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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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얼음과 함께
맥주에 얼음이 웬 말인가 싶을 거다. 하지만 꽤 괜찮은 음용법이다. 당장 펍으로 달려가 시원한 드래프트 맥주를 마시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을 때, 아무 맥주나 꺼내어 얼음을 넣어 마셔보자. 단박에 발끝까지 시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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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처럼 스월링
와인을 잔에 따라 휘휘 돌리는 걸 스월링이라고 한다. 향과 맛이 더 빠르게 열리도록, 산소와 접촉시키는 방식이다. 복합적인 향과 맛을 음미해야 하는 맥주를 마실 땐, 와인처럼 스월링해보자. 공기와의 빠른 접촉으로 향이 살아난다.
3 기울이지 말고 더블-푸어
맥주는 잔을 45도 기울인 상태에서 따르는 것이 정석이지만, 향을 증폭시키고 싶을 땐 더블-푸어 방식을 시도해봐도 좋다. 2번에 나눠 따르는 거다. 잔을 수직으로 세운 상태에서 1/2잔을 먼저 따른다. 그럼 맥주 거품이 엄청 올라오는데, 거품이 살짝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가득 따른다.
4 알맞은 맥주잔 고르기
맥주잔은 거기서 거기라고? 페일 에일에 어울리는 잔과 트라피스트 맥주에 좋은 잔은 엄연히 다르다. 맥주도 전용 잔에 따라 마시면 더 맛있다. 더도 덜도 말고 딱 5가지 타입만 알아두자.
1 머그
IPAs, 아메리칸 에일, 필스너, 잉글리시 스타우트, 위트비어, 아메리칸 포터, 잉글리시 포터.
2 파인트 글라스
아메리칸 에일, IPAs, 페일 에일, 잉글리시 비터 에일, 잉글리시 에일, 크림 에일, 다크 라거, 스타우트.
3 필스너 글라스
일본 라거, 유럽에서 만드는 다크 스트롱 라거, 아메리칸 몰트 리큐어, 페일, 레드 라거.
4 와인 글라스
벨지안 IPA, 다크 에일, 트라피스트 맥주.
5 바이젠 글라스
다크 에일, 페일 위트 에일, 모든 종류의 바이젠.
5 지금 가장 힙한 크래프트 맥주에 빠져보기
크래프트 맥주의 광대한 세계를 모른대도 상관없다. 맛보는 순간 바로 설득될, 지금 가장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들.
1 투올 투올은 덴마크에서 독자적인 양조장 없이 다른 브루어리에 위탁해 맥주를 생산하는 집시 브루어리다. 미켈러의 창립자 미켈 보리 미야르소와 함께 밤을 새며 양조 실험을 하던 두 제자 토비아스 에밀 한센, 토르 귄터가 만들었다. 토비아스와 토르는 2010년에 투올을 설립했는데, 2014년에는 세계 9위 브루어리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 옴니폴로 옴니폴로에는 아이스크림 시리즈가 있다. 어린 시절 파티시에를 꿈꾼 헤드 브루어가 맥주로 아이스크림 맛을 내고 싶어 만든 시리즈다. 노아 피칸 머드 케이크, 레몬 머랭 아이스크림 파이 등의 듣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디저트 맥주들을 선보인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레시피와 디자인을 추구하는 집시 브루어리로 스웨덴 스톡홀름이 베이스다.
3 포햘라 에스토니아의 크래프트 맥주 브루어리 포햘라는 지금 전 세계 크래프트 맥주 마니아들이 가장 ‘놀라운 맥주’로 손꼽는다. 웬만한 ‘맥덕’들이 상상조차 못했던 맛의 맥주를 생산하는데 그 독창성에 반한 마니아들은 포햘라의 모든 제품군을 섭렵하는 일에 열을 올린다. 특히 다양한 배럴 에이징을 시도하며 출시 중인 ‘셀러 시리즈’가 인기다. 버번위스키, 스카치위스키, 코냑, 진 등 다양한 술의 배럴을 사용한 놀라운 실험 결과를 맛볼 수 있다.
4 라 시렌 호주 멜버른 지역의 브루어리. 쿠베 드 부아라는 샤르도네 풍미를 지닌 맥주에서 라 시렌의 방식과 독특한 양조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난다. 쿠베 드 부아는 올드 세종과 영 세종을 블렌딩한 맥주에 샤르도네의 ‘프리-런 주스’(포도를 배럴에 담았을 때 자체의 무게에 짓눌려 자연스럽게 나오는 포도즙)를 넣어 발효한 맥주. 샤르도네 특유의 밝고 달콤한 포도 향이 올라와 아로마만 맡아도 기분이 좋아지고 탄산감도 매우 뛰어나다. 와인과 맥주의 캐릭터를 절묘하게 잘 살린 맥주다.
5 앤드 유니언 맥주 순수령의 나라 독일에도 크래프트 맥주 바람이 분다. 뮌헨의 모던한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인 앤드 유니언은 맥주 순수령을 철저히 지키면서도 현대적인 크래프트 맥주를 생산한다. 독창성을 자랑하기보다는 누구나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종류를 누구나 사랑할 스타일로 합리적인 가격대에 선보인다. 직관적이고 예쁜 외모는 덤이다.
