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AGENDA MORE+

The World News

디젤차 수난 시대

독일 자동차 산업의 본거지 슈투트가르트시가 디젤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UpdatedOn September 11, 2018

3 / 10
/upload/arena/article/201809/thumb/39757-331488-sample.jpg

 

독일 슈투트가르트시가 특정 디젤 차량의 시내 통행을 완전히 금지할 모양이다. 포르쉐와 다임러의 고향이자 수많은 자동차 브랜드의 부품을 생산하는 보쉬의 본거지이기도 한 슈투트가르트는 자동차 도시답게 매연 지수도 막강하기로 유명하다. 시는 최근 2019년 1월 1일부터 유럽연합 배기가스 배출 규제 기준 중 ‘유로4’에 해당하거나 그보다 이전 모델인 디젤 차량은 시내에서 주행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사실 지난 2월 연방행정법원이 ‘슈투트가르트와 뒤셀도르프시는 디젤차 운행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판결한 이후로 많은 이들이 예상해온 규제이다. 이는 환경단체 독일환경행동(DUH)이 연방행정법원에 ‘슈투트가르트와 뒤셀도르프시는 대기질 개선 대책을 위해 디젤 차량 운행을 금지해야 한다’고 소송을 제기한 결과다.배기가스 스캔들을 일으킨 폭스바겐의 본고장이기도 하거니와, 그간 대기 오염 지수를 낮춰야 한다는 압박을 받던 슈투트가르트는 결국 시에 등록된 전체 디젤 차량 중 3분의 1가량인 18만8천 대에 이르는 ‘유로 4’ 모델에 대해 극약 처방을 내렸다.

게다가 2019년 측정할 대기질의 오염 지수를 바탕으로 2020년에는 보다 최신 모델인 ‘유로5’ 기준 디젤차에까지 통행 제한을 확대할 수도 있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이번 규제를 몸소 체험하게 될 슈투트가르트 시민은 어떤 반응일까? 이미 수년 전부터 해온 논의니 놀랄 것도 없다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주민은 여러모로 억울해하는 눈치다. 이번 규제에 해당하는 디젤차 소유주들은 시내를 통행하려면 엔진 개량 장치 혹은 아예 새 차를 사거나, 번번이 벌금을 낼 수밖에 없다. 유로 4 기준에 해당하는 디젤차는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활발히 판매되어왔기에, 이번 결정은 정부와 지자체가 자동차 회사에만 좋은 일을 시켜주고 결국 애먼 소비자와 시민만 불편을 떠안게 된 모양새다.

또 한 가지 회의적인 시각은 이번 통행 금지 조치가 택시와 공업용 트럭, 일부 소상공인의 생계 수단인 상업 차량은 예외로 두기에 실효성이 얼마나 있겠냐는 거다. 슈투트가르트에 30년째 거주 중이며 디젤차 소유주이기도 한 카이 슈미트(38세) 씨는 “영업직에 근무하는 나는 대부분 시내에서 업무를 본다. 새 차를 살 돈이 없거니와 영업을 위한 수많은 샘플들을 양손에 짊어지고 지하철을 이용할 수도 없다. 나 같은 경우도 시에서 예외로 해줄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관한 이슈가 전에 없이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지금, 슈투트가르트의 이번 결정은 얼핏 디젤차의 미래를 예견하는 듯하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WORDS 김지은(프리랜스 에디터)

2018년 09월호

MOST POPULAR

  • 1
    암호명 222
  • 2
    From NOW ON
  • 3
    섹스와 알코올
  • 4
    추성훈과 아이들
  • 5
    알면 알수록 더 알아가고 싶은 호시 탐구생활

RELATED STORIES

  • LIFE

    HAND IN HAND

    새카만 밤, 그의 곁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물건 둘.

  • INTERVIEW

    스튜디오 픽트는 호기심을 만든다

    스튜디오 픽트에겐 호기심이 주된 재료다. 할머니댁에서 보던 자개장, 이미 현대 생활과 멀어진 바로 그 ‘자개’를 해체해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더했다. 공예를 탐구하고 실험적인 과정을 거쳐 현대적인 오브제를 만들고자 하는 두 작가의 호기심이 그 시작이었다.

  • INTERVIEW

    윤라희는 경계를 넘는다

    색색의 아크릴로 만든, 용도를 알지 못할 물건들. 윤라희는 조각도 설치도 도자도 그 무엇도 아닌 것들을 공예의 범주 밖에 있는 산업적인 재료로 완성한다.

  • FASHION

    EARLY SPRING

    어쩌다 하루는 벌써 봄 같기도 해서, 조금 이르게 봄옷을 꺼냈다.

  • INTERVIEW

    윤상혁은 충돌을 빚는다

    투박한 듯하지만 섬세하고, 무심한 듯하지만 정교하다. 손이 가는 대로 흙을 빚는 것 같지만 어디서 멈춰야 할지 세심하게 고민한 결과물이다. 상반된 두 가지 심성이 충돌해 윤상혁의 작품이 된다.

MORE FROM ARENA

  • INTERVIEW

    무의식에서 탄생한 소리

    에조의 음악에는 무의식 속에서 찾아낸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다.

  • ARTICLE

    Come Closer

  • LIFE

    축복이거나 아니거나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크리스마스라고 다를 것 없다. 에디터들이 축복의 밤에 잃은 것과 얻은 것을 고백한다. 담담한 어조로 솔직하게.

  • INTERVIEW

    MADE BY L

    칼군무를 자랑하는 2.5세대 아이돌.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드는 주연배우. 귀신 잡는 해병대 1267기. 자신을 지켜보는 이들의 자랑거리가 되고 싶은 남자, 인피니트 엘이 들려준 이야기.

  • FASHION

    언더아머의 UA 플로우 벨로시티 윈드 2

    최적화된 착용감과 접지력으로 러닝 시 최상의 추진력을 선사한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