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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향 ll

향에 조예가 깊은 여자들이 말했다. 설레는 가을엔 남자에게 이런 향기가 났으면 좋겠다고.

UpdatedOn October 25, 2016

 

 

1 보테가 베네타 뿌르 옴므 익스트림 50mL 12만1천원
“향수를 전혀 뿌리지 않던 누군가에게서 어느 날 갑자기 향이 났다. 낯설 만큼 차가운 그날의 공기에 섞였던 향, 날카로운 듯 따뜻했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디자인도 좋다. 은은한 색, 형태, 바닥에 숨은 시그너처 무늬까지 세심하다. 다 쓴 향수병만 선물받아도 좋을 만큼.”_김예진(스타일리스트).

2 세르주 루텐 세르귀 50mL 16만9천원

“분명 매캐한 타바코 향인데, 은근히 달콤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체취에 스며든 잔향은 그윽하게 번진다. 이런 맛을 잘 아는 남자가 뿌리면 좋겠다. 지독할 만큼 짙은 향을 자신의 체취로 감싸는 사람. 바람 부는 가을에 마주하고 싶다.” _김지수(<벨보이 매거진> 에디터)

3 키엘 오리지널 머스크 블렌드 No.1 50mL 가격미정
“희한하게도 이 향은 틀림없이 알아챈다. 내가 자주 쓰는 향수이기도 하지만, 나를 툭 건드리기라도 하듯 흠칫할 만큼 눈에 밟힌다. 특히 가을엔 지독히도 유난스럽다. 누군가의 촘촘한 니트 사이사이에 스며든 따뜻한 머스크 향이 서늘한 가을 공기가 통과할 때마다 슬그머니 새어 나오면, 어찌 설레지 않을까.”_최태경(<아레나> 패션 에디터)

4 아닉구딸 오 드 무슈 50mL 19만원

“아주 어렸을 때 엄마 화장대에서 느꼈을 법한 눅진하고 우아한 향. 전혀 트렌디하지 않고, 조금은 고리타분하지만, 언뜻 베르가못의 신선함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고급스러운 향이다. 가끔은 이렇게 진중하고, 성숙한 향이 오히려 신선한 충격을 준다. 왠지 잔뜩 멋 부린 사내에게서 이렇게 진지한 향이 난다면, 뭔가 제대로 아는 남자로 보일 거다.”_계한희(패션 디자이너)

  

 

5 디올 소바쥬 100mL 14만원
“너무나 남성적인 향이지만, 그 매력에 반해 나도 종종 사용한다. 너무 무겁지 않으며,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 특히 시간이 지난 후 문득 느껴지는 부드러운 잔향이 인상적이다.”_정호연(모델)

6 바이레도 블랑쉬 50mL 18만5천원

“괜스레 마음이 일렁이는 계절이라 이렇게 하얗고 순수한 향을 지닌 남자라면 포근한 그 품에 당장 안기고 싶을 거 같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향이기도 하고. 블랑쉬는 여자의 마음에 파고드는 청초하고도 치명적인 매력을 지녔다.”_허세련(<엘르>패션 에디터)

7
이솝 마라케시 인텐스 50mL 9만5천원
“이국적이면서도 남자다운 향이다. 내가 아는 감 좋은 남자들 중 이 향수를 쓰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이 향수를 쓰는 남자에 대한 어떤 확신을 가지게 됐다.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향, 이걸 선택했다면 분명 반할 만한 남자일 거라고.”_안주현(<아레나> 패션 에디터)

8 캘빈클라인 ck 원 100mL 6만9천원

“고등학교 시절, 여자애들끼리 우루루 친구네 집에 놀러 가던 1990년대 시절. 그때 ‘친구 오빠’는 <가을 동화>의 원빈처럼 우리 모두에게 로망의 대상이었다. 오빠가 늦는다는 어느 날 몰래 들어간 그 방 책장에 가지런히 쌓인 책 앞에 놓여 있던 향수가 ck 원이었다. 누구의 오빠가 아닌 우리의 오빠, 그의 방에 묻어 있던 가을 향기는 청량하고 부드럽고 조금 철든 소년 같은 향이었다.”_강국화(프리랜서 에디터)

<그날의 향> 시리즈 기사

<그날의 향> 시리즈 기사

향에 조예가 깊은 남자들이 말했다. 청명한 가을엔 내게 이런 향기가 났으면 좋겠다고.

그날의 향Ⅰ- http://smlounge.co.kr/arena/article/32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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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최태경
ASSISTANT 김성덕
photography 박원태

201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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