6 프레리 아티잔 에일스 미국 크래프트 시장에서도 손꼽히는 신진 양조장. 2012년에 시작된 프레리는 2013년부터 두각을 드러내 매년 ‘레이트비어 어워드’에서 톱 브루어에 꼽히고 있다. 아주 짧은 시간에 ‘맥덕’들이 믿고 마시는 이름이 됐다. 미국 크래프트 비어 시장이 IPA 위주로 흘러가자 많은 신진 양조장들이 초기에는 IPA 양조에 열을 올렸지만 프레리는 시작부터 팜하우스 에일, 배럴 에이징 맥주에 집중했다.
SUMMER BEER STYLE 4
무더운 여름에 더없이 맛있는 4가지 스타일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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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세션 IPA
기존 IPA보다 알코올 도수를 낮춘 IPA. 보통 3.5~4.5도다. 홉은 IPA처럼 강하지만 도수를 낮춰 가볍게 마실 수 있어 봄부터 여름까지 잘 어울린다. 작업하면서도 마실 수 있는 맥주라고 하여 ‘세션 IPA’라는 이름이 붙었다. 여름밤, 야근하며 마시기에 딱 좋다.
더 부스가 만드는 세션 IPA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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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팜하우스 에일
더운 날에는 역시 팜하우스 에일이다. 농부가 겨울에 만들어 저장했다가 농번기인 여름에 마시던 에일을 말한다. 특유의 과일 맛과 호밀 몰트에서 나오는 톡 쏘는 맛, 드라이한 끝 맛이 특징인데 아주 가볍고 향긋하다.
프레리 아티잔 에일스의 ‘스탠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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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골든 에일
이번 여름 처음으로 에일 맥주를 마셔볼 작정이라면 골든 에일로 시작해보는 것도 좋다. 에일임에도 너무 강하거나 쌉싸래하지 않아 쉽게 마실 수 있다.
아크 비어가 최근 출시한 골든 에일 ‘썬데이 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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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라거
가장 익숙하다는 이유로 ‘밍밍한 맥주’ 취급을 받기도 했지만 사실 맥주를 물처럼 마시고 싶은 여름엔 라거만 한 게 없다. 게다가 잘 들여다보면 에일만큼 재미있는 라거도 충분히 많다.
구스 아일랜드의 여름 라거 ‘써머 아워’.
10 서울의 흥미로운 크래프트 맥주 메이커들 알아두기
흥미로운 방식으로 크래프트 맥주를 만들고 소개하는 네 팀의 맥주
생산자들을 만났다. 그들이 말하는 크래프트 맥주와 맥주를 사랑하는 법.
서울브루어리
이수용(대표), 장성민(대표)
브루어리의 이름을 ‘서울’로 지었다.
크래프트 맥주 사업은 결국 해외에서 시작된 문화를 국내에 소개하는 일이다. 누군가를 따라 하기보다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서울의 감성을 맥주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서 만든 공간이다. 서울 사람들의 창조적인 에너지, 세련된 형태로 구체화하는 능력, 변화 주기가 빠른 도시라는 특징에 주목했다. 지금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즐기고 찾고 희망하는 공간과 제품 그리고 서비스를 제시하는 것이 서울브루어리의 목표다.
서울브루어리의 맥주를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미완성’. 계속해서 완성을 지향하는 미완성이다. 한 차례 만족스러운 맥주를 만들고, 그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았다 하더라도 그 양조법을 답습하고 싶지 않다. 계속 연구하여 개선점을 찾고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이 서울브루어리의 방식이다.
맥주를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건은 무엇인가?
만들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우리 스스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가, 이것이 포인트다. 최근 국내 크래프트 맥주 업계가 아주 조금씩 커지고 있지만, 특정 스타일의 맥주 생산 비율이 40% 이상 높다. 국내 맥주 소비자의 취향이 그렇기 때문이라는데, 우리는 그런 전제를 의심스럽게 생각한다. 사실 트렌드에 별 관심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양조하고 판매하는 과정을 즐기면서 좋은 맥주를 만들어내면 눈 밝은 분들이 알아봐줄 것이라 믿는다.
서울브루어리를 만끽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맥주는 양조장 굴뚝 그림자 아래서 마셔야 한다’는 독일 속담이 있다. 물론 요즘엔 냉장 유통으로 거리 제한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양조장에서 갓 나온 신선한 맥주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합정의 서울브루어리에선 양조 탱크 1m 옆에서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사람들이 크래프트 맥주를 즐길 때 염두에 두었으면 하는 것이 있는가?
크래프트 맥주를 잘 아는지, 모르는지에 신경 쓰지 말고 좀 더 편하고 가볍게 즐기면 좋겠다. 자기 취향에 맞는 맥주를 발견하고 좋아하는 음식과 같이 마시는 태도가 맥주의 본질에 더 가깝고 자연스러우니까. 와인이나 싱글 몰트위스키를 즐길 때 깊이에 천착한다면, 수제 맥주는 넓이에 집중해 폭넓게 만끽하면 좋을 거다.
여름을 위한 맥주 하나를 추천한다면?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에는 야키마밸리 헬레스를 커다란 잔에 담아 들고 호기롭게 야외로 나가보자. 적당한 곳에 걸터앉아 3분의 1잔 정도를 한 번에 들이켠다. 등 뒤에서 야키마밸리의 향기로운 바람이 불어올 거다. 거기에 온몸을 맡기자.
국내 크래프트 맥주 신은 계속해서 변화 중이다. 서울브루어리는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나아갈 예정인가?
