바다와 대양을 플라스틱 부유물이 한없이 떠다니는 쓰레기장이 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선언했다. 플라스틱이 생겨난 이래 최대 위기다. 유럽연합(EU)은 플라스틱 빨대와 면봉, 일회용 나이프와 포크 사용을 2021년까지 완전 금지하기로 했다. 미국 시애틀과 말리부 등의 도시는 플라스틱 식기와 빨대를 제공하는 외식업체에 벌금 2백50달러를 부과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한국 역시 비닐봉지 사용량을 2022년까지 35% 감량할 목표를 세웠다. 또 지난 8월 1일부터 카페 내 플라스틱 테이크아웃 컵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스타벅스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 종이 빨대를 시범 운영하며 ‘노 플라스틱’ 열풍에 앞장선다. 빨대가 필요 없는 드링킹 리드도 일반화되고 있다. 드링킹 리드는 툭 튀어나온 부분으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뚜껑이다. 엔제리너스와 던킨도너츠가 이를 도입했고 스타벅스도 종이 빨대가 전국에 도입되는 11월부터 동참하기로 했다.
자연히 텀블러 같은 다회용 컵과 스테인리스 빨대, 에코 백 같은 생활용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루아침에 모든 일회용품과 플라스틱을 사라지게 만들 순 없다. 다만 각자의 일상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는 있다. 여기 친환경 생활용품, 의류부터 자동차와 집까지 환경에 대한 크고 작은 아이디어들을 한데 모았으니 더 슬기롭게, 우리 일상에 ‘에코’를 더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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