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 워커 블랙 라벨
꿀과 바닐라의 크리미한 향이 후각을 점령할 때쯤, 벨벳처럼 부드러운 맛이 입안을 간질인다. 조니 워커 블랙 라벨은 최소 12년 이상 숙성된 스코틀랜드산 원액을 40여 가지 블렌딩해 만든다. 그윽한 맛부터 뚜렷한 페놀 향까지, 스코틀랜드 위스키의 특성이 단단히 응집됐다. 그러면서도 끝 맛은 산뜻하다. 선명한 인상과 중후한 멋을 모두 품었다. 블랙 컬러 수트에 눈부시도록 하얀 셔츠를 잘 갖춰 입고 손목에는 반짝이는 스틸 케이스의 시계를 찬 남자 같다고 할까. 조니 워커 블랙 라벨은 각종 위스키 품평회에서 일관성 있게 좋은 평가를 받는다. 스카치위스키의 표준이 되어 마땅하다. 경쾌하게 즐기고 싶은 날에는 얼음을 띄우고 레몬즙을 슬쩍 섞어보자. 또 다른 맛의 빗장이 열릴 것이다.
로얄 살루트 21년
위스키는 기분 내키는 대로 마셔야 한다. 로얄 살루트 21년은 조금 화려한 술이 마시고 싶은 날에 어울린다. 엘리자베스 2세 대관식에 헌정하기 위해 제조한 이 술은 스코틀랜드의 시바스 브러더스가 보유한 가장 오래되고 귀한 원액을 21년간 모아서 탄생했다. 태생부터 귀하다. 한 모금 삼키면 풍부한 곡물 향과 스모크 향이 목구멍 깊숙이 내려앉고, 부드러운 캐러멜 맛이 혀끝을 맴돈다. 신선한 배와 달콤한 멜론, 오렌지 마멀레이드와 같은 감각적인 향도 은은하게 번진다. 로얄 살루트 21년은 기묘하고 아름답다. 이토록 다층적인 향과 맛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 영국의 일급 장인이 빚어 만든 포슬린 보틀과 같이, 깊은 바다색 포슬린 잔에 조르륵 따라 홀짝일 때 가장 우아하고 맛있다.
벨즈
레이블에 그려진 영국 국기, ‘유니언잭’이 벨즈를 대변한다. 얼마 전 한국에 상륙한 벨즈는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위스키다. ‘영국의 국민 위스키’라 불린다. 부드러운 맛과 특유의 균형감, 합리적인 가격으로 뭇 영국인의 식탁에 수없이 오르내렸다. 한 모금 입안에 머금고 혀로 어루만지다 삼킨다. 그런 다음 남은 향을 느끼기 위해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벨즈의 압권은 여기에 있다. 여운까지 만끽하기 위해 잔향을 들이마시는 순간, 벨즈의 풍미는 더욱 살아난다. 첫눈에 반하는 화려한 술이 있는가 하면 곁에 두고 마시면서 익숙해질수록 즐거운 술이 있다. 벨즈는 확실히 후자다. 시원하게 한 잔 들이켜고 싶은 날에는 잔에 얼음을 가득 담고 벨즈 한 샷과 콜라를 천천히 채워 넣은 뒤 레몬즙을 살짝 뿌려 마셔도 좋다.
발렌타인 마스터스
발렌타인 마스터스는 위스키 입문자부터 애호가에 이르는 이들을 여지없이 설득한다. 특유의 세련미와 부드러운 질감이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발렌타인의 5대 마스터 블렌더인 샌디 히슬롭이 오랜 수련 끝에 마스터 블렌더가 되어 첫 번째 선보인 위스키로, 특별히 한국인이 선호하는 원액만을 선별해 블렌딩했다. 병 하단에는 샌디 히슬롭의 서명을 새겨 넣었다. 향긋한 꽃향기, 오렌지와 초콜릿 향이 가미된 신선하고 달콤한 풍미가 지배적이다. 입안에 침이 고일 정도로 식욕을 돋운다. 이를 간파한 발렌타인은 라메종뒤쇼콜라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금 라메종뒤쇼콜라 부티크에서는 마스터 쇼콜라티에인 니콜라 클라소의 섬세한 초콜릿과 발렌타인 마스터스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발렌타인 마스터스가 이뤄낸 섬세한 풍미 위에 진한 가나슈가 든 초콜릿 한 점을 올려본다. 달콤한 균형감이 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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