거대 기업이 국내 맥주 시장에 오랫동안 라거 맥주를 공급하며 펼쳐온 논리가 있다. ‘한국인 입맛에는 이런 맥주가 제일 맞는다’는 것. 오랫동안 그것만을 맥주라고 마셔왔으니 입에 맞는다 생각하는 건 당연한 말 아닌가. 그런데 이제 다양한 수입 맥주와 수제 맥주가 독점 시장에 균열을 일으키며 그 논리를 반박하고 있다. 여기서 아쉬운 점은 국내 수제 맥주 업계들조차 거대 기업들의 논리를 어느 정도 답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보면 이런 것들은 모두 공급자 위주의 논리다. 소비자는 맥주를 잘 모르니 전문가인 내가 무엇을 마실지 정해줄게 하는 마인드인 거다. 서울브루어리는 시장 트렌드에 신경 쓰기보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맥주를 다양하게 만들고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자세로 나아가고 있다. 너무 아마추어적 마인드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 18길 18(서울브루어리 한남)
문의 070-8832-0915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김태경(대표)
성수동에 양조장을 갖춘 크래프트 브루잉 컴퍼니를 만드는 것은 꽤 과감한 선택인데.
최소 330㎡ 정도의 공간이 필요했다. 당연히 서울 시내에서 그런 공간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다행히 성수동은 여전히 공장들이 많이 남아 있는 동네라 가능했다. 예전 목공소와 그 옆에 있던 연마 공장을 연결한 것이 지금의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성수점이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의 맥주를 표현할 수 있는 한마디는 무엇일까?
테이스트(Taste)다. 테이스트라는 단어에는 두 가지 뜻이 있지 않나. 맛과 취향.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의 맥주는 맛있다. 그렇지만 맛이란 굉장히 주관적인 기준이다. 그래서 취향이 중요하다. 우리는 60여 종의 다양한 맥주를 갖추고 있다. 각자의 취향을 존중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가 맥주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지키는 원칙은?
스타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IPA나 페일 에일, 바이젠 같은 대중적인 스타일은 물론이고, 아직 한국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사워 에일, 쿼드루펠, 스코티시 에일, 고제 등을 과감하게 시도하고 있다.
국내에서 크래프트 맥주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크래프트 맥주를 더욱 맛있게 즐기기 위해 생각해봐야 할 것들이 있을까?
많은 국내 브루어리들이 외국인 양조사에게 양조를 맡긴다. 아무래도 외국인이 양조를 하면 더 맛있을 것이라는 환상이 있는 것 같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국내 브루어들로 이루어진 집단이다. 물론 외국에서 공부하고 온 직원도 있지만, 대부분이 국내에서 맥주가 좋아 직접 맥주를 만들던 ‘홈 브루어 출신’이다. 그렇기에 좋은 점이라면, 오히려 기존의 양조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더욱 더 실험적인 맥주를 만들 수 있는 동력이 충분하다는 점이다.
최근 국내 크래프트 맥주의 트렌드를 어떻게 보나?
대형 자본이 꽤 들어오고 있다. 대규모 맥주 회사에 인수되는 회사들도 생기고, 대대적으로 마케팅하는 곳들도 있다. 심지어 TV 광고도 이뤄진다. 아직까지 시도하고 있지 않지만 과감한 마케팅 트렌드를 눈여겨보고 있다.
지금, 서울에서 흥미진진한 크래프트 맥주 여정을 이어가려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드링킹(Drinking)’이 아닌 ‘테이스팅(Tasting)’을 해보길 바란다.
앞으로 전개해보고 싶은 프로젝트, 혹은 새롭게 보여주고 싶은 맥주가 있다면?
‘코스모스(COSMOS)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실험적 맥주들을 계속적으로 출시하는 프로젝트다. 우주를 탐험하는 것과 같은 기세로 새로운 맥주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보자는 의도에서 시작했다. 두 번 다시 만들지 않는(만들기도 힘들고), 단 한 번만 만드는 실험적인 맥주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후에는 국내외 다양한 양조장들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해볼 예정이다. 대만 최고의 크래프트 맥주 브루어리인 타이후(Taihu), 데블스도어와 협업을 앞두고 있고, 위스키 브랜드인 제임슨과 손잡고 제임슨의 위스키 배럴에서 숙성한 스타우트도 만들어볼 예정이다.
이 계절에 완벽히 어울리는 맥주를 추천해준다면?
독일 라이프치히 지방의 특색 있는 맥주인, 상쾌하면서도 짭짤한 고제(Gose)가 좋겠다. 레모네이드와 맥주를 섞은 듯한 느낌이라 뜨거운 햇살과도 잘 어울리고, 더위를 해결하기에도 더없이 좋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성수일로4길 4
문의 02-465-5208
서울집시
이현오(헤드 브루어 겸 대표)
서울집시는 집시 브루어리다. 자체 양조장을 갖추는 대신 다양한 브루어리와 협업해 새롭고 실험적인 크래프트 맥주를 선보인다. 어떤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건가?
서울집시는 나와 김문영, 두 명의 대표가 이끈다. 일단 둘 다 여행을 굉장히 좋아한다. 학생 때부터 여유만 있으면 항상 어딘가로 떠났다. 그런데 브루어리에서 양조사로 일하다 보니 여행 다닐 여유가 없어지더라. 맥주를 계속 만들면서 여행하며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서울집시를 생각해냈다. 우리는 지금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한국 양조장들과 컬래버레이션해 맥주를 만든다.
서울집시의 컬래버레이션은 어떤 형태로, 어떤 과정을 통해 진행되나?
