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 MLB 야구선수
50% 5월 14일
박병호가 타석에 섰다. 2회 초였다.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날렸다. 다시 3회 초. 풀카운트 승부 끝에 투런 홈런을 날렸다. 연타석 홈런. 시즌 8호와 9호를 하루에 뽑아냈다. 5월 14일 일이었다.
그때 두 달 뒤 박병호가 마이너리그에 있을 거라 생각한 사람이 있을까? 박병호 머릿속엔 그날 두 타석이 지금도 또렷할 거다. 그때 그 리듬을 찾기 위해 지금도 휘두를 테니까. 그때만 해도, 어후.
30% 스윙 리듬
박병호의 부진에 이런저런 평을 내놓았다. 누군가는 강속구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한다. 누군가는 강속구보단 체인지업에 흔들린다고 한다. 둘 다 근거 없는 말은 아니다.
보다 빠른 직구든, 보다 까다로운 체인지업이든 스윙 리듬을 어긋나게 하는 건 마찬가지다. 마이너리그 성적도 좋지 않다. (7월 10일까지) 타율은 0.190. 박병호의 부진은 강속구와 체인지업만큼 빠르고 골치 아프다.
15% 마이어와 사노
부진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시기도 맞아야 한다. 자리는 한정돼 있고 노리는 선수는 많다. 미구엘 사노가 복귀하며 박병호가 마이너리그로 갔다.
박병호가 돌아가려면 누군가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 조 마이어는 굳건하고, 미구엘 사노는 활약이 제법 인상적이다. 배트를 휘두르는 와중에 둘의 성적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일단 정신적인 면을 극복해야겠지만.
5% 추신수의 말
추신수가 박병호를 위로했다. “시즌은 길다.” 어쩌면 이 말이 뇌의 100%를 차지하는 게 그에게 좋을지도.
반기문 | UN 사무총장
50% 대통령?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단지 주변에서 길 닦고 꽃가루 뿌린다. 웃어넘기던 소리도 또렷하게 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다 웃지 않게 됐을 때 실체 없는 실체가 자리 잡는다. 나비 날갯짓 아니, 반기문 기침 한 번에 뉴스가 쏟아지니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속은 자신만 알겠지만, 몰라도 보이는 게 있다. 어쩌면 자신도 모를 수 있다. 몰라도 상관없을 수도 있다. 아직 그 지저귐을 즐길 때니까.
35% 외신 평가
한국은 환호하지만, 외신은 심드렁하다. 아니, 꼬집는다. ‘유엔 역사상 최악의 사무총장’ ‘무난한 사람’ ‘반 총장과 유엔이 보이지 않았다’ 등 무능력을 지적한다. 그동안 잘 들리진 않았다.
한국 언론이든, 대중이든 관심 없었으니까. 대권 주자로 거론될수록, 이젠 더 듣고자 한다. 남은 기간 외신 평가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한 방이 필요하다.
14% 북한
반기문 사무총장은 대북 관계 전문가로 꼽힌다. 그 점에서 그가 유엔 사무총장이 됐을 때 기대하는 사람도 많았다. 아직 그 기대가 충족되진 못했다. 9년 반 동안 못한 걸 반년 동안 해낼 수 있을지 비관적이다. 하지만 임기 말기인 지금 터뜨리면 효과 만점.
1% 추어탕
외신 중 이런 평이 있다. ‘미꾸라지 같은 사람.’ 그는 해외에 오래 있었다. 구수한 추어탕이 떠올랐을 거다.
박태환 | 국가대표 수영선수
60% 리우 올림픽
7월 초까지 미정이었다. 대한체육회 결정을 기다렸다. 그 사이 박태환에게는 리우 올림픽보다 대한체육회 공문이 더 크게 자리 잡았을 테다. 결국 나간다. 이번 올림픽은 지난 베이징, 런던과는 또 다르다.
그때는 딸 거라 기대했지만, 지금은 나간다는 데 의의가 더 크다. 다시 경력을 이어나갈 수 있는 상징적인 면.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박태환도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20% 초시계
7월 2일 호주 수영 그랑프리대회로 복귀했다. 자유형 400m에서 2분49초18을 기록했다. 3위였다.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50초10을 기록했다. 4위였다. 100m에서는 51초29로, 9위였다.
복귀전으로 나쁜 성적은 아니다. 앞으로 초시계의 콤마 1초는 그의 머릿속을 헤집어놓을 게다. 어떻게 가게 된 리우 올림픽인데, 하는 마음과 뒤섞여서.
