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엘이 입은 아우터와 팬츠는 모두 릭 오웬스, 이너 톱은 장광효 카루소 제품.
걱정이 앞섰다. 잠깐 지나가는 비라고 생각했는데 어째 시간이 갈수록 빗방울은 더 굵어지고 바람은 더 거세어갔다. 문래동 여기저기를 다니며 스웨그 넘치는 화보를 찍을 생각이었는데, 퍽 난감했다. 그때 왁자지껄한 소년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냥 가만히 걸어와도 되는데 괜히 서로 어깨를 치고 놀리면서 깔깔대는, 활기 가득한 밝은 목소리 말이다. “사진만 잘 나온다면 비에 젖어도 상관없어요!” 쿨하게 말하고는 자기들끼리 또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웃기 바쁘다. 마냥 귀여운 소년들 같지만 2010년에 데뷔한 틴탑은 8년 차에 접어든 ‘중견 아이돌 그룹’이다. 틴탑에겐 최근 변화가 있었다. 엘조의 탈퇴로 천지, 창조, 니엘, 리키, 캡의 5인조 그룹이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 앨범 〈HIGH FIVE〉를 준비하는 각오도 달라졌다. ‘틴탑’이란 이름을 지키고 싶은 다섯 명이 이번 정규 앨범 활동에 거는 기대는 컸다. 틴탑으로서 정말 재미있게,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올해를 보내겠다는 청년들의 에너지가 새삼 부러웠다. 음원 차트와 음악 방송에서 1위를 차지하고 싶다는 바람을 말했지만 뭐, 틴탑은 아직 젊으니까.
서로 되게 사이좋아 보인다. 싸울 일이 없나 봐?
니엘 눈만 마주쳐도 싸우던 시절이 있었다. 하하. 요즘엔 서로 기분 상할 거 같으면 그만두는 법을 터득했다. ‘여기서 조금만 더 하면 화낼 거 같은데’ 하는 임계점을 알게 됐다고나 할까.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다투진 않았고?
니엘 개인이 아니라 팀 전체를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라서 다툴 일은 없었다. 뭐가 더 ‘틴탑’다운지 고민하는 데 초점을 맞췄으니까. 캡 그래도 안무 만들 때 많이 싸웠다. 서로 의견 내느라고. 결과적으로 엄청난 안무가 탄생했다.
‘업무상 친교자’ 말고, 사적으로도 정말 친한가?
창조 취미가 같은 친구들끼리 만나는 것 같다.
니엘 창조를 빼고 나머지 멤버끼린 자주 본다. 틴탑은 게임으로 하나 되는 팀이라, 우리끼리 의기투합한다.
창조는 게임을 안 하나 보다?
니엘 하긴 하는데, 도무지 우리와 어울릴 수 없는 게임을 즐긴다. ‘카트라이더’ ‘크레이지 아케이드’ 등만 한다.
어쨌건 게임으로 하나 되는 와중에 정규 앨범을 냈다. 요즘엔 다들 싱글을 많이 내던데, 이렇게 묵직하게 준비한 이유가 있나?
니엘 데뷔한 지는 오래됐는데, 우리가 정규 앨범을 많이 낸 편이 아니다. 그래서 항상 첫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꽉 채운 앨범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 새롭게 앨범을 준비하면서 멤버들도 곡을 많이 썼고 또, 좋은 곡도 많이 받았다.
대중이 틴탑에게 기대하는 것은 신나는 음악, 밝은 에너지 같다. 이번 음반 역시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켜줄까?
캡 타이틀 곡이 ‘재밌어?’인데, 이 곡과 함께 굉장히 신나는 노래를 한 곡 더 선보일 생각이다. 아마 타이틀 곡보다도 더 여름에 듣기 좋은 노래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원래는 예스러운 노래였는데 편곡을 거치면서 아주 세련되고 신나게 바뀌었다.
아직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은 멤버가 있어서 모두에게 질문을 던지겠다. 이번 앨범이 나오기까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나?
니엘 나는 지난해 솔로 앨범 활동을 했다. 틴탑의 니엘이 아닌, 솔로 뮤지션 니엘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천지 일본에서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에 출연했다. 가수를 꿈꾸는 소년 ‘강구’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소년 ‘해기’를 만나 함께 버킷 리스트를 실행하는 과정을 그린 창작 뮤지컬이다.
리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실력을 다지는 시간을 보냈다.
창조 나 역시 이번 앨범을 위해 작곡, 음악 공부를 하면서 지냈다.
