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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MOVIE - 양적 팽창 속에서

지난 10년, 한국 영화는 양적 팽창 속에서 여전히 많은 모순을 안고 있었다. 관객 수와 매출액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그 성장만큼 심화되는 극장 중심의 독과점 행태는 이젠 루비콘 강을 건넌 듯하다. 바로잡기 힘든 상황이다.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영화는 여전히 20% 수준. 부가 시장은 다 죽었다 살아났고, ‘한류’ 거품이 빠진 해외 시장은 중국 덕에 그나마 회생했다. 그래도 ‘가장 부담 없는 레저’로서 그 입지는 점점 커졌고, 요금 체제의 다변화와 3D와 아이맥스의 등장으로 관객 수에 비해 더 큰 폭으로 매출액이 증가했다.

UpdatedOn March 23, 2016

  • 관객 수 증가

    2010년을 제외하곤, 지난 10년 동안 관객 수가 줄어든 해는 단 한 해도 없었다. 2006년 1억5천3백41만 명이더니 어느새 2억 명대를 돌파해 2015년 2억1천7백29만 명이 되었다. 42% 늘어났다. 한국 영화 관객 수도 2012년 이래 4년째 1억 명 이상이다. 가장 큰 원인은 ‘가족 엔터테인먼트’로서 비중이 커졌기 때문. 주 관람층도 장년층으로 확산되었다. 

  • 매출도 증가

    2006년 9천2백57억원이던 극장 매출은 2015년 1조7천1백54억원이 됐다. 85%나 늘었다. 평균 관람료가 6천34원에서 8천8원으로 10년 동안 2천원가량 높아진 탓도 있지만, 3D나 아이맥스 같은 특수 포맷 상영이 늘어나고, 유동적 요금 책정으로 프라임 타임 관람료가 높아진 것도 이유다. 그래도 한국에서 영화는 아직도 저렴한 레저 수단에 속한다. 

  • 한국 영화 점유율은 하락

    사실 불공평하다. 2006년은 한국 영화 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해이기 때문이다. 63.8%라는 숫자 앞에선 그 어떤 해도 무기력해지며, 우린 이후 단 한 번도 60% 이상을 기록한 적이 없다. 2015년의 점유율은 52.0%. 서서히 하락해 1년 만에 10% 이상 빠졌다. 결과적으로 보면 지난 10년간 한국 영화는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는 하강을 겪었다.

  • 영화 보는 나라

    평균 관람 횟수는 2006년 3.13회에서 2015년 4.22회로 늘어났다. 아이슬란드가 4회, 미국이 3.6회, 호주가 3.3회, 프랑스가 3.1회니 어느덧 한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영화 많이 보는 나라’가 된 셈이다. 서울 지역만 놓고 보면 4.8회에서 5.9회가 되었다. 서울 사람은 두 달에 한 번, 전 국민으로 보면 석 달에 한 번은 극장에 가는 셈이다.

  • 스크린 빅뱅

    드디어 1백 편을 넘겼다(1백8편). 외화는 2백37편이었다. 합하면 3백45편이다. 현재 한국 영화는 2백32편, 외화는 9백44편이 개봉된다. 총 1천1백76편이다. 10년 만에 3.4배가 늘었다. 놀라운 성장세다. 반면 스크린 수는 1천8백80개에서 2천4백24개로 1.3배 늘었다. 개봉 경쟁이 두 배 이상 치열해졌고, ‘극장이 왕’이라는 말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 천만 영화

    2005년 말에 개봉한 <왕의 남자>와 여름 시즌의 <괴물>이 ‘천만 영화’ 자리에 오르면서 2006년은 한국 영화의 빅뱅을 겪었다. 지금은 1년에 서너 편씩 ‘천만 영화’가 나온다. 이것은 독과점 심화의 징표다. ‘대박’이라 할 수 있는 3백만 이상 영화가 10편에서 20편으로 두 배가 되었고, 이 영화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42%에서 57%로 늘어났다.

  • 중국 시장

    10년 전 한국 영화 산업의 가장 큰 걱정은 수출 시장의 급락이었다. 2005년 7천6백만 달러였지만 2006년엔 무려 68% 하락한 2천4백50만 달러였던 것. 그 중심엔 일본 ‘한류’ 시장의 몰락이 있었다. 이후 침체 지속과 완만한 회복세를 기록하던 해외 시장은 최근 5천5백50만 달러에 달했다. 일본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한 건 중국. 전체의 31.5%다. 

  • 기사회생 부가 판권

    1990년대 영화 시장보다 컸던 비디오 시장은 2000년 이후 몰락했고, 2006년엔 부가 시장이 극장의 42%인 3천9백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후 나락을 알 수 없게 떨어졌고, 2009년엔 8백88억원이었다. 극장 매출의 8%다. 이 죽은 시장을 되살린 건 다운로드와 IPTV 등 온라인 플랫폼. 2015년에 3천3백49억원으로 다시 3천억원대에 진입했다. 

여전한 불안

한국 상업 영화의 평균 제작비는 10년 전 51억원에서 2015년엔 56억원이 되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오히려 감소한 듯하다. 투자 수익률은 10년 전 -24.5%였고 한때 -43.5%까지 떨어졌다가 2012년 이후 +로 돌아섰지만…. 2015년은 -7.2%였다. 상업 영화 10편 만들면 그중 두 편만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구조는 여전하다.


 

작은 반란

10년 전 작은 화두는 ‘독립 장편 영화’였다. 한국 영화 개봉작 중 제작비 10억원 미만의 저예산 영화 비율이 20%를 넘긴 것이다. 이 영화들이 박스오피스의 1%만 차지해도 성공적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이 논의는 최근 ‘다양성 영화’로 넘어갔다. 개봉작의 30%를 차지하는 다양성 영화가 박스오피스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8%. 하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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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WORDS 김형석(영화 저널리스트)

2016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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