15% 스포트라이트
2014년 10월부터였다. 박태환을 비춘 스포트라이트는 다른 빛깔을 띠기 시작했다. 금지 약물 양성 반응. 병원을 고소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자격 정지를 당하고,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중재를 신청했다.
기자회견 카메라 앞에 선 그는 햇반을 들며 웃는 광고 속 모습이 아니었다. 손으로 하트를 그리며 웃는 보험 광고 속 박태환도 아니었다. 그 모습을 아직 기억하려나.
5% 병원과 주사
이제 그에게 병원과 주사는 금기어일지도 모른다. 금지됐기에 더 떠오르는 얄궂은 대상.
안철수 | 국회의원
50% 인기 반등
몇 년 전과 다르다. 소포모어 징크스에 시달리는 감독 같다. 데뷔작이 강렬했으니까. 그동안 장·단편으로 필모그래피는 좀 쌓았다. 하지만 투자자에게 완벽한 신뢰를 보여줄 정도는 아니다. 점점 참신함도 휘발됐다.
전 국민의 감정을 휘감을 흥행작이 필요하다. 목표 개봉일은 2017년 12월. 투자자에게 얼굴 도장 찍기 위해 오늘도 강연에 나선다.
25% 국민의당
당 대표에서 물러났다. 고개 숙일 일이 이렇게 생길지 누가 알았겠나. 정치는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갈수록 깨닫는다. 당의 주축으로서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움직일 거리가 많다. ‘조동원 리베이트’부터 ‘사드 배치’까지 목소리 낼 기회는 많다. 더불어민주당과 전략적 제휴의 판도 짜야 한다. 당 대표는 아니지만, 직함 뗀다고 딱히 달라질 건 없다.
20% 곁눈질
문재인 전 대표는 히말라야에 다녀왔다. “이제 전지훈련은 끝났다”고 했다. 책도 낼 예정이다. 김무성 전 대표는 지지자와 만찬회를 열었다. 최근 ‘중도론’도 펼치며 몸을 풀고 있다. 자기가 뭘 하는 것만큼 남이 뭘 하는지도 중요하다. 수위와 보폭을 견주며 나아가려면, 친구보다 더 안부를 물어야 한다.
5% 한 단어
‘새 정치’는 유통기한이 지났다. 훅(Hook)같이 입과 뇌에 착 붙는 단어가 제격이다. 정확히 설명할 수 없어도 무방하다.
한강 | 소설가
50% 책상
한강이 말했다. “책이 나온 다음 일은 생각하지 않아요. 글 쓰는 사람은 그냥 글을 써야죠. 노벨문학상은 책이 완성된 뒤 아주 먼 미래에 나오는 결과잖아요. 그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맨부커상을 수상한 후 한국에서 열린 첫 기자회견 소감이었다.
이런 말도 했다. “상황이 정리되면 최대한 빨리 내 방으로 돌아가 다음 작품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싶어요.” 그 이후 지금까지 이런저런 행사에서 한강 소식을 들었다. 이제는 정리됐겠지.
25% 흰
맨부커상 이후 <채식주의자>는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흰>은 수상 직후 출간된 한강의 책이다. ‘흰’이 주는 밝은 느낌을 쓰고 싶었다는데, ‘흰’에 담긴 어두움을 적었다. <흰> 관련 낭독회도 열었다.
그때 이런 말도 했다. “제가 흰 것에 대해 많이 쓴 거 같아요.” ‘흰’은 신간 제목이자 한강이 붙들고 가는 복잡한 감정을 대변하는지도 모른다. 그나저나 <흰>은 좀 팔렸나.
20% 맨부커상
생애 가장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 그 안에서 두 가지 생각이 한강에 머물렀을 테다. 상 하나의 의미와 맨부커상이라는 어떤 권위가 작동하는 과정. 더불어 3대 문학상이라는 단어의 간지러움도.
5% 피나
<피나>는 한강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다. <피나> 전용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농을 건넬 정도다. 여러 말과 여러 공간이 뒤섞인 와중에 <피나>의 한 장면이 떠올랐을지도.
홍상수 | 영화감독
70%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알다시피 홍상수 감독의 영화 제목이다. 이젠 단지 제목으로만 기능하지 않는다. 홍상수 감독은 제목 잘 짓기로 유명했다. 이 제목이야말로 길이길이 남을 만하다. 현실에선 지금과 그때 모두 맞았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지금은 맞다’고 홍상수 감독은 생각한다.
