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V&P와 스토리지
음악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면 이런 곳이 아닐까 싶다. 매번 참신한 기획 공간을 선보이는 현대카드에서 지난 6월 음악을 주제로 새로운 공간을 오픈했다. 한강진역과 이태원역 사이 아주 투명하게 지은 V&P와 스토리지는 한 건물 내 있지만 완전히 개별적인 공간이다.
1층과 2층에는 다각적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V&P가, 지하 2층과 3층엔 전시를 위한 스토리지가 자리했다. V&P는 ‘Vinyl & Plastic’의 약자로 뉴욕 출신 설치미술 아티스트 아카시 니할라니(Aaskash Nihalani)의 작품이 압도적인 곳으로 개성 있는 음악을 느끼고 구입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약 9천 장에 달하는 바이닐과 CD 그리고 카세트테이프, 뮤직 기어, 패션 액세서리 등 음악과 연이 있는 다양한 것들을 선별해 판매한다. 음악과 함께 여유가 흐르는 카페도 있다.
V&P가 ‘소비’ 공간이라면 스토리지는 ‘전시’를 위한 공간이다. 이곳은 현대카드의 기발한 장기가 발휘된 새로움과 실험 정신이 가득하다. 현대 미술과 건축, 디자인과 필름 등 다양한 문화를 압축해 감상할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248
문의 02-2014-7850
2 뮤즈온
온갖 소음이 가득한 가로수길에서 제대로 음악에 취할 수 있는 LP 바다. 약 1만여 장의 LP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 영국에서 직접 엄선해 매입한 ‘진짜배기’다. 과거의 소리를 그대로 재현하고자 1960년대 오디오 시스템도 갖췄다. 매킨토시 진공관 앰프, 보이트 스피커, 로더 PM-6 풀레인지 스피커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보이트 스피커는 독일 출신 엔지니어 보이트가 직접 만든 한정 제품으로 이미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소문이 자자한 숨은 명기 중 명기이자 이곳의 심장 같은 존재다. 거기에 뮤즈온의 오픈 멤버이자 메인 DJ 임준구가 신청곡과 음악을 담당한다.
LP를 수집하며 록과 팝에 대한 지식을 쌓아온 20년 경력의 베테랑 DJ다. 감성이 피어오르는 오후 7시에서 새벽 2시까지 밤을 꽉꽉 채워 영업하며 맥주는 물론 위스키, 와인과 칵테일 등 어떤 음악과도 곁들이기 좋을 주류를 충분히 구비하고 있다.
메뉴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15길 32
주소 02-514-4541
3 페르마타
악곡의 표정에 변화를 주기 위해 곡 중간이나 마지막에서 박자의 운동을 잠시 늦추거나 멈추도록 지시하는 표. 상호 페르마타의 뜻이 참으로 길고도 오묘한 이곳은 동묘의 한 건물 2층에 위치한 카페다. 상호처럼 부산한 동묘 거리에 적당히 쉬어 갈 만한 곳을 만들기 위해 문을 열었다.
쉼터를 지향하는 카페에 걸맞게 음악과 차 그리고 편안한 자리로 꾸몄다. 음악은 주로 LP로 재생하는데 주인장의 구수한 취향대로 1980~1990년대 음반들이 가득하다.
10년이 짧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당대의 국내외 음반만 모았는데도 세 벽면 가득이다. 당시 정서가 짙게 묻어나는 LP판이 돌아가고 여차해서 흥이 돌면 취할 수 있는 맥주들도 냉장고에 준비돼 있다.
메뉴 서울시 종로구 숭인동 241-2
주소 02-2231-1800
4 음레코드
기존의 바이닐 문화가 음악적 향수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음레코더는 한 발 더 나아 가 복합적 문화 경험을 선사하는 새로운 차원의 공간이다. 주인장의 취향에 따라 즐기는 수동적 공간이 아닌 다양한 음악 장르를 골고루 폭넓게 다루는 융통성 있는 곳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컬렉터인 박인선의 LP 컬렉션을 만날 수 있다.
국내외 희귀 LP는 물론 대중적 앨범까지 그가 소지한 방대한 바이닐 아카이브를 바탕으로 LP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듣는 음악’이 아닌 ‘경험하는 음악’을 지향하는 음레코드는 1층 감상실과 2층 홈레코딩 룸 그리고 클리닝 룸으로 나뉘어 있다.
특히 홈레코딩 룸에는 디제잉 장비를 구비해 음악을 능동적으로 즐길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지오, 그레구아르 미쇼, 두 셰프가 선보이는 반미 샌드위치, 에그 커피 등 캐주얼한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음식과 음악 그리고 공간 디렉터가 꾸린 공간이 지닌 독립적인 힘까지 문화에 문화를 잇는 마치 프로젝트 같은 곳이다.
메뉴 서울시 용산구 우사단로10길 145
주소 070-8959-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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