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스터마인드 Mastermind
마스터마인드는 올해 2월에 창간한 따끈따끈한 잡지다. <보그> 파리팀에서 오랜 경력을 쌓고
2 웨일즈 보너 Wales Bonner
런던 남성 컬렉션에서 가장 주목받는 남성복 브랜드. 디자이너인 그레이스 웨일즈 보너는 솔로 데뷔 컬렉션 두 시즌 만에 2016 LVMH 프라이즈를 수상했다. 그만큼 웨일즈 보너는 남성복에 대한 독창적 시각을 제시한다. 컬렉션엔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녀의 환경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남성복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종교적이고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묻어나고, 흑과 백의 대비가 유독 도드라지는 것. 리본 장식과 여성스러운 칼라가 돋보이는 흰색 블라우스, 챙이 넓은 검은색 밀짚모자, 고무신처럼 생긴 검은색 가죽 구두를 조합한 2017 S/S 시즌 룩이 단적인 예다.
3 마파 저널 Marfa Journal
러시아 태생의 알렉산드라 고르디엔코는 세인트 센트럴 마틴스의 졸업 과제로 잡지를 만든다. 텍사스의 소도시인 마파로 떠난 로드 트립에서 영감을 받은 그녀의 ‘마파 저널 프로젝트’는 급진적이고 독창적인 콘텐츠로 패션계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그렇게 <마파 저널>은 2013년에 정기 간행물로 발전했다. 두툼한 하드커버의 제본 형태, 감 좋은 사진과 독특한 프로젝트들로 가득 채운 내용을 보면 잡지보단 아트북에 가깝다 하겠다. 완성도야 말할 것도 없다. 라프 시몬스나 마리앰 나시르 자데 같은 가장 트렌디한 레이블의 광고, 신선한 사진가들의 작업, 예술적인 작업에 열려 있는 뮤지션과 배우들의 색다른 모습이 바로 <마파 저널>에 담겨 있다.
4 마틴 로즈 Martine Rose
디자이너 마틴 로즈의 브랜드로 남성복을 소개한다. 2013 S/S 시즌부터 컬렉션을 꾸리기 시작했는데, 첫 판부터 유수의 프레스와 바이어들의 마음을 앗아갔다. ‘아는 사람만 아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가 싶더니 2017 S/S 시즌부터 급부상했다. 처음부터 워낙 복고적이고 스트리트 성향이 강한 옷(신발을 다 덮을 정도로 통이 넓고 밑위가 긴 ‘배바지’, 짧은 데님 재킷, 빈티지한 그래픽 티셔츠 등)을 소개했는데, 이것이 요즘 트렌드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더욱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 2017 F/W 시즌엔 빈티지한 수트와 스니커즈, 일명 ‘칼머리’의 조합을 선보이며 확실한 대세임을 입증했다.
5 로타 볼코바 Lotta Volkova
뎀나 바잘리아와 함께 베트멍을 창조한 인물 중 한 사람으로 최근 패션 신을 휩쓸고 있는 러시아 출신들의 핵심 인물이다. 핏기 없는 피부와 짧은 뱅 헤어, 도발적이면서도 빈티지한 스타일이 그녀의 특징. 현재 베트멍과 발렌시아가의 스타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두 쇼에 모델로 등장하기도 했다). 1980년대 소비에트 연방의 스트리트 문화에 큰 영향을 받은 그녀의 스타일은 베트멍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고샤 루브친스키와 시스 마잔 컬렉션 역시 로타 볼코바의 손을 거친 것. <시스템 매거진>이나 〈032c〉 <리에디션> 등 예술과 패션을 오가는 급진적 매체에 다수의 스타일링 작업을 선보이며 가장 현재적인 패션을 이끌고 있는 인물.
1 웰컴 투 뉴욕, 라프 Welcome to New York, Raf!
유럽 남성 컬렉션의 한 축을 담당하던 라프 시몬스가 둥지를 옮겼다. 바로 뉴욕이다. 2017 F/W 시즌부터 캘빈클라인 컬렉션을 책임진 것이 큰 이유였을 터. 그의 이동 덕분에 뉴욕 남성 패션위크는 큰 힘을 얻었다. 그의 쇼가 열리던 날, 베뉴 입구에 ‘Welcome to New York, Raf’란 네온사인이 반짝였다. 컬렉션은 미국에 대한 라프 시몬스의 헌사로 가득했다. 특히 디자이너 밀턴 글레이저의 ‘I ♥ NY’이란 로고를 그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옷이 눈길을 끌었다. 9일 뒤 공개된 캘빈클라인 컬렉션에서도 아메리칸 스타일에 대한 라프 시몬스의 재해석이 이어졌다. 그의 오랜 친구인 아티스트 스털링 루비가 꾸민 세트는 프린지와 성조기 등으로 장식됐고, 셔츠와 팬츠로 이루어진 데님 세트업과 카우보이 부츠 등 웨스턴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일이 런웨이에 등장했다. 그렇게 그의 첫 뉴욕 쇼는 모두의 ‘하트’를 받으며 끝났다.
