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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의 유희

캐스퍼는 그녀를 성숙하게 만들어준 서울에서 음악 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다고 말했다.

UpdatedOn November 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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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원피스는 와이씨에이치, 귀고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검은색 원피스는 와이씨에이치, 귀고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검은색 이너 톱은 옥토버써드, 망사 톱은 에스에스에스 우먼, 스커트는 탐나나, 슈즈는 렉켄 제품.

검은색 이너 톱은 옥토버써드, 망사 톱은 에스에스에스 우먼, 스커트는 탐나나, 슈즈는 렉켄 제품.

검은색 이너 톱은 옥토버써드, 망사 톱은 에스에스에스 우먼, 스커트는 탐나나, 슈즈는 렉켄 제품.

레이스 톱은 다홍, 아우터는 와이씨에이치, 데님 팬츠는 임블리, 슈즈는 미넬리, 반지는 앰스웨그, 동그란 큐빅 반지는 판도라 제품.

레이스 톱은 다홍, 아우터는 와이씨에이치, 데님 팬츠는 임블리, 슈즈는 미넬리, 반지는 앰스웨그, 동그란 큐빅 반지는 판도라 제품.

레이스 톱은 다홍, 아우터는 와이씨에이치, 데님 팬츠는 임블리, 슈즈는 미넬리, 반지는 앰스웨그, 동그란 큐빅 반지는 판도라 제품.

 첫무대  
3년 전 신촌에 있는 긱이라는 클럽이었어요. 50명 정도 들어갈 법한 작은 공연장으로 언더그라운드 래퍼들이 첫 공연을 많이 해요. 저도 그곳에서 첫 무대를 펼쳤어요. 정말 엄청나게 긴장했어요. 사람들 앞에서 래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처음이었으니까요. 무대에서 관객과 눈을 못 마주쳤어요. 관중 사이 빈 공간을 쳐다보면서 랩을 했어요. 지금 다시 그 무대로 돌아간다면 한 분 한 분 눈을 맞추며 랩을 할 것 같아요. 인원이 적으니까 교감도 할 수 있겠죠. 


 내성적인 사람
평소에는 되게 내성적이에요. 자신감도 별로 없고요. 하지만 무대에서 만큼은 자신감이 생겨요. 무대에서는 당당해질 수밖에 없잖아요.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내 음악을 좋아해줄 거라는 신뢰감을 느끼며 공연하니까요. 제가 소심하고 콤 렉스가 많다고 하더라도 무대는 당당해질 수 있는 공간이에요.

 성장통
서울에 올라온 사건이 절 성숙하게 만들었어요. 그전까지 저는 항상 주어진 대로만 살았어요.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학교에 갔고, 집에서도 수동적인 아이였죠. 하지만 서울에 혼자 올라왔을 때는 전부 제가 선택해야 했어요. 책임도 제 몫이었고요. 생각을 하고, 선택을 하면 결과도 예측해야 했죠. 서울은 수동적인 절 능동적인 사람으로 바꿔줬어요.

 서울의 의미
처음 서울에 왔을 때 역삼세무소 사거리에서 3개월을 살았어요. 사람이나 장소, 사물을 색으로 기억하는 편인데 역삼동은 무채색이었어요. 낮에도 저녁에도 딱딱한 회색 도시라서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았죠. 집에 가면 심심하고 슬펐어요.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 싶어 홍대 부근으로 이사했어요. 홍대는 알록달록하고, 항상 깨어 있는 느낌이에요. 새벽 5시에도 사람들이 분주하고, 카페에서는 음악 작업을 하고, 웃기는 사람, 싸우는 사람, 버스킹 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20대 초반에는 한번 살아볼 만한 동네인 것 같아요. 힙합 하는 사람들에게는 홍대 감성이 있거든요. 언더그라운드 래퍼들이 활동한 흔적이 아직도 홍대에는 남아 있어요. 지금도 랩 시작하는 분들이 홍대 놀이터에서 프리스타일 대결을 해요. 하지만 이제는 홍대에 안 가요. 어느 순간 그런 감성이 과하게 느껴졌거든요. 제가 지친 것도 같고요. 이제는 차분한 음악이 하고 싶어요.

 아이돌
단 한 번도 원한 적이 없어요. 아이돌은 정말 대단해요. 한 번의 무대를 위해서 몇 달간 준비하잖아요. 다른 멤버와 군무를 맞추고, 잠도 못 자면서 연습하고. 엄청난 정신력이 필요한 직업이에요. 제 체력과 정신력으로는 못 버틸 거예요. 그래서 애초에 아이돌은 생각도 안 했어요. 처음 랩을 했을 때 많이 욕먹었어요. 제 랩 수준과 곡 완성도가 많이 부족했거든요. 그렇게 생겼으면 차라리 아이돌이나 하라는 댓글도 있었어요. 예쁘다는 뜻이면 칭찬으로라도 받아들이겠는데, 그건 그냥 비아냥이었어요.

 발매 미정 
앨범을 완성하고 두 번이나 발매를 미뤘어요. 처음에는 뮤직비디오까지 촬영했는데, 성에 안 차서 엎었어요. 그러다 방송에 출연했죠. 저 자신에게 기대가 높아지고 욕심도 더 생겼어요. 그러다 보니 앨범 제작이 늦어지더라고요. 완벽주의자는 아니지만 환경이 저를 그렇게 만드는 것 같아요. 기왕 내는 앨범 더 잘 만들어보자는 욕심이 커요.

 음악이 재밌어
아직도 음악이 재밌어요. 항상 스스로 다짐해요. 노래 만드는 게 재미없어지는 순간이 오면 그만둘 거라고. 절대 의무감으로 음악을 하고 싶지는 않아요. 아직도 음악이 제일 재미있어요. 물론 세상에는 재미있는 게 많죠. 저 농구도 잘하고 좋아해요. 그렇다고 선수가 되고 싶을 정도로 좋아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음악은 게으른 제가 앉아서 할 수 있는, 좋아하는 일이에요. 전 정말 음악 만드는 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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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PHOTOGRAPHY 박정민
STYLIST 이진규
HAIR 김예슬(조이187)
MAKE-UP 정윤선(조이187)

201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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