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el 박성진 / Artist 김세동
무엇에 가장 집중하고 있나?
박성진(이하 ‘박’) 블랙넛이랑 함께하는 앨범 준비에 시간을 쏟고 있다. 둘이 하는 프로젝트 앨범이다. 1년을 쏟았다. 이제 모델 활동은 금전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 모델로서 커리어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일, 둘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것만 한다. 내 생각이 들어간 화보라든지, 그런 걸 원한다. 음악에 더 집중하고 있다. 음악은 하면 할수록 인정받는다. 처음에 음악 한다고 했을 때 색안경 끼고, 아예 등 돌리던 사람들이 점차 나를 쳐다보는 것에 성취감을 느낀다. 모델로선 그냥 얼굴, 겉모습뿐이었다. 벙어리 같아서 답답하단 생각을 했다. 이젠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김세동(이하 ‘김’) 난 부산 아트 페어를 준비하고 있고, 패션 브랜드와 함께하는 전시를 곧 연다. 또 가로수길 배스킨라빈스 매장 전체 작업을 했는데 그것도 막바지. 이번 달 말에 여행을 갈 거고, 그날만 기다리면서 나머지 일들을 마무리하고 있다.
과거를 떠올려봤을 때 후회되는 일이 있나?
박 난 후회 같은 거 하지 않는다. 항상 굉장히 신중하게 고민하고 후회를 덜 할 것을 선택한다.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난 다시 돌아가더라도 똑같이 살 건데,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학교를 더 빨리 그만두지 않은 것. 틀에 박힌 교육 때문에 사고가 더 확장되지 않는 것 같다. 가끔 생각이 막히고 답답할 때 변명의 수단으로 탓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단 한 가지 후회라면 그것.
김 나도 비슷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 미술을 했다. 그래서 미술이 너무 싫어졌다. 외국에 갔더니, 처음에 문화를 탐색한 후에 그걸 그림으로 그린다. 너무 상반된 방식. 두 가지 교육을 모두 겪어본 덕에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는 여지도 생겼지만, 아무튼 한국 시스템에 대해선 반감이 있다. 어떤 인터뷰를 봤는데, 현시대에 예술가의 역할은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작품을 통해 자신의 다양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그런데 기본적으로 틀에 박힌 입시 미술을 했다면 다 똑같을 거 아닌가.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뭔가?
김 고민보다는 생각. 고민은 잘 안 하는 편이다. 작업을 어떻게 풀지 생각하고, 정하고, 무엇을 이야기할지 구상하는 것. 엄청 크고 좋은 작업실을 갖고 싶다는 생각.
그런 작업실을 상상하며 작업한다. 또 항상 새로운 것을 하려고 한다. 한곳에 머물기보다 연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거. 미쉐린도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박 난 평생 해온 고민이 있다. ‘난 왜 사람들과 융화되지 못하는가.’ 왜 그런가 생각해봤는데, 상대의 단점을 너무 빨리 찾아낸다. 그 때문에 상대와 못 친해진다. 내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 건 결코 아니고. 장점부터 보고 싶은데 잘 안 된다. 어렵다. 왜 이렇게 나는 꼬장꼬장하고 까탈스러운지. 생각보다 안 깐깐한데. 사람들은 날 잘 모르니까, 그렇게 생각할 거다. 사람들과 나 사이의 유리벽을 깨고 싶다. 웃기려고 쓴 가사가 있는데, 내가 까탈스러우니까 웃으면 안 되는 줄 알고 막 웃음을 참는다. 하, 그러면 정말 유리벽을 깨부수고 싶다. 또 제한 없는 음악을 하고 싶다. 영화든 그림이든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 대해 경계 없이 얘기하는데 의외로 음악은 제한적이다. 트랙 위에서 연기를 하는 건데. 혹여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제한 없이 음악 하며 살고 싶다. 누구에게도 문제가 되지 않는 노래만 만드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건 그냥 소리일 뿐이다. 난 사람들이 진짜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할 거다.