한국에서 지금껏 시도하지 않은 스타일을 추구한다. 이런 도전 정신을 공유할 수 있는 양조장들과 협업하려고 한다. 우리의 양조 방법과 과정은 상당히 복잡하고 파격적인 편이다. 우리의 맥주는 보통 맥주들보다 훨씬 제조 과정이 까다롭고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럼에도 돈보다는 좋은 맥주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맞는 양조장들과 함께하고 있다. 서울집시 구성원은 셰프를 제외한 모두가 양조사 출신이다. 그렇다 보니 맥주에 대한 선택이 굉장히 까다롭고 신중한 편이다. 모두가 동의한 점은 우리가 마시고 싶은 것만 선보이자는 것이다. 맥주의 품질도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다. 품질이 흡족하지 않을 때는 과감하게 폐기하기도 한다.
서울집시가 만드는 맥주의 이름이 독특하고 재미있다. ‘뒷동산 에일’이나 ‘마링고’ 같은 재미있는 이름은 어디에서 영감을 받아 짓나?
생활 속 모든 곳에서 영감을 얻기 때문에 우리의 모든 맥주에는 나름 탄생 비화가 있다. 서울집시의 첫 맥주는 우리 집 뒷산에서 직접 채취한 효모로 만들었다. 그래서 ‘뒷동산 에일’이다. ‘오트밀 IPA’도 있는데 아침 식사 대용으로 마시는 맥주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오트밀을 넣어서 제조했다. ‘마링고’는 망고를 좋아하는 여자친구에게 고백하려고 만들었다. 그녀의 별명인 ‘마리’에 망고를 더해서 ‘마링고’라는 이름을 지었다.
앞으로 전개하고 싶은 또 다른 프로젝트나 맥주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사실 머릿속이 많은 아이디어로 가득 차 있다. 일단 올가을에는 경북 영천의 와이너리에서 재배한 와인 포도를 이용해서 안동 브루잉과 새로운 맥주를 만들 예정이다. 또 해외 양조장과 컬래버레이션도 준비하고 있다. 맥주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독특하고 재미있는 건 모두 시도해보고 싶다.
무더운 여름날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맥주 한 잔은 무엇일까?
짭짤한 히말라야 핑크 솔트와 새콤한 망고를 넣어 만든 마링고를 추천한다. 더운 날 당기는 이온 음료처럼 갈증을 해소해줄 거다.
지금, 서울에서 흥미진진한 크래프트 맥주 여정을 이어가려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준비물이 하나 있다면 무엇일까?
열린 마음. 사실 우리가 맥주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누구나 편하고 쉽게 마실 수 있는 술이기 때문이 아닐까? 맥주를 공부하거나 품평하기보다는 ‘오픈 마인드’로 편하게 즐기는 것이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서순라길 107
문의 02-743-1212
미스터리브루잉컴퍼니
최기석(헤드 브루어)
서울의 크래프트 맥주 신에서 요즘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름이 미스터리브루잉컴퍼니다. 양조장의 시작이 궁금하다.
자타 공인 ‘맥덕’ 두 명이 우리에게 맞는 맥주를 만들어보자는 결심으로 시작한 회사다. 나는 이들과 생각이 통해 함께 맥주를 만들게 된 헤드 브루어다. 시작부터 어떤 맥주에도 휩쓸리지 않고,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만의 맥주를 만들기 위해 양조장과 펍을 한곳에 갖출 수 있는 장소를 오랜 시간 찾아 헤맨 끝에 지금의 자리에 둥지를 틀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만의 맥주’란 어떤 것인가?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뉴잉글랜드 스타일의 IPA 맥주다. 미스터리 브루잉컴퍼니를 오픈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두 오너는 꾸준히 크래프트 맥주가 발달한 도시들을 탐방하며 트렌드를 살폈다. 직접 발로 뛰어 체험한 경험을 토대로 맥주를 만든다. 우리만의 색을 표현해보고자 만든 것이 뉴잉글랜드 스타일의 IPA다. 거듭된 실험과 연구 끝에 자연스럽고 ‘훅’이 있는 맛과 향을 잡을 수 있었다. 우리의 주 무기가 된 맥주다.
뉴잉글랜드 스타일이 최근의 크래프트 맥주 트렌드와도 통하나?
뉴잉글랜드 스타일이 최근까지 트렌드인 건 확실하다. 그런데 지금은 그 안에서 변형이 일어나고 있다. 초창기에는 무조건 색이 뿌옇고 홉에 집중한 스타일이 정석이라 여겼는데, 지금은 해외 유명 양조장에서도 다른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색이 좀 더 맑다거나, 음용성을 개선하거나, 홉 외에 다른 것과 밸런스를 이루려는 식이다. 아마도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에 맞춰보려는 시도일 거다. 우리도 필스너나 바이젠같이 어느 정도 밸런스를 갖춘 맥주도 병행한다.
사람들이 크래프트 맥주에 관해 여전히 오해하는 지점이 있다고 보나?
크래프트 맥주라고 하면 거칠고, 향이 짙어야 한다고 오해하는 분이 많다. 독특한 맥주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크래프트 맥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또 크래프트라는 용어도 오해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이견이 존재하지만, 나는 일단 소규모 자본으로 트렌드에 맞거나 트렌드를 창출할 수 있는 맥주를 만들고 고객과 소통하는 것을 크래프트 맥주로 본다. 물론 대규모 자본으로도 자신들만의 맥주를 만들어낸다면 크래프트 맥주라 할 수 있고, 소규모로 양조하더라도 누군가의 맥주를 따라 하는 것에 그친다면 크래프트 맥주라 하기 어렵다.