2 뉴 랩스타 new Rapstars
퍼렐과 카니예 웨스트, 에이셉 라키를 잇는 ‘패셔니랩스타’들이 등장했다. 도널드 글로버(Donald Glover, Childish Gambino), 챈스 더 래퍼(Chance the Rapper), 트래비스 스콧(Travis Scott)이 바로 그들. 차일디시 감비노란 이름으로도 활동하는 도널드 글로버는 배우이자 뮤지션이다. 그의 패션은 실용적이고 차분하다. 지난해 연말 열린 각종 행사에 구찌의 턱시도를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챈스 더 래퍼는 도널드 글로버와 느낌이 비슷하다. 편안하고 캐주얼한 차림을 선호하는 것. 숫자 3을 새긴 뉴에라 캡이 그의 시그너처 아이템이며 지난해 MTV 어워드에 베이지색 오버올을 입고 등장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얼마 전 열린 그래미 어워드에서 캐주얼한 톰 브라운의 회색 세트업을 소화한 그는 신인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트래비스 스콧은 카니예 웨스트가 공식(?) 인정한 멘티. 스타일 역시 카니예 웨스트와 에이셉 라키를 닮았다. 지난달 헬무트 랭과 협업 컬렉션을 깜짝 발표하기도 했고, 가장 ‘핫’한 쇼로 꼽힌 2017 F/W 루이 비통 컬렉션의 프런트 로에 당당히 자리했다. 루이 비통×슈프림 컬렉션을 이미 입고 있음은 물론이다.
3 문라이트 3인방 Moonlight Boys
포스터부터 남달랐다. 영화 <문라이트> 말이다. 마이애미 빈민가 흑인 청년의 성장기를 그린 잔잔한 영화. 영상미가 돋보였고, OST가 심장을 울렁이게 했다. 예술적으로 잘 만든 작품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이 영화가 패션과 어떤 연관이 있을 거란 건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지난 2월 27일에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만 크게 한 방 맞았다. 주인공 3인방(아역-알렉스 R. 히버트, 청소년역-애시턴 샌더스, 성인역-트레반데 로데스)이 라프 시몬스가 제작한 캘빈클라인 턱시도를 입고 레드 카펫에 등장한 것. 라프 시몬스의 남성복이 아카데미 시상식에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옷도 옷이지만 이 세 명, 특히 가장 어린 알렉스의 ‘스웨그’가 눈을 번쩍 뜨게 만들었다. 이뿐만 아니다. 셋은 이번 시즌 캘빈클라인 언더웨어 광고 캠페인도 찍었다. 이들이 패션계의 신선한 얼굴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기대를 걸어본다.
4 루카 사바트 Luka Sabbat
모델이자 스타일리스트이며 SNS 스타인 그는 이제 겨우 19세다. 타미 힐피거와 아메리칸 이글, 후드 바이 에어 등의 캠페인을 찍었고(모델로서), 카니예 웨스트의 이지 컬렉션 무대에 서며 인지도를 높였다. 심지어 작년엔 톰 포드가 그에게 프롬 수트를 선물했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났다 빠르게 사라지는 SNS 스타의 전형적인 사례처럼 보이지만 아직 단정하긴 이르다. 패션에 대한 안목이 남달라 보이기 때문.
5 루이 비통×슈프림 Louis Vuitton×Supreme
2017 F/W 시즌의 최고 흥행작. 모두 다 아는 얘기를 굳이 또 꺼내는 건 이 사례가 열어준 가능성 때문이다. 슈프림은 협업의 아이콘이라고 할 만큼 수많은 컬래버레이션을 했지만 루이 비통 수준의 럭셔리 아카이브와 이 정도 규모의(루이 비통의 전체 컬렉션) 협업은 처음. 좀 더 넓게 해석하면 슈프림 같은 스트리트 브랜드가 메인스트림 브랜드와 동등한 위치에서 협업해 크게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 지루한 패션 업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경우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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