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맹민화 + 남산서울타워
출퇴근하며 매일 보는 남산서울타워는 언제 어디에서 보든 전혀 낯설지 않다. 남산서울타워를 낯설게 생각하는 나 자신이 낯설 뿐.
2 차현석 + 평화의 문
시대에 따른 랜드마크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서울 올림픽의 랜드마크인 평화의 문을 사진 기록 방식의 변화라 할 수 있는 흑백 필름, 컬러 필름, 디지털 카메라로 부분 촬영했다. 그 컷들을 모아 하나의 오브제로 만들어 시간의 흐름을 표현했다. 다중 노출한 8개 컷을 2장의 필름에 겹쳐 만든 사진 배경에도 시간의 흐름을 담았다.
3 김재훈 + 63빌딩
나는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현재는 개인 작업으로 건축과 도시 풍경 사진을 촬영한다. 그런 내게 63빌딩은 서울의 얼굴이자, 항상 마음에 두고 있는 피사체다. 며칠 전 이른 아침에 인천공항을 빠져나와 서울로 올라오는 강변북로에서 동이 트는 풍경을 보았다. 63빌딩 또한 태양의 붉은빛을 머금어 평소보다 한층 더 아름답게 빛났다. 서울의 얼굴이 달아오른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4 황예지 + 경복궁
한 번도 이곳을 오랫동안 떠나본 적이 없다. 하지만 그 긴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서울은 내게 낯선 도시다. 흐린 잔상으로 침잠하는 도시로 느껴진다. 나는 서울 안에서 경복궁, 그 어귀를 걸었다. 커다란 궁 앞에서 많은 인파가 비극과 희극을 동시에 전시한다. 이 거리를 지날 때면 끔찍할 정도로 모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 사진은 침잠하는 것, 그에 대한 단서다.
5 표기식 + 이순신 장군 동상
이순신 장군 동상의 눈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눈만 줌인할 수는 없어 내 눈에 담긴 동상의 모습을 촬영했다. 촬영한 사진의 색을 줄이자 현장에서는 보이지 않던 두리뭉실한 질감이 드러났다. 그 생소한 질감이 이순신 장군 동상을 낯설게 만들었다.
6 채대한 + 롯데타워
롯데타워가 완공되는 모습을 늦은 밤에 보았다. 그때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사이버 펑크 세계와 애니메이션 〈아키라〉의 네오도쿄가 떠올랐다. 아직 인공지능 로봇이나 공중을 떠다니는 자동차는 없지만 우리가 1980년대에 상상한 미래는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미래의 산물 롯데타워는 상상한 대로 차갑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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