크래프트 맥주는 어떻게, 어떤 태도로 마시는 것이 가장 좋을까?
궁극적으로 맥주는 음식이다. 대표적인 ‘슬로 푸드’ 중 하나라고 본다. 사람의 혀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지 않나. 같은 맥주를 두 사람이 마시면 두 가지 다른 견해가 나온다. 대화를 나누는 게 가장 중요하다. 무엇이 맞고 무엇은 아니다라는 태도는 전혀 필요치 않다.
서울에서 크래프트 맥주 여정을 떠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전문가로서 어떤 코스를 추천할 텐가?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에는 맥주 탭이 수십 가지 있다. 다양한 맥주를 골고루 마실 수 있어 좋다. 투박하지만 짜임새 있는 인테리어도 매력적이다. 비교적 최근에 문을 연 서울브루어리의 모던한 분위기도 좋아한다. 서울을 잠시 벗어나고 싶은 날에는 인천에 있는 닥터 칼리가리에 가보자. 아, 얼마 전 서울집시와 컬래버레이션한 안동맥주도 우리만큼 재미있는 도전을 즐기는 양조장이다.
이번 여름,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맥주는 무엇인가?
시그너처인 뉴잉글랜드 스타일 시리즈를 맛봐야 한다. 특히 이번 여름에 제공할 수 있는 더블IPA가 얼마 남지 않았다. 자주 만드는 맥주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판매가 종료되면 한동안 제공할 수 없다.
‘나만의 맥주’를 찾고자 방문한 사람들에게는 어떤 방식으로 맥주를 추천하나?
그날의 기분이나 취향을 바탕으로 맥주를 추천받는 게 가장 좋다. 오늘은 좀 취하고 싶다거나, 분위기를 띄우고 싶다거나. 우리의 훌륭한 ‘맥덕’들이 가장 좋은 맥주를 추천해줄 거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독막로 311
문의 02-3272-6337
11 논현동 스탠 서울에서 마시는 지금 가장 젊은 맥주
손톱만 한 글씨로 이름을 끄적거린 A4 종이가 고작 간판이다. 매일 밤 시끌벅적한 논현동 먹자골목의 어느 빌딩. 여기가 맞나 갸웃거리면서 층계를 오르면, 다쓰로 야마시타의 노래가 유유자적 흘러나오는 캐주얼 맥주 바, 스탠 서울이 있다. 지난 2년간 ‘버즈샵’이라는 이름으로 맥주 수입을 해오던 젊은 ‘맥덕’ 6인조가 문을 연 캐주얼한 맥주 바다. 수입을 시작한 이래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스탠 서울을 만들었는데 독일의 앤드 유니언, 에스토니아의 포라 등 버즈샵이 수입하는 독특한 크래프트 맥주들뿐 아니라, 국내외 다양한 크래프트 맥주들을 드래프트로 즐길 수 있다. 집과 직장이 강남 인근에 있어 종로, 망원동, 성수동 등에 위치한 브루어리 펍이나 맥주 스폿으로 이동하기 늘 부담스러웠던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은 위치다.
이경진 <아레나 옴므 플러스> 피처 에디터
주소 서울시 강남대로120길 13
문의 @stan.seoul(인스타그램)
12 충무로 영덕회식당에서 물 대신 맥주 마시기
입구부터 포스가 넘친다. 두 발로 걸어 들어갔다가 분명 네 발로 나올 것 같은 강력한 느낌. 충무로 인쇄소 골목의 영덕회식당은 이미 애주가들 사이에선 소문이 파다한 곳이다. 메뉴는 막회와 문어, 사시사철 맛있는 과메기로 단출하다. 막회와 소주, 맥주를 주문하고 “물 좀 주세요”라고 말했더니 이모님이 피식 웃으면서 “물이랑 맥주가 뭐가 달라?”라고 답하신다. 이게 바로 영덕회식당의 저력이다. 맥주는 물이랑 다를 바가 없다. 그냥 입가심을 위한 가벼운 가글에 불과하다. 오늘 한 번 날 잡고 달려보고 싶다 느낄 때, 맥주를 콜라처럼 달콤하게 느끼고 싶을 때, 영덕회식당이다.
이윤형 시나리오 작가
주소 서울시 중구 창경궁로1길 6
문의 02-2267-0942
13 북촌에서 지인을 만나려거든 정사장으로 가라
북촌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라면 다들 아는 숯불 바비큐 가게 정사장의 노천 테이블 자리를 좋아한다. 테라스라고 부르지 않는 것은 인도 위에 테이블을 펼쳐놓고 그 위에 캐노피만 있기 때문이다. 길바닥에 앉아 술 마시는 기분이 들어 마냥 즐겁다. 쌉싸름한 흑맥주 맥파이와 짭조름한 정소시지 조합을 애정한다. 맥주를 마시다 보면 갤러리와 미술관이 많은 동네라 유명 작가, 큐레이터도 곧잘 볼 수 있다. 아는 사람을 만나면 ‘잠깐만 앉았다 가세요’라고 말을 건네기도 좋은 곳이다.
