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장르를 논할 때 <에이리언> 시리즈는 꽤 흥미로운 텍스트다. 그도 그럴 것이 1979년 리들리 스콧 감독의 1편 이후 장장 18년여 동안 제임스 캐머런, 데이비드 핀처, 장 피에르 주네로 이어지는 재능 있는 감독들이 각각의 색채로 재탄생시킨 장대한 시리즈였으니 말이다. 더욱이 시고니 위버로 대변되는 여성 히어로와 포악한 외계 생명체 간의 사투를 축으로 각각의 작품들은 나름 철학적 사유(주체와 타자, 여성성에 대한 공포, 존재론적 욕망 등)를 내포했기에 더욱 그랬다.
총 네 편으로 시리즈가 막을 내린 줄 알았다. 하지만 원작의 창시자인 리들리 스콧은 오랜 세월 가슴 한편에 묻어두었던 근원적 의문에 해답을 주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많은 이들이 <에이리언>과의 연관성을 크게 인지하지 못한 영화 <프로메테우스>가 바로 그 시발점이었다. 인류의 기원을 탐사한다는 대원칙하에 <프로메테우스>는 영속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드러냈다. 인간을 창조했다는 엔지니어 종족을 찾아 떠난 프로메테우스호가 마주한 건 자신의 창조물에 의해 완전히 파멸한 폐허뿐이었다. 그리고 여기에서부터 감독은 다시금 불완전한 피조물이 가져오는 공포에 대해 이야기했다.
총 네 편으로 시리즈가 막을 내린 줄 알았다. 하지만 원작의 창시자인 리들리 스콧은 오랜 세월 가슴 한편에 묻어두었던 근원적 의문에 해답을 주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많은 이들이 <에이리언>과의 연관성을 크게 인지하지 못한 영화 <프로메테우스>가 바로 그 시발점이었다. 인류의 기원을 탐사한다는 대원칙하에 <프로메테우스>는 영속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드러냈다. 인간을 창조했다는 엔지니어 종족을 찾아 떠난 프로메테우스호가 마주한 건 자신의 창조물에 의해 완전히 파멸한 폐허뿐이었다. 그리고 여기에서부터 감독은 다시금 불완전한 피조물이 가져오는 공포에 대해 이야기했다.
<프로메테우스> 속 시간에 따라 10년 후인 시점에서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다시 불완전한 피조물(물론 이번 작품에서 그들은 완전히 진화해, 우리가 익히 아는 에이리언 본연의 모습을 찾는다)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렇기에 관객은 전작의 기억을 반드시 떠올려야만 하고, 행여 보지 않았다면 미리 관람하는 것이 <에이리언> 프리퀄 3부작의 두 번째를 이해하기에 훨씬 더 편리하다. <에이리언> 시리즈 대부분이 그랬듯 여성 주인공과 인간이 창조한 안드로이드의 비중이 크다. 이번에는 후자 쪽이 특히 중요하다. 전작에서 마이클 패스벤더가 연기한 안드로이드 ‘데이빗’과 이번 작품에서 역시 그가 분한 ‘월터’ 사이에서 발생하는 간극이 그 포인트다. 1인 2역을 수행하는 패스벤더의 역할이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익히 우리가 형상을 인지하는 H.R. 기거의 디자인으로 탄생한) ‘에이리언은 어디에서부터 도래했는가?’에 대한 열쇠이기 때문이다. <에이리언: 커버넌트> 오프닝은 잠시 관객에게 ‘이 영화가 <프로메테우스> 이전의 이야기야?’라는 착각을 줄 수 있다. 그러니까 영화 오프닝의 마이클 패스벤더는 데이빗이고, 커버넌트호를 타고 있는 패스벤더는 월터임을 인지하는 데 잠깐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리고 감독은 이 오프닝에 굉장히 주요한 단서를 깔아둔다. 데이빗이 자신의 창조주인 아버지에게 “당신은 죽지만, 나는 죽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부분, 여기에 스스로 창조자가 되려 하는 데이빗의 욕망을 이해할 핵심이 담겨 있다.
이 한 줄의 대사에서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모든 재앙 아니, 전 시리즈의 재앙이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79년부터 1997년 동안 이어진 네 편의 시리즈에서 보였던, 에이리언을 군사 무기화하려는 인간의 욕망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명확하게 이해되니 말이다. 동시에 피조물이 창조자가 되려 하는, 영화 속에서 굉장히 빈번히 사용되는 단어 ‘창조(Creation)’에 대한 사유가 구체화된다. 이렇게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시리즈 역사상 가장 잔혹한 이미지로 점철되지만, 전체 시리즈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영화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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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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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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