캡 나는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였다. 집과 작업실, 그리고 음주를 반복하며 자아 성찰을 했다. 아주 혹독한 사춘기를 보낸 느낌이다. 아직도 방황 중이긴 한데, 새 앨범이 나왔으니까 일단 열심히 해보고 나서 그다음에 또 방황해야지.
리키가 아직도 소년 같아서 잘 실감하지 못했는데, 벌써 8년 차 아이돌 그룹이다. 언제 우리가 ‘중견’임을 느끼나?
캡 이번에 음악 방송을 하면 느낄 거 같다.
니엘 지난해에 솔로 활동을 하면서 다른 멤버들보다 빨리 체감했다. 방송국을 가면 내가 제일 선배더라고. 우리가 벌써 이렇게 됐구나. 많은 후배들이 대기실로 인사하러 오고 그랬다.
캡 너 거만하게 인사 받았지?
니엘 아니, CD 전달받고 서로 정중하게 인사 주고받고 그랬다. 기분이 묘하긴 하더라.
이렇게 오랫동안 활동하기도 쉽지 않다. ‘틴탑’ 하면 떠오르는 색깔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니엘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다 알진 못하지만, 그래도 ‘틴탑’이란 이름은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자부심은 있다. 그리고 우리 노래를 따라 불러주는 분들이 많다는 것도 자랑스럽다. 아무래도 ‘틴탑’ 하면 신나는 무대 퍼포먼스를 빼놓을 수 없다. 안무도 그렇고, 무대 구성도 그렇고 굉장히 역동적이고 흥겹다는 것. 그게 우리의 색깔이 아닐까?
이어지는 질문이다. 지금도 계속해서 새로운 아이돌 그룹이 나온다. 그동안 틴탑은 어떤 경쟁력을 갖춘 그룹으로 자리 잡은 것 같은가?
리키 이번에 우리 무대를 보면 퍼포먼스가 무척 화려하다고 느낄 거다. 한 명이 빠졌지만 그 공백을 모를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그런 게 바로 우리의 경쟁력이 아닐까?
니엘 사실 요즘 나오는 그룹들은 다 실력이 좋다.
캡 이제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계속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천지 이번 앨범엔 진짜 다양한 장르를 다 넣었다. 우리가 할 수 있고, 관심이 있는 모든 장르를 시도해봤다.
니엘 아마 힙합 빼고 다 들어 있을걸?
힙합은 왜 뺐나?
니엘 이번 <쇼미더머니 6>에 창조 군이 참가하는데 그 결과를 보고 틴탑이 힙합을 할지 정하려고 한다. 창조 군이 일단 1차를 통과하면 힙합 곡을 써올 거라 기대 중이다. 하하.
<쇼미더머니 6>에 출연한다고?
창조 평소에 힙합을 좋아하고 늘 관심을 두고 있었다. 지난해 <힙합의 민족 2>에도 출연했는데, 그때도 재미있는 도전이었다. 지난달에 <쇼미더머니 6> 지원서를 냈고, 지금 인터뷰 끝나고 나면 바로 미팅을
가야 한다.
그러고 보면, 틴탑이 아니라 개인적인 관심사는 각자 다르겠다. 한마디씩 해볼까?
리키 나는 나중에 <복면가왕>에 한 번 나가보고 싶다.
니엘 진짜로? 그거 스트레스 장난 아냐. 진짜로 무서워.
리키 무대 경험도 쌓고 사람들이 내 노래에 대해 내리는 평가도 들어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꼭 출연할 거다.
천지 나는 발라드에 주력해보고 싶다.
니엘 지금 곡도 만들고 있고, 여러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다. 춤을 출 수 있는 음악도 좋지만 나 역시 힙합을 많이 좋아해서 도전해보고 싶기도 하다. 음악적으로 욕심이 많다.
창조 다른 아티스트와 협업도 하고 싶고, 솔로 앨범도 내고 싶다. 아니면 <진짜 사나이>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니엘 너 아마 울면서 퇴소할걸?
창조 그럴 거 같긴 한데, 예능 프로그램에 한번 출연해보고 싶다.
캡 나는 뭐해야 할까? 아직도 질풍노도의 시기다. 요즘 가끔 다른 회사에서 내게 노래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해와 지금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 노래를 받을 그분이 잘됐으면 좋겠다. 나는 프로듀서가 더 적성에 맞는 거 같다.
니엘 형, 이러다 나중에 <프로듀서 101>에 나오는 거 아냐?
일동 그럼 대박이지. 형, 진짜 나가 봐.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