20% 회고전
프랑스 마르세유 국제영화제에 마침 홍상수 감독 회고전이 열린다(기사 쓸 당시엔 미래였다). 언론은 그 자리에서 홍상수 감독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한다. 당사자들은 침묵하는 사이에 말이 많다.
좌우간 구설수 이후 프랑스 마르세유 국제영화제 회고전은 공식적인 첫 자리다. 언론은 물론, 홍상수 감독도 주목할 수밖에 없다. 암, 회고전이라면 모름지기 주목받아야지.
9% 시나리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주변에서 단초를 찾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자기 식대로 변형하고 살을 붙인다. 이번 일련의 소동도 시나리오에 스며들지 모른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보고 싶긴 하다. 가장 기대하는 홍상수 감독의 차기작이 될지도.
1% 로베르 브레송
홍상수 감독이 좋아하는 감독은 로베르 브레송이다. 그의 영화를 보고 자기 영화의 방향성을 찾았다고 한다. 언제나 큰일이 닥치면 초심이 떠오르는 법.
도끼 | 래퍼
40% 자동차 카탈로그
난달 도끼가 새 차를 샀다고 뉴스가 보도했다. 연예인이 차 산 것도 뉴스가 되는 세상이다. 도끼가 산 차는 벤틀리 뮬산. 넉 달 전에는 페라리 488 GTB를 구매했다고도 친절하게 적어놓았다. 비싼 차를 샀기에 뉴스가 됐겠지.
도끼는 그게 뉴스가 된다는 걸 안다. 사람들이 반응한다는 것 또한 안다. 도끼가 자기를 마케팅하는 방법이다. 앞으로도, 당연히 그럴 거다. 이번에는 어느 브랜드 카탈로그를 볼까.
30% 신발장
도끼는 공연할 때 신발을 던진다. 때리려고 던지는 건 아니다. 선물이다. 그가 좋아하는 신발을 팬들에게 투척한다.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다 좋으니까. 일단 사면 한 종류당 몇 켤레씩 산다. 신발장이라기보다 전시장 수준이다. 전시는 계속된다. 새 신발은 계속 나오니까.
25% 가사
도끼는 자기 생활을 가사에 녹인다. 래퍼는 다 그렇지만, 도끼는 더 시시콜콜하게 다룬다. 도끼가 자기를 드러내는 방식이자 청자와 소통하는 방식이다. <쇼 미 더 머니> 출연료도 가사에 넣는다고 하니까. 그러니까 도끼는 생활하면서 가사를 적어 내려간다. 능률적으로 산다.
5% 쇼 미 더 머니
3회 땐 도끼와 더 콰이엇 팀이 우승했다. 이번에는 불안하다. 슈퍼비가 바비만큼 팬덤이 있다면 모를까.
조영남 | 가수
60% 앤디 워홀
조영남은 앤디 워홀을 거론했다. 직접 그리지 않아도 예술로서 가치를 지닌다고 항변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정확한 예가 아니었을 뿐. 이 사태를 바라보는 한 미술가는 (진심은 아니겠지만) 안타까워했다.
앤디 워홀 말고 데미언 허스트를 예를 들었으면 하고. 앤디 워홀은 공장식 작품 활동에 의미를 뒀다. 반면 데미언 허스트는 현대 미술의 작업 방식 중 하나로 선택했다. 방식은 같아도, 의미가 다르다. 그런 방식으로 활동한 예술가를 앤디 워홀만 알고 있었던 건가.
30% 법원
이제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우선 춘천이냐 서울이냐 하는 공판 장소 문제가 있다. 그 이후로도 본격적인 법정 드라마를 펼쳐야 한다. 유명인이 법정에 가는 건 뭐든 득보다 실이 많다. 조영남도 알 거다.
9% 통장
한 그림당 10만원 정도 수고비로 줬다고 했다. 결국 노동의 대가가 불만인 셈이었다. 조영남의 그림은 송 씨가 그린 이후로 더 좋아졌다. 효과를 봤다. 더 많이 팔렸다. 반면 부의 낙수 효과는 없었다. 조영남은 돈 아끼려다 돈 더 나가는 처지에 놓였다.
1% 화개장터
이런들 저런들 조영남에게는 ‘화개장터’가 있다. 그건 불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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