DJ 플라스틱 키드 / DJ 킹맥
요즘 무엇에 가장 집중하고 있나?
킹맥 오디오와 비주얼을 만드는 라이브 형태의 공연 서울투인피니티(Seoultoinfinity)를 시작했다. 며칠 전에 첫 공연을 마쳤고, 그 자리에 플라스틱 키드, 360 사운즈, 솔스케이프, 메이크원 등 친구들이 함께했다. 내가 봤을 때 ‘서울 최강 라인업’이다. 내가 가는 길이 틀린 길이 아니고, 바른 길임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완전 집중했던 공연이다.
플라스틱 키드(이하 ‘플키’) 최근에 이사해서 작업실 짐 정리하느라 정신없었다. 에잇볼타운(8balltown)이라는 크루를 맡아서 함께 활동하고 있다. 앨범도 준비하고, 새로운 곡 작업도 계획 중이다.
인생의 빅피처가 있다면?
플키 글쎄, 내가 좋아하는 일, 나이가 들더라도 분야에 상관없이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하는 게 빅피처다. 분명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겠지. 그땐 내가 어떤 일을 좋아하고 있을지도 궁금하고. 몇 년 후의 모습을 그려보곤 하지만, 선명한 장면을 정해놓고 맞춰가는 타입은 아니다.
킹맥 난 먼 미래는 모르겠는데, 해마다 목표는 항상 있었다. 지금은 그것보다는 우선 서울투인피니티라는 거창한 이름처럼, 서울엔 재능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소위 말하는 셀러브리티는 단순히 재능으로 유명해지기보다, 잘 갖춰진 체계나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내가 할 수 있는 영역 안에서 그런 균형을 맞추는 일을 하고 싶다. 인생 목표라면, 사람들에게 예시가 될 수 있는 대상이 되었으면 한다. 내가 맞다는 게 아니라, ‘쟤도 저러는데’ 하며 나를 기준 삼아 각자 자신들의 행복을 깨닫기를 바란다.
두 사람은 음지에 있던 신을 대중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킹맥 360 사운즈는 특유의 음악 스타일이 있고, DJ뿐만 아니라 포토그래퍼, 비디오그래퍼, MC 등으로 구성되어 다방면으로 서브컬처를 알리고 제공해준 발판이 되었다. 주목받으려고 한 것도 아니었다. 아마 형들이 없었으면 난장판이었을 거다. 진심으로.
플키 난 지금 상황이 좋아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이쪽이 다른 곳보다 스포트라이트를 조금 더 받고 있는 거지. 금방 또 없어질 거고. 어렸을 때 그냥 이쪽으로 방황했던 거다. 방황하고 싶은데 나빠지긴 싫었고, 음악은 좋아하고. 열심히 음악을 들려주고 했더니,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지나 있었고, 킹맥 같은 동생도 생기고, 참 자연스럽게 흘러왔다. 한국에선 형동생 문화 때문에 보이지 않는 위계질서가 있다. 그것 때문에 발전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했다.
킹맥 그런 위계질서를 무너뜨린 사람이 플키 형이다. 처음 만나자마자 반말하라고 했다.
플키 딱 봐도 에너지가 있는데, 그런 쓸데없는 것 때문에 어두워지는 게 싫었다. 나도 그랬었고.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플키 DJ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으로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직업과 취미의 경계선이 모호한 장르라서. 소신 있게 자기 자신을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다. 물론, 처음엔 롤모델을 찾고 따라 할 사람도 있어야겠지만, 그보다 자기만의 유니크한 스타일을 만들어야 한다.
킹맥 난 형이랑 접근법이 조금 달랐다. 생각 없이 시작했고, 춤추고 노는 걸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왔다. 할 줄 아는 거랑 남들이 잘한다고 한 것이 같았다. 아무튼 형 이야기를 들으니 저 말이 맞는 것 같다. DJ는 자기만의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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