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린 | 19세
한 달 뒤 성인이 됩니다. 그래서 책임감에 대해 생각해요. 아니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을 채워요. 어른이 되면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 아직 모르겠어요. 미래에 대한 막연한 걱정이죠. 언니들이 열아홉과 스무 살은 책임감이 다르다고 하는데 저도 조금은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아요. 저 혼자 해야 되는 일이 많아졌어요. 그래도 우선 성인이 되면 언니들과 밤새 놀 거예요. 스무 살이 되면 함께 술 마시기로 약속했거든요. 한 번도 술을 안 마셔봤어요. 정말이에요. 그리고 운전면허도 취득할 거예요. 운전하고 싶어요. 바람을 맞으며 노래를 들으면서 드라이브하는 제 모습을 상상해요. 기왕이면 제주도 해안 도로를 달려 큰 펜션에서 언니들과 함께 놀 수 있다면 더 좋겠죠. 막연한 바람이었는데, 이제는 한 달 남았어요.
승희의 하얀색 러플 블라우스는 럭키슈에뜨, 보드라운 흰색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승희 | 22세
컴백에 대한 고민으로 잠 못 이뤄요. 마음이 싱숭생숭해요. 팬들은 기다려주지 않으니까요. 혹시 기다리다 지쳐서 떠나가면 어쩌지? 그런 걱정을 해요. 시간은 계속 가고 벌써 11월이 지나가요. 곧 있으면 연말 무대가 시작될 거예요. 저희는 더 많이 활동하고 싶어요. 많은 나라에도 가고 싶고요. K-팝 스타들이 순회하는 나라는 전부 다 가고 싶어요. 해외 팬들을 만나고 그들의 함성과 박수 소리를 듣고 싶어요. 해외에서 우리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저희를 보여주고 싶어요. 그런 생각으로 밤을 지새워요. 저를 자극하는 것은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에요. 도전에는 시기와 정도가 상관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저도 포기하지 않고 고군분투하려 해요.
비니가 입은 미색의 러플 원피스는 버드 by 쥬시 꾸뛰르, 귀고리는 겟미블링, 반지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비니 | 21세
한 주제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편은 아니에요. 다 잘될 것이라 생각하죠. 그런데 요즘은 진로에 대한 고민이 생겼어요. 노래가 좋아서 가수를 택했는데, 자신감만 있었다고 할까요? 제가 노래를 정말 잘하는 줄 알았어요.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나중에는 가창력이 뛰어난 보컬이 될 줄 알았죠. 하지만 노래를 배울수록 고민이 커져요. 한 분야를 깊이 파다 보면 미세한 부분이 보이잖아요. 요즘 그래요. 선생님은 타고난 보컬과 노력하는 보컬이 있다고 하셨어요. 저는 타고난 보컬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노력을 많이 하는 편도 못 돼요. 제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저보다 더 노력하는 분들이 있을 테니까요. 그러니 시간이 지나도 부족하다고 느낄 거예요. 꿈이 고민이 되었어요.
미미가 입은 하얀색 프릴이 달린 매끄러운 소재의 원피스는 마가린핑거스 제품.
미미 | 23세
모든 환경에 익숙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익숙해지면 소중한 것이나 불편한 것들을 어떻게 느꼈었는지 잊게 되니까요. 제가 처한 환경과 사람들에 익숙해지는 게 무섭다는 것은 아니에요. 그런 뜻은 아닙니다. 잊어버리는 제 자신이 싫은 거죠. 제 환경을 돌아보고 소중한 사람이 누구고,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으려 해요. 부족한 것이 있다면 기억하고 개선해야죠. 객관적으로 저를 보려고 해요. 더 큰 시각으로요. 편협한 시각은 사람을 조급하게 만드니까요. 이런 저를 자극하는 것은 책이에요. 사회생활을 하면 자존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데, 독서를 하면서 저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어요. 제 자신과 마주한 느낌이 들어요. 그 느낌이 습관으로 이어졌어요.
효정의 살구색 러플 블라우스는 버드 by 쥬시 꾸뛰르, 물결 모양 치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효정 | 24세
저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어요. 당장 하고 싶은 일만 생각해도 하루가 벅차요. 오늘 하고 싶은 일을 매일 적어요. 노트에는 피아노 연주하기, 노래 만들기 같은 것들이 적혀 있죠. 요즘 음악을 만드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주로 기타와 피아노로 곡을 쓰는데, 어떤 악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곡의 느낌이 달라져요. 이동 중에는 차 안에서 가사를 써요. 써놓은 가사를 읽으면서 어떤 음을 붙이면 좋을지 코드를 만들기도 하죠.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아요. 오마이걸 멤버에 대한 가사를 많이 쓰죠. 물론 제 자신에 대한 가사도 있어요. 지금 이 순간 느끼는 감정에 대해 써요. 곡을 발표하겠다는 것은 아니에요. 그냥 지금의 제 자신을 기록하고 싶어요. 오늘의 저는 내일이면 달라질 테니까요.
유아가 입은 하얀색 프릴 소매의 오프숄더 블라우스는 쿠가 제품.
유아 | 23세
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음, 본질에 대한 생각이죠. 나는 어떤 존재인가? 그런 생각을 해요. 그래서 책을 찾아 읽어요. 하루하루가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생각해서 매일 색다르게 보내려고 노력해요.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기도 해요. 시를 쓰고 작사를 하는 제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쾌활한 외모와 안 어울린다는 말을 해요. 하지만 저도 진지할 때는 진지하답니다. 항상 작은 수첩을 갖고 다녀요. 무언가 떠오르면 수첩에 쓰죠. 저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에요. 언젠가는 예술 활동을 하고 싶어요. 창조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요. 해외에서 공부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것도 좋겠지요.
지호의 케이블 스웨터는 이로, 귀고리는 겟미블링, 검은색 쇼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지호 | 21세
촬영장 오는 길에 단풍을 보고 기분이 좋았어요. 일상의 작은 것들에서 행복을 찾아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답은 정해져 있더군요. 연습생 때 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데뷔한다고 해서 화려한 생활을 하고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항상 좋을 수는 없죠. 가수가 되었다고 곧바로 승승장구할 거란 생각은 안 했어요. 제가 꿈꿔온 일을 하면 된 거죠. 저는 여행을 좋아해요. 지난 연휴에는 전주로 기차 여행을 다녀왔어요. 혼자 갔죠. 일본 여행도 혼자 갔어요. 휴가 때 혼자 여행을 다녀요. 항상요. 저는 또 다른 꿈이 있어요. 스물아홉 살 12월에 한 달 동안 유럽 여행을 한 다음 1월 1일을 홀로 맞는 거예요. 유럽에서 혼자 서른을 맞는 게 제 로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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