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스물넷에 데뷔 8년 차다.
그러네. 17세에 데뷔했으니까. 기분이 이상하다, 새삼.
그간 많은 게 변했겠다. 목소리도 바뀐 것 같은데?
맞다. 노래 실력도 많이 늘었고. 키도 컸다. 데뷔 후 7~8cm쯤 자랐다.
데뷔하기 전에는 음치에 박치였다는 말을 들었다. 지금은 틴탑의 메인 보컬인데.
그랬다. 하하. 보컬 선생님한테 엄청나게 혼나면서 연습했다.
본인도 알고 있었나? 음치에 박치인 걸.
나는 정말, 전혀 몰랐다. 친형도 나랑 똑같은 수준인 데다 목사님인 아버지도 진짜 음치였다. 성가대와 함께 노래 부르실 일이 많았는데도 말이다.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가족 모두가 그랬으니 나 스스로 내가 음치인 줄 몰랐다. 보컬 선생님께 혼나면서도 이유를 몰랐다. 녹음해서 들어보니 알겠더라. 그런데 몰랐으니 시작할 수 있었던 거다. 음치에 박치인 줄 알았다면 과연 데뷔할 마음을 먹을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데뷔 초 나는 정말 어렸고 별 생각이 없었다. 회사에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했다.
지금은 다른가?
원하는 게 분명해졌다. 욕심도 달라졌고. 신인 때는 기껏 ‘가요 프로그램에서 1등 해야지’ 하는 게 욕심이었다. 지금은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을 찾고, 기어코 잘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결국에는 좋은 뮤지션이 되고 싶다.
곧 두 번째 솔로 앨범을 발표할 거라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아직은 타이틀곡도 확정하지 못했다. 마무리할 일이 많다.
약간의 브리핑을 한다면?
지난 솔로 앨범 타이틀곡 ‘못된 여자’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때보다 조금 더 ‘딥하게’ 가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센 걸 하고 싶었다. 퍼포먼스도 강화하고. ‘못된 여자’ 때 미디엄 템포의 춤을 췄다면 이번에는 타이틀곡을 댄스곡으로 정해서 퍼포먼스 위주의 무대를 해보고 싶었는데, 그렇게는 안 될 것 같다.
<아레나>와의 지난 인터뷰에서 밝히길, 길을 걷다가도 멜로디가 생각나면 바로 읊조리며 녹음하는 습관이 있다고 했는데.
여전히 그런다. 휴대폰 음성 메모함에 멜로디 녹음 파일이 엄청 많다. 셀 수 없다. 가사도 생각나는 건 모조리 녹음하거나 써놓는다. 수시로 저장하다 보니 너무 많은데. 뭐, 기억하기 위해 녹음하는 거니까.
‘못된 여자’ 발표할 무렵에 작곡하려고 산 키보드와 모니터는 잘 쓰고 있나?
그때 미디도 배우고 맥북도 샀다. 아직 전문가처럼 하지는 못한다. 실제 발표하는 곡은 가사 작업만 하고 있다. 새 앨범에도 내가 쓴 곡이 들어갈 거다. 야심차게 준비한 곡이 몇 있다. 좀 심오하다. 앨범에는 들어가지 않고, 믹스테이프로만 낼 곡도 하나 있는데 가제가 ‘텔레비전’이다. 이렇게 시작하는 동요가 있지 않나.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그 노래를 모티브로 삼았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오면 우리 가족은 웃는데 지금의 나는 너무 지쳐 있는 것 같다는 식의. 믹스테이프로 낼 곡이 하나 더 있는데 아직 제목은 미정이다.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과 사실은 이런 음악이 하고 싶다는 말을 담은 노래다.
심오한 걸 하고 싶었나? 왜?
글쎄. 세고, 강하고, 깊은 걸 하고 싶어졌다. 요즘 뮤지션 위켄드(Weeknd)에게 완전히 꽂혔다. 빌보드를 거의 ‘씹어 먹고’ 있던데. 그의 옛 노래까지 다 찾아 듣고 있다. 목소리 좋고 노래 잘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음악적 성향이 나와 비슷하다. 내가 만들고 싶은 음악적 색깔과 거의 유사하다. 태민 선배님도 굉장히 좋아한다. 태민 선배님 무대나 인터뷰를 다 찾아서 본다. 태민 선배님을 보면서 이번 앨범에서 퍼포먼스를 강화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다.
태민은 솔로일 때 무대를 자신이 꽉 채워야 한다는 강박이 크다고 하더라. 니엘은 어떤가?
