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워치는 스마트 워치와 기계식 시계에서 놓칠 수 없는 부분들만 콕 집어 담았다. 물론 기존에 온전한 스마트 워치를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하이브리드 워치가 싱거울 수도 있다. 손가락으로 터치를 하는 맛도, 손목 위에서 즉각적으로 일처리를 하는 장면도 없다. 대신 평소에 기계식 시계를 착용하는데 스마트 워치의 몇 가지 요긴한 기능이 탐났거나, 장난감 같은 스마트 워치가 낯간지러운 이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제3의 존재다. 하이브리드 워치 중에서 스위스 워치메이킹에 온전히 뿌리를 둔 시계는 프레드릭 콘스탄트의 하이브리드 매뉴팩처가 유일무이하다. 시계의 첫인상은 디지털 스크린과 차가운 전자기기 느낌은 찾아볼 수 없고, 전통적인 아날로그 감성만 남아 있다. 사실 디자인적인 부분은 예상 가능한 범위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부 구동 방식은 왜 ‘하이브리드’인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무브먼트는 FC-750 하이브리드 매뉴팩처 칼리버로 42시간 파워 리저브가 가능한 기계식과 전자식을 하나로 합쳤다. 두 부품은 상극인 자성을 띠기 마련인데 브랜드의 특허 기술인 안티-마그네틱 케이스를 사용해 자기장의 영향을 받지 않아 이를 하나로 묶을 수 있었다.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브랜드의 매뉴팩처에서 직접 개발, 생산, 조립 등 전 과정을 거쳐 만들었으니 충분히 자부할 만하다.
애플리케이션 ‘MMT-365’를 다운로드해 본격적으로 기능을 살펴보자. 걸음 수에 따른 활동 추적, 잠의 패턴을 확인하는 수면 모드, 세컨드 타임 존을 설정할 수 있는 월드 타이머 기능 등 재주를 두루 갖췄다. 이 중 유독 탐이 나는 건 수면 모드다. 시계를 머리맡에 두기만 해도 작동하는 이 모드는 내장된 모션 센서가 숙면과 선잠을 구분하여 최적화된 기상 시간을 제시하고 수면 주기에 대한 코칭을 해준다. 기존의 스마트 워치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시계 분석 기능은 어떨까. 시계는 자체적으로 무브먼트의 상태를 진단한다. 매일 오전 4시에 자동으로 무브먼트의 속도, 진폭, 비트 에러를 분석해 화면에 그래프와 숫자로 표시하고 이상이 없을 경우 녹색, 그 반대의 경우에는 빨간색으로 경고한다. 단연 하이브리드 워치이기에 가능한 기능이다. 단번에 무브먼트의 상태를 알 수 있기 때문에 기계식 시계 마니아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두 가지 심장을 융합한, 에너지 소모가 많은 특별한 무브먼트인 만큼 충전 방식도 눈을 번쩍 뜨이게 한다. 함께 제공하는 충전 박스의 거치대에 시계를 고정하면 크라운 위 단자를 통해 전자식 무브먼트를 충전하고, 박스 뒤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거치대가 회전하며 와인딩을 해준다. 세심하게도 충전기는 박스와 분리가 가능하다. 분리한 거치대에 USB 케이블을 연결하면 어디서든 충전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워치는 사전 설명 없이 외관만 두고 본다면 영락없는 기계식 시계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연동하면 이내 본모습을 드러낸다. 그렇다고 스마트 워치와 비교하는 것은 다소 유치하다. 하이브리드 매뉴팩처는 기계식 시계의 미래도, 스마트 워치의 미래도 아닌 앞으로 주목해야 할 독립적인 제3의 시계다.
APPLICATION
안드로이드와 iOS 모두 호환이 가능하다.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동하면 화면 속의 기능들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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