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FASHION MORE+

올해의 B컷

아래 사진들은 지면에서 아쉽게 탈락했지만 다시 꺼내 보게 되는 B컷이다. 다시 들여다 본 사진에는 그때의 기억들이 고스란하다.

UpdatedOn December 27, 2017

 

 1  Moonlight | 5월호
오랜만에 이 사진을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두서없이 섞인다. 이걸 촬영한 때가 4월이었구나. 그날의 로케이션 장소는 경리단의 반짝이는 빛을 한가득 품은 작은 옥탑방이었다. 모델 박재근은 만나자마자 내게 컵을 선물해줬다. 길 가다가 (내 강아지 금자가) 생각나서 사두었다고 했다. 내가 참 좋아하는 사진가 레스의 사진은 그날따라 유난히 반짝였다. 사실 우린 촬영 시작 전부터 경리단을 바라보며 옥상에 널브러져 피자와 맥주를 먹었다. 이 사진이 새삼 가깝게 느껴진다. 남들은 모르는 나만 아는 사연이 이 안에 가득 들어 있다. Editor 최태경

 2  그 누구도 아닌 김주혁 | 3월호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부고였다. 멍했다. 토할 것 같았다. 슬프다는 감정은 3일 후쯤, 조문을 마치고 와서야 밀려왔다. 너무 아까운 사람을, 말도 안 되게 잃었다는 생각. 아니 그보다, 왜 나는 하필 그에게 그 추운 날 야외 촬영을 하자고 했을까 하는 생각. 촬영을 마치기에 바빠 그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지 못했다는 생각. 촬영 콘셉트고 뭐고, 그때 좀 따뜻한 곳에서 즐겁게 웃으면서 촬영할걸. 그렇게 좋기만 한 순간을 만들걸. 그런 생각. 올해의 B컷으로 이걸 골라도 좋은가, 한참 고민했다. 그렇지만 오래도록 기억했으면 해서. 그는 이렇게 장난도 잘 치고, 귀엽고, 멋들어진 남자였다는 걸. Editor 이경진

 3  그밤의 강릉에서 춤을 | 8월호
이 친구는 채진이다. 레이샤라고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온다. 그녀가 뭐하는 사람인지 알려면 유튜브에서 찾으면 된다. 하지만 그녀가 웃을 때 코를 찡긋한다는 것과 말할 때 눈을 동그랗게 뜬다는 것. 영상보다 훨씬 가녀린 사람이라는 것은 검색해도 모른다. 지난여름 강릉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비 내리는 밤에 찍었는데 채진이는 처음 화보를 찍는다며 무척 들떠 있었다. 어찌나 귀여운 소녀였는지. 이 사진을 보면 조금은 알 수 있을 것이다. Editor 조진혁

 

 

 4  Modern Family | 3월호
창간 기념호였다. 실제 쌍둥이들을 찍는 화보에서 이 형제를 가장 어렵게 섭외했다. 처음엔 일반적인 일란성 쌍둥이에 비해 체격 차이가 너무 나서 놀랐다. 결과적으로는 비슷한 듯 다른 분위기가 더 좋았지만…. 그 묘한 느낌을 살리고 싶어 책에는 얼굴 클로즈업 사진을 실었다. 이 컷은 악동 형제의 전신 버전이다. 전문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표정과 저 다리 각도는 다시 봐도 매력적이다. Editor 이광훈

 5  New Hair | 9월호
고백하건대, 나는 사진가 레스와 촬영할 때 정신을 ‘바짝’ 차리려고 노력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디어 충만한 사진가와, 그런 사진가에게 무척이나 관대한 에디터가 만나면 자칫, 굉장히 난해한 화보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 물론 앞서 이야기한 점이 레스의 최고 장점이기도 하다. 9월호에 실린 ‘New Hair’ 화보는 남자가 도전하기에 다소 전위적일 수 있는 헤어스타일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날라리 같은 표정은 뺐다. 너무 과할까 봐. 단지 그 이유다. 사진 위에 빨간 동그라미는 사진가의 A컷이라는 뜻인데, 사실 나도 이 컷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Editor 노지영

 6  진영의 시간 | 10월호
늘 그렇듯 정신없는 하루였다. 이 촬영이 끝나면 또 다른 촬영이 이어졌다. 안 그래도 급한 성격은 일을 하면서 더 급하게 단련됐다. 여느 날처럼 ‘빨리’를 되뇌던 그날, 갓세븐 진영을 만났다. 자기만의 속도로 천천히 걷는 청년을 보니 조급증이 조금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다. 쏟아지는 가을 햇살 아래, 이런 표정을 짓고 이렇게 움직이는 그를 보고 있자니 더욱 그랬다. Editor 서동현

 7  Summer Boys | 6월호
에스팀의 모델 3인과 파리에 갔다. 봄이었지만 한여름 같은 화보를 찍고 싶어서 파리 외곽 에트르타 해변까지 나갔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물은 얼음처럼 차고, 옷은 지나치게 얇아서 모델들에게 특히 미안했다. 하지만 이들은 젊고, 밝고, 빛났다. 웃고 장난치고 떠들던 장면들이 스친다. 힘들어도 즐거웠다. 지난 9월 상상도 못했던 사건이 벌어졌고, 허망하게 이 중 한 청춘이 졌다. 이때의 사진들이 남아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모델 이의수를 잊지 않을 것이다. 언제까지고. Editor 안주현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GUEST EDITOR 이상
PHOTOGRAPHY 이수강

2017년 12월호

MOST POPULAR

  • 1
    Strong Impression
  • 2
    IN THE ROOM
  • 3
    BLOOM
  • 4
    From NOW ON
  • 5
    암호명 222

RELATED STORIES

  • FASHION

    Welcome BACK

    다시 봄, 보테가 베네타를 입은 김재원의 고유하고 분명한 태도.

  • FASHION

    Groundbreaker

    색다른 시선으로 남다른 노선을 걷고 있는 세 브랜드 창립자와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 FASHION

    WITH MY BUDDY

    그린 필드 위 디올 맨의 프레피 골퍼들.

  • FASHION

    SKIN DEFENDER

    날씨 변화가 심한 봄철, 피부를 든든하게 지켜줄, 다채로운 제형의 스킨케어 제품들.

  • FASHION

    WEEKDAYS

    어떤 일상 속에 비친 주얼리.

ARENA FILM MORE+

MORE FROM ARENA

  • AGENDA

    빨래하는 날

    매번 세탁소에 가지 않아도 좋다. 특별한 소재도 집에서 충분하다.

  • LIFE

    완벽한 밤

    허기지고 외로운 밤엔 이런 바를 찾는다.

  • LIFE

    위스키 활용법

    하이볼로 제조되고 다이닝과 매치되는 다양한 위스키 활용법.

  • INTERVIEW

    바람을 가르는 민희

    민희는 크래비티의 존재를 더 큰 세상에 알리고 싶은 마음으로 돌진한다.

  • FASHION

    시간 여행자의 시계

    손목 위에서 슬림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아쏘 르 땅 보야쥬는 세상의 연결 고리 같은 시계다. 시간과 시간 사이를 넘나들며 고급 시계 컴플리케이션을 에르메스의 표현 방식으로 풀어냈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