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래 쓸수록 빛나는 호쿠숍
‘디자인은 자고로 무심한 듯 심심해야 제맛’이라고 생각한다면 호쿠숍에서 선보이는 작고 괜찮은 아이템들이 맘에 들어올 거다. ‘호시노앤쿠키스’란 이름의 잡화점으로 자리 잡은 지 벌써 10년이 됐다. 직접 일본에 날아가 발품 팔아가며 문구류, 식기류를 비롯한 다양한 생활 소품을 소개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흘렀다. 이하윤 대표는 신사동 세로수길 한적한 골목의 조용한 건물 5층에 쇼룸 ‘호쿠숍’을 열었다. 이곳엔 ‘나 혼자 산다’는 남자들의 발길이 제법 잦다.
단순하면서도 본질을 벗어나지 않는 디자인을 자랑하는 갖가지 물건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유리컵 하나를 고르더라도 취향을 고수하는 꼼꼼한 고객님을 만족시킬 만한 소품들만 엄선했다. 방문하는 모든 남성이 한번씩 다 만져본다는 스테이플러, 프랑스 국민 캐릭터 ‘팅팅’ 키링, 손으로 한 장씩 뜯는 달력, 샌드위치를 포장할 때 유용한 영문 래핑 페이퍼 같은 ‘굳이 없어도 되지만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아이템이 한가득이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162길 42 5층
문의 02-3445-8895
2 푸르른 모든 것 시들지 않는 정원
이름 한번 참 시적이다. 망원동 초입에 자리한 ‘시들지 않는 정원’에선 식물을 모티브로 한 모든 소품을 다룬다. 1인 브랜드를 운영하는 젊은 작가 15명이 디자인한 제품을 주로 선보인다. 핸드 실크 스크린을 이용한 에코 백, 키친 클로스, 솔잎이나 매화 같은 자연물에서 영감을 받아 자수를 새긴 리넨 제품 등 ‘킨포크’적인 삶을 지향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아이템이 놓여 있다.
망원동 근방에 거주하는 ‘식물남’에게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생화를 직접 말려 만든 화분 모양의 석고 방향제. 아카시아, 자몽, 리넨 향 중에 선택할 수 있다. 권지애 대표는 보살핌 없이 식물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비슷한 뜻과 이야기를 가진 브랜드를 최대한 알리는 중이다.
수채화로 채색해 메시지 카드를 만드는 페이퍼 샐러드 데이의 제품은 언뜻 ‘어디다 써먹나’ 싶지만 소설 혹은 시의 한 구절을 레터 프레싱한 카드는 괜히 갖고 싶어진다. 푸르고 아름다우니까.
주소 서울시 마포구 희우정로 96
문의 070-8659-5882
3 슬로 라이프를 위한 메리 브라운
최근 연남동에 소품 편집매장이 꽤 많이 들어섰다. 대개는 알록달록, 조금은 키치한 감성의 젊은이를 공략한다. ‘메리 브라운’은 나무와 풀, 보드라운 패브릭, 아로마 향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어른스러운 공간이다. 어린 시절 경인선을 지나는 기차 소리를 들어가며 연남동의 어제를 경험한 대표는 느리고 조용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곳을 열었다고 한다.
식기, 꽃과 화분, 패브릭 제품, 문구류 그리고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을 소개한다. 대부분 한결같이 모던하고 세련된 디자인이다. 특히나 봄이 되면 가드닝에 힘을 쏟는 사람들을 위해 다채로운 모종과 관련 아이템들을 판매한다. ‘잠깐 구경이나 할까?’ 싶어 들어왔다가 하나하나 꼼꼼하게 오래도록 매장을 둘러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다.
남자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성냥갑, 도무지 쓸모는 없지만 괜히 가슴팍에 지니고 싶은 청동으로 만든 주사위 세트, 손톱깎이 크기지만 3단 변신이 가능한 다용도 가위 등. 집에 가져다놓고 센스를 자랑하고 싶은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6길 87
문의 070-7806-2046
4 찰나를 수집하는 우연수집
어른을 위한 가게로 이름을 알린 ‘우연수집’. 가게 안을 한 바퀴 둘러보면 우연처럼 눈에 띄는 물건이 반드시 있을 거다. 아주 사소하지만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작은 물건들을 가져다놓았기 때문이다. 남미에서 직수입한 몽실몽실한 알파카 인형, 1백 년 전통을 자랑하는 스노볼, 들고 다니는 순간 ‘킹스맨’이 될 수 있는 영국 신사의 지팡이 등 세계를 여행하다 수집한 우연 같은 아이템이 대부분이다.
디어 데이즈, 이시구로, 리틀홈 등 핸드메이드 작가 40여 명의 작품도 있다. 요즘 우연수집은 문화 공방으로 변신을 꾀하는데, 한번 보면 만들고 싶어지는 스트링 아트는 따로 클래스까지 마련할 정도로 인기다. 나무판에 굵은 실과 못으로 자신의 마음을 그리는 마음 액자도 만들 수 있다. 여자친구 손에 이끌려 억지로 왔다가 이 작고 사소한 세계에 빠지는 남성도 적지 않다. 물론 마블 캐릭터가 그려진 카드 세트 같은 소품도 구입할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소월로 62
문의 02-778-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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