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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찬미

하늘이 높아지고 입맛이 돌면 고기가 정답이다. 양질의 고기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수 있는 식당 4곳.

UpdatedOn September 21, 2016

1 춘식당

봄을 먹는 사람들의 모임. 시적인 뜻이 담긴 참으로 고운 이름이다. 가로수길에서 멀찍이 떨어진 신사동 골목길에 위치한, 가정집 같은 춘식당은 술과 음식이 있는 한식 주점이다. 별명이 ‘춘식’인 주인장은 이전 패션 편집매장 카시나에서 수년간 일을 했고 또 어디든 드러눕는 포즈의 SNS 사진으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푸근한 인상만큼 넓은 인맥을 자랑하며 지인들을 초대한 임시 오픈 날부터 여러 인플루언서가 앞다퉈 SNS에 인증샷을 업로드하며 이목을 끌었다. 이곳의 모든 메뉴는 주인장 어머니의 손을 거친다. 대표 메뉴는 단호박 소갈비찜과 양념 삼겹수육이다. 듬직한 크기의 단호박 속에 각종 채소와 함께 푹 고아 만든 갈비찜을 담아 냄비에 한 번 찌고 또 통째로 오븐에 한 번 더 굽는 단호박 소갈비찜은 자태부터가 한껏 푸짐하다.

또 된장을 베이스로 한 양념으로 야무지게 삶은 후 두툼하게 썰어 대접하는 양념 삼겹수육은 소주와 함께 몇 점만 먹어도 배가 금세 솟는다. 그 외 직접 담근 매실장아찌, 시원한 백김치 등 어머니의 손맛이 정성스레 담긴 한 접시 한 접시 모두 주인장을 따라 드러눕고 싶은 맛이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23길 17
문의 02-511-4022
 

2 서울털보

서울 토박이 출신의 두 ‘털보’ 주인장이 운영하는 작은 밥집 겸 주점이다. 인현동에 위치한 전통 시장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위치 또한 인상적이다.

원탁 테이블과 오랜 세월 손때를 탄 듯 투박하고 촌스러운 의자며 화려한 벽지까지 1990년대 정서가 서려 있는 복고적인 공간이 마치 유년 시절 부엌 식탁에서 밥을 먹는 것 같은 향수를 자아낸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낮에는 크림카레, 밤에는 가게 이름을 딴 털보치킨이다. 털보치킨의 맛을 서정적으로 묘사해보자면 어린 시절 퇴근하는 아버지 손에 들려 있던 옛날 치킨 맛에 가깝다. 얇은 튀김옷의 바삭함과 고소한 기름 맛이 어우러져 계속 손이 간다.

따로 접시에 담아 제공하는 양념은 달짝지근한 맛의 정석이다. 맛도 맛이지만 주인장이 직접 선곡하는 음악과 공간이 선사하는 친근한 감성이 매력인 곳이다.

주소 서울시 중구 인현동2가 193 2F
문의 010-3043-2848
 

 

3 백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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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식물이 뒤엉킨 테라스, 깔끔한 흰색 벽과 모던한 원목 식탁까지 공간만 두고 보자면 여느 카페 못지않은 고상한 곳이다. 반전은 이곳의 메인 메뉴다.

백그라운드는 ‘불백’을 파는 엄연한 식당이다. 낮과 밤 각기 다른 구성의 메뉴를 제공하는데 낮에는 혼밥족들도 편안히 식사를 즐길 수 있는 1인 플레이트를, 밤에는 다수의 인원이 거나하게 즐길 수 있는 안주거리를 포함한 구성의 플레이트를 제공한다.

간장 혹은 고추장 소스 중 하나를 선택하면 ‘불맛’을 제대로 가미해 자작하게 볶은 돼지 불고기를 맛볼 수 있다. 적당히 촉촉하며 적당히 두툼해 씹었을 때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며 달짝지근한 소스 맛이 대도 수준의 밥도둑이다.

식사로는 불백을 메인으로 건강에 좋은 잡곡밥과 속을 달래주는 된장국, 계절에 맞춘 3가지 찬을 함께 제공한다. 한잔 걸치기 좋은 밤 메뉴로는 콥 샐러드와 신선한 채소 스틱, 고소한 김이 잔뜩 들어간 주먹밥, 바삭한 어포 등의 한 상 차림을 즐길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54가길 7
문의 02-794-6833
 

4 호돌이 문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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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꿈꾸는 모든 로망의 집합소, ‘문방구’에서 맛보는 고기는 어떨까? 호돌이 문방구는 어린 시절 선망의 대상이었던 ‘문방구집 아들’이 운영하는 요리와 술이 있는 자그마한 술집이다. 독특한 상호명은 주인장 아버지가 운영하는 문방구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모두에게 친숙한 공간, 문방구라는 콘셉트답게 번화가를 살짝 벗어난 작은 동네 어귀에 위치했다.

이곳에서는 스테이크 바비큐를 단일 메뉴로 취급한다. 대·중·소 3가지 사이즈 중 인원에 따라 적당한 양의 스테이크 바비큐를 주문하면 호주산 채끝 스테이크를 중심으로 삼겹살 바비큐, 숙주, 파인애플, 버섯, 각종 채소와 특제 소시지까지 뜨겁게 달군 주물 팬에 푸지게 올려 낸다.

고기 외 얹는 채소와 과일 등의 조화로운 고명이 선사하는 온갖 식감과 감칠맛에 자연스레 맥주가 당긴다. 바쁘지 않은 시간대에 방문하면 주인장이 직접 스테이크와 바비큐를 먹기 좋은 한입 크기로 총총 썰어주는 ‘정’ 넘치는 서비스를 발휘한다.

주소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대로1140번길 16
문의 010-9555-8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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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GUEST EDITOR 김재경
photography 이준열

2016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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