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NDI
공항을 배경으로 한 쇼에서 그랬듯 펜디의 가을·겨울은 여행에 대한 자유분방함이 가득하다. 큼지막한 보스턴백, 여권을 넣는 미니 백, 기내에서 신을 법한 편안한 라운지 스니커즈 등으로 상상력을 자극했다. 거기에 아기자기한 액세서리와 키치한 일러스트를 곳곳에 넣어 펜디식 유머를 더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눈을 사로잡은 건 머리에 쓰는 우산. 무겁고 진중한 옷들이 넘쳐나는 F/W 컬렉션에서 펜디식 유머는 보는 즐거움을 선사할 거다.
SALVATORE FERRAGAMO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2018 F/W 시즌을 맞아 변화를 꾀했다. 기존 분리 진행하던 남녀 컬렉션을 하나로 통합한 것. ‘모던 데카당스’를 표방하며 실용적인 컬렉션을 선보였다. 매끈한 광택이 도는 고급 가죽과 이탈리아 울, 실크를 사용해 우아한 레이어링을 보여준 것. 간치니 로고를 더한 신발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명했다. 악어, 타조, 송아지 가죽을 사용한 새로워진 가방 역시 주목해야 할 키 아이템.
HERMES
격변하는 패션계의 소용돌이 속에서 에르메스는 큰 변화 없이 자신만의 품격 있는 위치를 고수했다. 자기 자리에서 F/W 남성복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줬다. 단골 소재인 양털부터 모헤어, 가죽, 실크 그리고 방수 기능을 갖춘 재킷까지.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룩에는 1960년대 팝아트와 캘리포니아 풍경에 영감받은 패턴을 적용했으니 충분하지 아니한가.
VALENTINO
발렌티노는 다시 한번 스포티즘을 소환했다. 이번엔 조금 더 우아하게. 수트를 재해석한 색감 좋은 트랙 수트에 다양한 아우터를 입혔다. 짧은 보머 재킷과 코트, 몽클레르와 협업한 패딩 점퍼까지. 이너로 입은 트랙 수트의 색과 자연스레 어우러지도록 그러데이션을 가미하면서 말이다. 컬렉션 곳곳에는 지겨울 법한 스터드 장식을 새롭게 풀어내 포인트를 주었고 요즘 트렌드에 어울리는 ‘아저씨’ 스니커즈로 스타일링의 방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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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 LAURENT
검은색으로 물든 컬렉션에 호두까기 인형이 입는 빨간색 재킷, 반짝이는 트위드 재킷과 화려한 색감의 벨벳 수트는 마치 어두운 밤하늘을 빛내는 별과 같았다. 그중 대표 아이템을 하나 뽑자면 달 표면처럼 반짝이는 재킷이다. 몸에 꼭 맞는 실루엣에 착 감기는 팬츠와 뱀 무늬 가죽 부츠, 단순하지만 연말 파티 룩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 단조로움 속에서 소소함 즐거움을 찾기 좋아하는 안토니 바카렐로의 취향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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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ANDER MCQUEEN
군복에서 영감받은 보머 재킷부터 단정한 아가일 패턴 스웨터, 그리고 영국 장미를 수놓은 감 좋고 다채로운 실크 수트를 선보인 알렉산더 맥퀸. 볼거리 많은 컬렉션에서 단연 돋보이는 관전 포인트는 주얼리다. 컬렉션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주는 주얼리는 어디 하나 빠지는 룩 없이 모델들의 귀와 목, 손에 걸고 매고 끼워졌다. 자칫 너무 과하거나 여성스러워 보일 법한데 컬렉션의 실루엣과 완벽한 하모니를 이뤄 전혀 어색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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