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왼 오바도즈에게 궁금한 게 있었다. 랩 잘하고 스타일 좋고, 음악도 참 느낌 있는데, 대체 왜 그렇게 화가 나 있는 걸까? 그냥 적당히 대꾸하지 않으면 넘어갈 일을 필요 이상으로 키우는 건 왜일까? SNS 논란 같은 음악 외적인 것에 휩쓸려 정작 그의 음악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게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가 최근 발표한 두 번째 앨범 <Changes>를 통해 가능한 변화를 얘기하고 있었다. 스튜디오에서 만난 그는 “안녕하세요, 저는 메킷레인의 래퍼 오왼 오바도즈입니다. 시간 날 때마다 사회운동을 틈틈이 하는 사회운동가이기도 합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사회 복지나 뭐 그런 활동을 한다는 건가?’ 싶지만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나와 다른 의견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죠. 그것이 자신의 삶에 직접적인 피해나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굳이 오지랖 넓게 ‘너는 잘못됐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없어요. 저는 내가 피해를 준 사람들과 직접 문제를 해결해왔고, 그와 관련 없는 사람들과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요. 나는 변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데 그럴 의향이 전혀 없는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싶어요. 그런 의미의 사회운동입니다.”
그는 또 “저는 다른 사람들과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다른 것 같다”고도 했다. 어떤 논란은 그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도 전에 감정이 앞서 뜨거워진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현명하게 뜨거워지겠다”고 말한다. “저 때문에 가족이 마음 아파하는 일이 많았어요. 또 SNS에서 벌어진 논쟁 때문에 제 음악을 듣지도 않고 판단하는 일이 많았고요. 그래서 변하기로 결심했어요.”
오왼 오바도즈의 표현에 따르면 그는 이제 ‘Half Businessman, Half Artist’다. 대중과의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음악인으로서 색을 잃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돕 덕(Dope Doug)이라는 래퍼 형과 이번에 <₩ons N Dolla{p2}gt; 앨범을 발표했어요. 제가 기존에 하지 않은 스타일을 시험해볼 수 있어서 재밌었죠.” 오왼 오바도즈는 스스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한 시간 남짓 그와 나눈 진심 어린 이야기를 모두 담을 순 없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사회운동가’라는 그의 자기소개가 괜한 소리는 아니라는 걸. 음악을 통해 그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거란 걸.
오왼 오바도즈의 인생앨범 3
오왼 오바도즈 <P.O.E.M>
제 음악 커리어의 시작을 순조롭게 끊어줬던 오피셜 믹스 테이프예요. 더콰이엇 형님이 프로듀싱을 도와줬고, 루피와 나플라 등 엄청난 프로듀서나 래퍼 친구들이 힘을 많이 보태줬어요. 여태까지 제가 낸 앨범 중에서 피처링이 가장 많았죠. 무척 의미 있는 앨범이에요.
BIG L <Lifestylez Ov Da Poor and Dangerous>
빅 엘은 제가 랩을 시작하게끔, 그리고 힙합이라는 문화로 인도해준 래퍼예요. 저의 친형이 생일 선물로 아이팟 나노에 엄청나게 많은 힙합 앨범을 담아줬어요. 그중 첫 번째 있던 앨범이 바로 빅 엘이었죠. 정말 제 인생을 바꿔놓은 음악이에요.
MKIT RAIN <Public Enemy>
메킷 레인이라는 둥지를 찾게 되면서 팀원들과 함께 이끌어가고 있어요. 함께 작업한 컴필레이션 앨범은 우리에게 행복하고 뿌듯하고 의미 있는, 역사적인 한순간이에요. 다르다고 해서 거르지 말고 한번 들어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왜 다른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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