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볼보 XC60 D4 AWD
이진우 〈모터트렌드〉 기자
보편타당한 것은 재미없다고 여기는 못된 생각을 가진 자동차 저널리스트.
+ Look 상위 기종인 XC90은 라인이 많지 않다. 점잖은 디자인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정갈하고 단아하면서 우아한 디자인이다. XC60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더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도어와 D필러 아래 등에 볼륨감을 주었다. XC90보다 좀 더 스포티한 맛을 낸다. 그렇다고 너무 젊은 디자인은 아니다. XC90과 차별화하면서 XC60만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간직하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뒷모습에서 글라스 바로 밑 디자인이 그렇다. 단단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차체 비율과 우아함과 다이내믹의 비율을 적절하게 소화했다. ★★★★
+ INSIDE 그레이 톤의 나무 패널은 자동차에서 처음 본다. 이색적이다. 무늬도 독특하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사실 이런 디자인은 자칫 고루한 느낌을 줄 수 있는데 크롬으로 포인트를 주면서 밝은 느낌도 가미했다. 볼보의 시그너처가 된 세로 형태의 9인치 디스플레이도 첨단 느낌을 더한다. 나파 가죽 시트는 부드러워 여러 방향으로 조절되고 몸의 굴곡에 맞게 몸에 착 감긴다. 볼보의 실내 디자인은 언제나 옳다. 그 옳음이 한 단계 더 발전했다. ★★★★★
+ Performance 차체가 월등히 커졌지만 무게는 그대로다. 섀시를 비롯해 각종 소재의 무게를 줄인 덕분이다. 더불어 무게중심도 낮췄다. 이런 노력이 달리기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확실히 XC90보다 경쾌하게 움직인다. 그렇다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양보한 것은 아니다. 바퀴가 노면을 밟고 구르는 느낌이 아주 매끈하고 부드러워 슬며시 미소 짓게 한다. 특히 뒷바퀴가 노면 충격을 잡아내는 솜씨가 여간 아니다. 과속방지턱을 빠르게 넘어도 큰 무리가 없다. 스티어링 감각도 XC90보다는 약간 더 살아난다. 노면 정보가 더 많이 들어온다. 그렇다고 이 차가 주행 감각이 스포티한 건 아니다. 고속으로 올려도 이런 부드러움이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그러면서 안정적이고 편하다. 하지만 고속으로 오르는 과정이 약간 더디다. 일상적으로 쓰기에는 충분하지만 빠른 가속을 종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
+ Attraction 많은 사람이 독일산 SUV에 길들어 있다. 그래서 길바닥에 독일사 SUV가 많다. 그 많음에 대한 저항과 싫증을 느끼는 소비자에게 XC60은 아주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전혀 다른 실내 디자인과 주행 감성으로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비슷한 가격임에도 차체가 더 크다. 전자 장비도 XC60의 장점 중 하나다. 가장 좋았던 게 고속도로에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켜고 달릴 때다. 스스로 가속과 감속을 하고 차선을 따라 조향도 한다. 그 감각이 어색하지 않다. 앞에 차가 끼어들 때도 급정거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한다. 주행 편의성과 안전에 대해서는 무엇 하나 일매지지 않은 게 없다. 가족용 SUV로 이만한 차가 또 있을까 싶다. ★★★★
+ UP 질리지 않는 디자인과 각종 편의 및 안전 장비는 오너에게 큰 충족감을 줄 것이다.
+ DOWN 독일 차에 비해 운전은 여전히 재미없다.
조진혁 〈아레나〉 피처 에디터
작지만 빨라야 하고, 연비는 출중해야 하며, 실내 공간은 넉넉한 차를 선호하는 실용주의자.
+ Look 북유럽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형상을 만들었을까? 기존의 XC60이 오프로드를 거침없이 달리는 상남자 이미지였다면, 새로운 XC60은 우아하고 기품이 넘쳐 동네 사람들 입을 벌리게 만든다. 잘생겨진 이유를 찾자면 넓은 그릴과 날렵함을 덧입은 볼보의 새로운 패밀리 룩 덕분이기도 하고, 기존보다 늘어난 전장과 전폭에 비해 낮아진 전고 때문이기도 하다. 휠베이스는 90mm나 길어져 실내 공간의 여유는 덤. 매력 포인트를 구체적으로 살피면 T자형 헤드램프다. 토르의 망치라고 불리는데, 망치 손잡이가 그릴로 이어지며 입체적으로 변했다. 헤드램프만큼이나 입체적인 리어램프도 잘생겼고, 날렵한 캐릭터 라인과 루프 라인이 스포티함도 배가했다. ★★★★
+ INSIDE 북유럽 디자인은 덜어냄의 미학이다. 필요 없는 치장을 빼고 꼭 필요한 것들만 사용하기 편하게 넣는다. 시간이 지나도 지루하지 않게 디자인하는 게 핵심. 나뭇결이 살아 있는 우드 트림으로 대시보드를 만들었고, 중심에는 9인치 터치스크린을 장착했다. 터치스크린으로 차량의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데, 적응 시간이 필요 없을 정도로 직관적이다. 인체공학적으로 만든 최고급 나파 가죽 시트는 등과 어깨, 엉덩이를 편안하게 받쳐준다. 시트 포지션 버튼 옆의 동그란 버튼을 누르면 마사지 기능이 작동된다. 길어진 휠베이스 덕분에 2열 시트의 무릎 공간이 넉넉하고, 실내 공기 청정 시스템 또한 마련했다. 트렁크는 505리터이고, 뒷좌석을 접으면 1,432리터로 늘어난다. ★★★★
+ Performance 사륜구동이지만 오프로드보다는 온로드에 최적화된 차량이다. 볼보의 최신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을 적용해 2.0리터 4기통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가 출력은 최대 190마력, 토크는 최대 40.8kg·m를 발휘한다.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은 존재하고, 고속 주행 시 풍속음도 있다. 가속이 빠른 것은 아니지만 대신 떨림이 적다. 속도를 높여도 차는 부드럽게 주행한다. 단단한 골격 덕분이다. 속도를 높여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도로의 제한 속도가 달라질 때마다 XC60은 운전자에게 신호를 준다. 주의하라는 뜻이다. 볼보가 이렇게 안전하다. ★★★
+ Attraction 교통사고 사망자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볼보는 안전 기술에 심혈을 기울인다. 추가된 기술 중 주목할 것은 충돌 회피 지원 기능이다. 운전자가 졸음 등으로 차선을 이탈할 때 자동으로 스티어링 휠을 조향해 충돌 위험을 줄인다. 파일럿 어시스트도 있다. 운전대 왼편에 위치한 파일럿 어시스트 버튼을 누르면 XC60이 자동으로 앞차와 좌우 차선을 인식하고 조향한다. 막히는 구간, 회전 구간에서도 사람보다 정교하게 차선을 맞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성능도 정밀하다. 감동스러운 순간은 15개의 바워스&윌킨스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며, ACC와 파일럿 어시스트를 작동시키고 주행할 때다. ★★★★☆
+ UP 정교한 반자율주행 기술과 풍성한 바워스&윌킨스 스피커의 조화.