나는 일단 팀으로 무대에 올라갔을 때보다 몇 배는 더 떤다. 아니, 몇십 배. 지난 솔로곡 ‘못된 여자’는 무대의 첫 시작을 오롯이 나 혼자 했다. 댄서도 없이. 무섭더라. 하하.
무대를 마친 후 되짚기도 하나?
모니터링은 계속 한다. 사실 ‘못된 여자’로 활동할 때는 무대 위에서 만족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미진한 부분이 구체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그냥 부족하다는 느낌이 오기도 한다. 언제나 너무 아쉽다는 마음뿐이다.
이번 앨범이 처음보다 신경 쓰이나?
훨씬 더. 그래서 조금 예민한 상태다. 어쨌든 잘하고 싶다. 요즘은 계속 녹음하는데, 최근에 작업한 곡을 녹음하자마자 독감에 걸렸다. 그 곡 녹음하는 내내 너무 신경을 쓴 것 같다. 작업을 마치니 바로 몸살감기가 오더라.
결국 잘 끝냈나?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아서 수정하겠다고 했다. 나는 원래 엄청나게 무디고 느슨한 사람인데… 일을 시작하면서는 완벽해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무대, 노래에 있어서는 준비가 덜 된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
무엇에 여전히 느슨하고 무딘가?
외모. 내 외모가 어떻게 보이든 아예 신경을 안 쓴다. 그런 부분에는 많이 무디다.
아까 소속사 홍보팀이 ‘셀카’ 한 컷 부탁할 때 곤혹스러워하더라. “‘셀카’ 같은 거 정말 못 찍겠다”고 말했는데.
내 얼굴 찍는 일에 관심이 없다. 부담스럽고 힘들다. 내 휴대폰에 저장된 ‘셀카’라고는 회사에서 요청한 사진 말곤 없다. 사실 ‘셀카’뿐 아니라 사진 찍히는 것 자체가 좀 그렇다. 오늘처럼 화보 촬영할 때도 마찬가지다. 카메라 렌즈가 날 향해 있고 많은 사람의 시선을 받고 있자면… 내가 연예인인가? 이런 생각이 문득 들고.
연예인이지!
나는 연예인이라는 생각을 정말 안 한다. 그래서인지 화보든 방송이든 내가 못생기게 나와도 그런가 보다 한다. 내 얼굴이 원래 이런 걸 뭐. 초등학생 때부터 그랬다.
보통 청년기에 들어서면 멋있어 보이고 싶지 않나?
그런가? 그런 마음이 있었는지, 지나갔는지 생각도 안 난다. 그런 욕구가 거의 없는 편인 것 같다.
‘쿨’해서 인기 있는 남학생이었을 것 같다.
조금? 초등학교 때는 그랬다. 하하. 그런데 그때 내가 좀 독특했던 게, 어떤 여자애가 나에게 사귀자고 하면 “그래” 하고는 만나질 않았다. 단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 그냥 남자친구들이랑 몰려다니며 놀기만 하고. 그때는 그렇게 노는 게 제일 신났으니까.
곧 두 번째 솔로 앨범을 발표할 테고, 나이는 스물넷이 됐다. 어떤 남자가 되어가는 것 같나?
멋 부리는 데는 여전히 별 관심 없고 친구들이랑 노는 거 좋아한다. 옷에 관심은 있지만 여전히 옷 두 벌 살 수 있을 때, 한 벌만 사고 남은 돈으로 차라리 맛있는 걸 사 먹고 싶어 하고. 남자로서는 초등학생 때의 성향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떤 남자가 되고 싶은가?
남자는 모르겠고, 어떤 사람이고 싶은지를 종종 생각한다. 긍정적으로 사는 사람이고 싶고, 성공한 어른이 되고 싶다.
니엘에게 성공은 뭔데?
딱 내 이름으로 된 집이랑 차만 있으면 된다.
담백하다.
돈을 많이 벌고 싶지도 않다. 그렇다고 적게 벌고 싶은 건 아니고. 그런데 집은 주택이면 더 좋겠다. 마당이 있으면 좋겠다. 수영장도 있으면 엄청 좋을 텐데. 음. 지하 공간을 만들어서 친구들 불러 같이 게임할 수 있는 PC방을 꾸밀까. 2층에는 칵테일 바, 3층에는 당구대 같은 걸 놓고… 4층에 다락방 만들어서 아주 작은 침실로 설계하고. 자는 공간은 작아도 된다.
그리는 집이 점점 커지는데? 차는? 지난 인터뷰에서 벤틀리를 좋아한다 했는데 여전한가?
벤틀리도 좋은데 꼭 사고 싶은 차가 하나 생겼다. 포르쉐 911. 흰색 몸체에 빨간 지붕이 덮인 모델을 타고 싶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