김한들 큐레이터
주소 서울시 종로구 윤보선길 20
문의 010-7488-7419
14 합정동 호랑이에서 호랑이 기운으로 어묵탕에 맥주 격파
합정동에는 일류 멋쟁이들이 갈 만한 힙 플레이스들이 참 많지만, 정이 가는 곳은 몇 안 된다. 호랑이가 바로 그 정 가는 곳 중 하나다. 빈티지한 외관과 ‘어흥’이란 사인이 무척 잘 어울리는 이곳은 혼자 가도 친구(주로 사장님)를 사귀어 나올 수 있는 정다운 주점이다. 조용한 골목 모퉁이에 있어서 그냥 집에 가기 싫을 때, 혼자 술잔을 기울이기 좋다. 주점 안쪽 방에서는 매달 한 번씩 소규모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원래 이곳은 채소나 특산물을 팔던 괴산군 잡곡직판장이었는데 퓨전 선술집, ‘호랑이’로 바뀌었다. 그 스웨그를 이어가기 위해 옛날 밥상이나 주전자 같은 소품을 적극 활용했다. 사계절 내내 오키나와 어묵탕에 맥주가 생각날 때 들르는 곳이다.
조성재 포토그래퍼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성지3길 23
문의 02-2267-0942
15 한남동 GMU의 테라스에서 고요한 맥주 타임
사무실이 위치한 한남 오거리 일대는 요즘 그야말로 ‘힙’의 각축장이다. 온갖 카페와 핫한 식당이 경쟁하듯 들어선 동네가 됐다. 서울에서 제일 맛있는 빵을 판다는 빵집도, 줄 서지 않고는 입장할 수 없을 만큼 인기인 태국식 쌀국숫집도 이 지역에 있지만, 정말 마음 탁 놓고 맥주 한잔할 만한 조용한 공간은 없다는 게 늘 아쉬웠다. GMU는 소란한 한남 오거리에 등장한, 요즘 내가 가장 사랑하는 맥주 스폿이다. 사실 이곳은 옷을 파는 패션 편집숍이다. 얼마 전 테라스 공간을 카페로 만들며 고소한 커피를 팔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독일의 크래프트 맥주인 앤드 유니언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요즘 초록으로 둘러싸인 이곳 테라스에서 얼음을 가득 채운 잔에 앤드 유니언 한잔 들이켜는 맛에 산다.
양정훈 웹 디자이너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20길 21-13
문의 02-749-1821
16 원하는 맥주를 원하는 만큼만 마시고 싶다면, 광화문 탭 퍼블릭
맛있는 맥주를 좋아하지만 알코올엔 약하다. 어디 가서든 맥주 두어 잔 이상 마시기 힘들던 내가 발견한 오아시스. 탭 퍼블릭은 60여 가지의 국내외 크래프트 맥주와 일반 제조 맥주 중 원하는 것을 직접 선택해 10mL 단위로 자유롭게 맥주를 따라 마실 수 있는 탭 비어 하우스다. 단 한 모금만 마실 수도 있다. 맥주 탭에는 브랜드, 맥주의 종류, 맛의 특징, 도수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LCD 화면이 마련되어 있다. 펍에 입장할 때 모두에게 나눠주는 팔찌를 원하는 맥주의 LCD 화면 하단부에 탭한 뒤 레버를 당겨 원하는 만큼 따르면 바로 신선한 맥주를 즐길 수 있다. 맥주잔도 역시 원하는 타입으로 고를 수 있다. 가격은 10mL당 1백원대에서 5백원대 정도.
김현성 바오27 오너 셰프
주소 서울시 종로구 종로 33 그랑서울 지하 1층
문의 02-2158-7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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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신설동 항방양육관은 청량한 맥주를 부른다
신설동 항방양육관에서 자주 맥주를 마신다. 항방양육관은 양꼬치 좀 먹어봤다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잘 알려진 체인점. 각 지역에 위치한 여러 지점을 가봤지만, 신설동점의 솜씨가 단연 최고다. 아예 다른 식당으로 느껴질 정도. 이유는 주방장을 맡고 계신 이모님의 요리 실력 덕분이다. 이곳은 양꼬치, 양등심갈비 같은 고기 메뉴뿐만 아니라 꿔바로우, 경장육슬, 어향육슬, 향라닭날개 같은 요리도 굉장히 맛있게 낸다. 특히 생강 향이 은은하게 풍기고, ‘부먹’임에도 절대 눅눅해지지 않는 꿔바로우는 내가 데려간 모든 사람들이 ‘인생 꿔바로우’라며 엄지를 치켜세울 정도였다. 너무 자주 가다 보니 고기를 손질하는 모습도 여러 번 봤는데, 고기의 질도 다른 곳과 차원이 다르다. 모든 메뉴가 칭따오, 하얼빈처럼 깔끔하고 청량감 있는 맥주와 기막히게 잘 어울린다.
김창규 스타일리스트
주소 서울시 동대문구 난계로30길 24
문의 02-2233-8802 -
18 맥주 생각 날 땐 광화문 퓨어아레나
퓨어아레나는 집 앞 길목에 있는 카페다. 점심시간에는 광화문 직장인들로 바글거리고, 오후에는 미팅하는 사람들로 복닥거린다. 저녁에는 식사하는 사람이 있고,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도 드문드문 있다. 나는 특별한 시간에 맞춰 가는 편은 아니다. 퇴근길 맥주가 생각나거나, 혼자 있고 싶을 때 무작정 들어간다. 저녁을 안 먹은 날에는 치킨크림파스타를 시켜 먹고, 배가 부른 날에는 맥주만 주문한다. 대강, 긍정신, 흥맥주 등을 즐겨 마신다. 수제 맥주 브랜드 더부스의 아기자기한 전용 잔에 따라 마시면 꽤 귀여운 분위기가 연출된다. 천장에 프로젝터를 설치해 벽면에 영화를 상영하기도 하는데, 혼술하며 감상하면 이보다 여유로울 수 없다. 일과를 잘 마무리한 나에게 주는 작은 보상 같은 곳이다.
