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메테르 북스
문학+철학+에세이+예술
사회생활로 지친 몸과 마음. ‘나를 찾아줘!’를 되뇌는 사람이 있다면 홍대역 근처 연남동 거리에서 ‘마음의 양식을 위해 준비한 양서들’을 찾아보자. 데메테르 북스의 쇼윈도에 적힌 문구다. 문학 박사와 개발팀 QA 그리고 외국인 대상 한국어 교육 분야에 종사한 각기 다른 성향의 세 자매가 뜻을 모아 만든 서점이다. 10년 이상 긴 회사생활을 하며 ‘나’가 사라지는 걸 느낀 세 자매는 ‘나’를 찾고 돌봐주는 공간이 필요했다. 무언가를 해보자고 시작한 게 데메테르 북스였다고. 때문에 삶의 근본인 대지의 여신 중 풍요를 상징하는 데메테르의 이름을 가져왔다. 작은 테이블과 의자가 놓인 창가는 세 자매의 의도가 드러난다. 테이블 근처에는 다육식물이 놓여 있고 창으로는 골목 풍경이 들어온다. 뒤로는 책꽂이가 놓여 있어 독립된 공간에서 각자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주 서적은 문학·철학·에세이·예술 분야로 세 주인의 취향과 주관을 반영한 양질의 도서.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희로1길 7 1층 좌측
문의 02-333-0469
미스터리 유니온
추리 소설 전문
신촌 기차역 근처 골목을 걷다 보면 나무로만 이뤄진 작은 서점 미스터리 유니온을 발견할 수 있다. 7평 남짓의 작은 규모와는 달리 미스터리 유니온은 1천6백여 권의 추리 소설로 가득한 미스터리 연합이다. 사방이 나무와 책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 소설 속 ‘나미야 잡화점’처럼 따뜻한 분위기의 공간을 꿈꾼 대표 유수영의 바람이 담긴 공간이다. 국가별로 구분된 추리 소설들이 서재를 가득 메우고 있으며 한쪽 벽면은 매달 바뀌는 테마에 맞는 서적이 가득하다. 참고로 7월의 테마는 ‘SF&미스터리’. 추리 소설에 SF적 요소를 담은 책을 테마로 삼는다고. 한 달에 한 번 이 작은 공간에서는 미리 신청한 인원 6명으로 구성된 독서 낭독회를 진행한다. 또 추리 소설 작가나 비평가, 편집자, 번역가 등을 초대해 인원 제한 없이 추리 토크 강좌도 연다. 대표는 한 가지 바람이 있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책이 힘들게 번역되어 출간돼도 베스트셀러가 아니면 눈에 띄지 않아요. 대형 서점에 가도 구석에 처박히거나 실질적으로 창고로 들어가는 경우도 많고요. 눈에 띌 일이 없어지는 거예요. 그런 책 중 추리 소설을 눈앞에서 확인하며 재발견되기를 바라요. 미스터리 유니온이 그런 공간이었으면 해요.”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88-11
문의 02-6080-7040
프레센트.14
디퓨저+선물하기 좋은 책
한 권의 책을 향으로 표현한다면? <어린 왕자>는 무슨 향일까? 프레센트.14는 이런 상상력을 현실화한다. 전직 조향사였던 대표 최승진은 생택쥐페리의 <어린 왕자>,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비롯한 6가지 소설 그리고 이와이 지 감독 영화 <4월 이야기>를 주제로 7가지 디퓨저를 만들어 판매한다. 물론 책과 함께. 가게 이름처럼 선물이란 콘셉트에 어울리는 책과 향이 마련돼 있다. 인문학 비평서, 소설, 에세이, 자서전, 독립 출판물 등 장르 구분 없이 “어려운 책보다는 이름은 들어봤는데 안 읽어본, 선물하기 좋은 책 위주로 구성했어요.” 내용은 알차지만 촌스러운 표지 디자인과 제목 때문에 찾는 사람이 적은 책을 위해 재미난 키워드를 적은 블라인드 북도 구성했다. 인테리어도 눈에 띈다. 흔히 보이는 허름한 맛의 동네 서점과는 다르게 고급 양복집이나 카페 같은 분위기. 대표에 따르면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공간이나 이벤트는 많은데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위한 곳은 없는 것 같아, 책을 안 읽는 사람도 들어오고 싶은 예쁜 책방을 만들고 싶었다고. 창가에 놓인 테이블에 앉으면 양평동에 자리한 아파트와 그 앞을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어디선가 좋은 향이 느껴진다.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로22라길 1 104동 105호
문의 02-2679-1414
이라선
사진 + 미술 + 패션 사진집
이라선은 현재 포토그래퍼로 활동 중인 김현국과 김진영 부부가 공동 대표로 운영하는 사진·미술·패션 관련 사진집 전문 서점이다. 미학을 전공한 김진영 대표가 사진의 역사적 측면에서, 패션과 출판 일에 경험이 있는 김현국 대표가 트렌디한 패션 작가나 현대 작가의 사진집을 선별해 역사와 미래가 균형을 이룬 책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새 책과 헌책을 가리지 않고 말이다. 두 대표는 좋은 책이라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찾아가 해외 출판사와 미팅을 하는 등 직접 확인한 뒤 구입한다. 이를테면 만 레이의 초기 사진을 볼 수 있는 프랑스 잡지 〈뷔(vu)〉의 표지 사진집을 찾을 수 있다. 김현국 대표는 말했다. “사진과 책이 좋았어요. 그리고 좋은 걸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 싶었어요.” 사진 관련 종사자 단골이 많은 이라선은 늘 입문자들을 환영한다. 소소한 취향만 가진 채 방문하면 그에 맞는 도서를 추천해준다. 이라선 안쪽에는 작은 테이블이 하나 놓여 있다. 그곳에 앉아 밖을 보면 사진 작품 같은 서촌의 조용한 풍경과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그리고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만날 수 있다. 떠날 ‘이’ 아름다울 ‘라’ 배 ‘선’이란 의미의 이라선. 두 선장 김현국과 김진영은 아름다운 여행을 하는 중이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효자로7길 5 1F
문의 010-8660-3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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