+ DOWN 풍속음, 엔진음 등 정숙한 차는 아니다.
장진택 〈카미디어〉 기자
포니부터 테슬라까지 하품하며 시승한 ‘무색무취’의 자동차 저널리스트.
+ Look XC60은 북유럽 나무 공예에서 온 디자인이다. 매끄럽게 다듬은 나무 덩어리를 조각도로 슥슥 파낸 형상이다. 앞문과 뒷문 중간을 가로지른 주름이 그것이다. 북유럽은 춥다. 너무 추운 겨울엔 모든 가족이 아담한 곳에 머문다. 심심한 아이를 위해 아빠가 나무를 깎아 장난감을 만들어준 나라다. 이때 매끈한 나무 덩어리에 직접 조각도를 들고 뭔가를 새겨 넣었던 것. XC60을 디자인한 볼보의 한국인 디자이너 이정현은 손으로 나무를 만지는 느낌으로 XC60을 디자인했다고 한다. XC60은 인간 중심의 차다. 앞부분 모서리를 33도 깎아낸 것도 보행자 안전을 위한 볼보의 배려다. ★★★★
+ INSIDE 볼보는 럭셔리나 프리미엄을 거론하지 않는다. 담담하게 잘 만들었다고 말한다. 애써 광을 낸 나무 장식도 없다. 부드러운 가죽과 깨끗한 금속, 건강한 나무로 실내를 만든다. 은은한 자작나무 위에는 광을 내지도 않는다. 나뭇결이 남은 나무를 차에 그대로 집어 넣는다. 인스크립션 모델엔 바워스&윌킨스 스피커가 들어간다. 음질이 참 좋다. 추운 겨울 내내 집에 머물면서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뱅앤올룹슨 등의 좋은 오디오를 만들었던 사람들이다. 예로부터 볼보나 사브 등 북유럽 차들에 선명한 음질의 오디오를 넣었다. 이번에도 음질이 참 선명하다. 가요보다는 재즈나 교향곡 등에 어울리는 세팅이다. ★★★★
+ Performance 이기려고 달리는 게 아니라, 편안하고 여유롭게 달리는 차다. XC60은 이 목적을 적절하게 꿰뚫고 있다. 최대 190마력을 내는 디젤 엔진이지만, 190마력을 모두 토해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최대토크가 낮은 RPM부터 풍족하게 쏟아진다. 낮은 RPM을 잘 다듬어 널뛰는 변속기도 느낌이 좋다. 차체를 견고하게 잘 잡아주지만, 승차감이 좋은 차는 아니다. 판 스프링을 적용한 뒤 서스펜션이 사뭇 딱딱하게 느껴진다. 고급스러운 느낌보다는 뒷좌석 및 트렁크 공간을 시원하게 활용하기 위한 ‘실용적’ 세팅이다. 공간을 덜 차지하는 판 스프링 덕분에 XC60의 트렁크 공간은 바닥까지 넉넉해졌다. 애써 프리미엄해지기보다 ‘실용’을 먼저 챙기는 ‘스칸디나비아적’인 발상이다. ★★★
+ Attraction 실용으로 시작해서 실용으로 끝난다. 물론 ‘저렴한’ 실용이 아니다. ‘담담하게 잘 만든’ 실용이다. 비싼 명품으로 휘감은 부자가 부럽지 않은 실용 정도로 쓸 수 있겠다. 스칸디나비아는 너무 추워서 가족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집 안을 꾸미고, 좋은 음악을 듣고, 아이에게 나무를 깎아 장난감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이런 기반이 레고를 만들었고, 뱅앤올룹슨을 만들었으며,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차, 볼보를 만들어냈다. 볼보는 빨리 달리는 차를 만들지 않는다. 볼보의 목표는 사람을 해치지 않는 차다. 볼보는 2020년까지 볼보 때문에 사람이 죽거나 심하게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결심했다. XC60에 별의별 안전장치가 기본 모델부터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
+ UP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알면 알수록 뿌듯하다. XC60도 참 뿌듯하다.
+ DOWN 뒷좌석은 넉넉하긴 하나, 승차감이 그리 좋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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