이진희 TV조선 기상 캐스터
주소 서울시 종로구 경희궁길 14
문의 02-3210-9787
19 역삼동 에독코에서 고독하게 ‘혼맥’
자그마한 이자카야 에독코는 <고독한 미식가-도쿄 편> 기분을 내기에 적격이다. 도쿄 토박이라는 뜻의 가게 이름처럼, 도쿄에서 온 오너 셰프 야마자키 츠요시가 사부작사부작 요리를 내온다. 혼자 바에 앉아서 단숨에 들이켜면 머리가 깨질 것처럼 시원한 아사히 생맥주와 함께 꼬치 요리를 먹는다. 안주도 양이 1인분이라 나 같은 혼술족에게 참 반가운 곳이다. 무엇보다 맛이 있다. 조미료 맛은 찾아볼 수 없고, 담백하게 재료의 맛을 잘 살려서 맥주가 술술 넘어간다. 아직 한국어가 서툰 오너 셰프는 일본어를 주로 사용하는데, 알바생과 일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내가 도쿄의 어느 선술집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 베이컨을 돌돌 만 토마토 한 입, 맥주 한 모금. 이 정도면 내가 바로 역삼동 고독한 미식가다.
김주환 영화감독
주소 서울시 강남구 역삼로 129
문의 070-7750-6808
20 을지로 펄프 서울에서 수상한 음악과 함께 맥주 한잔
퇴근 후 사람으로 빼곡한 을지로의 만선호프나, 골뱅이 골목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날 펄프 서울을 찾게 된다. 누군가에겐 뻔한 을지로 술집일 수 있지만, 무심하게 돌아가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나 신경의학 책, 지류함으로 만든 테이블이 주인을 궁금하게 만든다. 주인이 매일 ‘디깅’ 해서 트는 음악을 들으며 여유로이 맥주를 마시다 보면 오늘도 역시 퇴근하고 술 마시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백서연 마케터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20길 16
문의 @pulp_seoul(인스타그램)
21 맥주 노가리 조합은 양재동 플러스 에이블에서 완성된다
이따금 양재천을 따라 걷는다. 힘들면 양재 시민의 숲 벤치에서 한숨 돌리고, 목이 마르면 플러스 에이블에서 맥주 한 잔과 촉촉 노가리를 주문한다. 플러스 에이블은 다양한 수제 맥주와 수입 맥주가 즐비해서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골라 마실 수 있다. 하지만 안주는 촉촉 노가리만 고집한다. 말라비틀어진 노가리가 아니라 수분이 담긴 토실토실한 노가리다. 김에 싸 먹으라고 김과 함께 나온다. 촉촉 노가리는 그냥 씹으면 불 맛이 나고, 청양고추가 들어간 간장 소스에 찍으면 톡 쏘는 맛이 느껴진다. 맥주 안주로 이만한 게 없다.
기성율 포토그래퍼
주소 서울시 서초구 강남대로18길 24-14
문의 02-577-4486
BEER & CHEESE
잘 맞는 치즈를 곁들이면, 완전히 다른 차원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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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미국식 밀 맥주 + 셰브르 치즈
시트러스한 풍미의 맥주와 염소 치즈의 떫은맛은 의외로 서로 스며들 듯 잘 어우러진다. 개성적인 두 가지 맛이 만나 맛을 상호 보완해준다. 맥주의 과일 풍미가 셰브르에 숨어 있던 단맛까지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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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영국식 IPA + 체다 치즈
체다 치즈의 단단한 질감과 응축된 강렬한 맛은 쌉싸래하게 여운을 남기는 영국식 IPA와 잘 어울린다. 서로 대비되는 맛이 어우러져 각자의 매력이 극대화되는 조합.
24 팜하우스 에일 + 브리 치즈
브리 치즈는 묵은 풍미로 입맛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벨지안 스타일로 만든 팜하우스 에일의 향긋한 산미가 어우러지면 아주 부드럽고 고소한, 의외의 맛들이 입안을 간질인다.
BEER & GAME
플레이에 흥을 더하는 맥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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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갓 오브 워 4> + 칼스버그
<갓 오브 워 4>의 배경은 바이킹 시대 북유럽이다. 전작에서 그리스 로마 신들을 물리친 대머리 주인공 크레토스가 이번에는 미드가르드에서 아스가르드의 신들과 마주했다. 그래픽은 정교하고 화려한 편. 타격감이 향상되어 도끼 휘두르는 즐거움이 포인트다. 여전히 잔인하며 강력한 크레토스의 활약을 함께할 맥주는 칼스버그다. 바이킹의 고향 덴마크산 맥주로 마시면 발할라가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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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토탈 워 사가: 브리타니아의 왕좌> + 홉고블린 골드
배경은 9세기 말 브리튼으로 바이킹과 앵글로색슨족의 대결을 현실감 있게 그린다. 전략과 전술, 병기 운용 등 섬세한 전투 조작이 특징이며, 완성도 높은 연출과 생생한 물리 엔진도 매력적이다. 전투 사이사이 목을 축일 맥주는 영국의 홉고블린 골드다. 여섯 가지 홉이 어우러진 골든 에일이다. 브리튼 귀신인 고블린이 새겨진 라벨 덕분에 게임 속 아이템처럼 느껴진다.
BEER & CIGARETTE
맥주와 궁합 맞는 전자담배 페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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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스타우트 + 글로 시리즈 2 + 네오 부스트+
스타우트는 맥아가 강조되어 맛이 진하고 커피나 초콜릿 향미가 난다. 글로 시리즈 2의 네오 부스트+는 멘톨이다. 스타우트 맛이 너무 무겁게 느껴질 때 캡슐을 터뜨리면 입안이 깔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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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페일 에일 + 아이코스 + 히츠 퍼플 라벨
상온에서 느긋하게 마시는 맥주다. 첫 모금을 넘기면 페일 몰트의 씁쓸한 향이 입안에서 감돈다. 이 순간 히츠 퍼플 라벨을 들이마시면 상쾌한 블루베리 향이 페일 에일의 쓴맛을 잠시 동안 억누른다.
29 페일 라거 + 릴플러스 + 핏 스파키
스텔라 아르투아는 땀을 흠뻑 흘리면 생각나는 청량한 페일 라거다. 핏 스파키는 입안이 깔끔해지는 상큼한 과일향이다. 페일 라거와 청량한 핏 스파키는 더위를 날리는 완벽한 조합이다.
HOTEL & BEER
오로지 호텔에서만 마실 수 있는 크래프트 맥주들.
30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스피크이지 바 ‘찰스H’에서 마시는 Le75
호텔 업계 최초로 칵테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맥주다. 맥파이 브루어리와 협업해 제주 양조장에서 만든다. 샴페인 효모를 넣어 색다른 느낌의 탄산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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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서울신라호텔의 ‘더 라이브러리’에서 마시는 골든 에일 S
신라호텔의 소믈리에와 식음료 담당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안한 골든 에일. 맥주 맛을 결정하는 발효 공법에 집중했다. 필스너 몰트와 아로마가 풍부한 태평양 북서부 연안의 홉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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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의 해비치 위트 비어
아크 비어와 함께 만들었다. 유럽산 노블 홉을 사용한 밀 맥주다. 독특한 향신료를 적절한 비율로 첨가해 독특한 감칠맛과 풍부한 향을 느낄 수 있다. 맥주 자체로만 즐겨도 충분히 맛있고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BEER & NETFLIX
넷플릭스를 켜놓고 제일 먼저 찾게 되는 건 뭐다? 맥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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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굿윈네 집으로 오세요> + 빈땅
기븐은 서퍼인 엄마와 아빠를 따라 여행 중이다. 길에서 만난 원주민과 친구가 되고, 자연 속에서 하나가 된다. 이들의 서핑 트립 겸 가족 여행을 보고 있자면 발리의 시원한 바다가 생각난다. 발리 하면 또 빈땅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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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 속초 IPA
넷플릭스를 잘 뒤져보면 홍상수 감독의 작품도 꽤 있다. 그의 영화를 보다 보면 술이 당기는데, 반드시 강원도 속초쯤 가서 김 서린 창밖으로 바다를 보며 마셔야 할 것 같다.
나만의 맥주를 찾아서
‘4캔에 만원’ 하는 편의점 맥주와 권태기에 빠졌다면. 작은 보틀 숍 선반에 놓인 색다른 맥주들 사이에서 나만의 맥주 취향을 발견해보는 것은 어떨까?
Words 강예솔(프리랜스 에디터)
35 무슨 맥주든 물어보세요, 크래프트브로스
크래프트브로스는 다양한 수입 크래프트 맥주와 자체 생산 맥주를 선보이는 탭하우스, 1백80여 종의 맥주를 소개하는 숍이 함께 있는 가게다. 어떤 취향이든 만족시킬 맥주들이 다종다양하게 있기에 ‘취향에 맞는 맥줏집’ 운운하는 까다로운 친구와도, ‘맥주가 다 거기서 거기지’라고 말하는 친구와도 함께하기 좋다. 크래프트브로스에서는 다양한 맥주 종류에 관한 취향은 물론 마시는 방법에 관한 기호까지도 마음껏 드러내며 맥주를 즐길 수 있다. 내부에는 병 맥주를 구매하는 보틀 숍과 드래프트 맥주를 즐기는 맥주 바가 모두 있는데 심지어 이 가게의 맞은편에 위치한 ‘페어링 바이 크래프트브로스’에서는 맥주에 어울리는 음식과 맥주를 섬세하게 페어링한 메뉴들을 맛볼 수도 있다. “같은 맥주라도 즐기는 방식에 따라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거든요.” 생각보다 넓고 깊은 맥주의 세계에 빠지고 싶다면, 크래프트브로스가 답이다.
주소 서울시 서초구 사평대로22길 18
문의 02-537-7451
36 성북동의 성북동 바틀샵
성북동 바틀샵은 직관적인 이름 그대로 다양한 맥주를 소개하는 작은 공간이다. “다양한 맥주의 맛과 향에 눈을 뜬 이후부터 새로운 것이라면 가리지 않고 사다 보니 금전적으로 부담이 되더라고요. 이곳은 제가 맥주를 저렴하게 마시고 싶어서 열었어요.” 그래서인지 성북동 바틀샵의 맥주는 소문난 ‘맥덕’인 주인이 좋아하거나 궁금한 맥주를 구비했다. 일단 이곳에 입고되는 모든 맥주는 가장 먼저 주인의 시음을 거친 후, 테이스팅 노트가 쓰이는 과정을 거친다. 덕분에 자신의 취향에 관한 한 2가지 힌트만 제시해도 쉽게 마음에 드는 맥주를 찾을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14길 10 1층
문의 010-9106-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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