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ds 이영근(프리랜서) PHOTOGRAPHY 박명화(프리랜서)
양평 | 생각 속의 집
건축가 민규암이 만든 펜션. 민규암은 한호제라는 전원주택을 설계해 건축문화대상 등을 수상한 청년 건축가다. 생각 속의 집을 들어서면서 처음 생각한 것은 건축가 김수근. ‘건축 작품을 구경’한다는 것은 공간 창조감을 느낀다는 것인데, 민규암의 솜씨를 밟으며 김수근을 생각한 것은 그 발칙하고도 맹랑한 공간 활용 솜씨 때문이다. 결코 넓다고 할 수 없는 공간에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는 숙박 공간을 만들었다는 점이 그렇고, 객실별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활용하되 결코 폐쇄적이지 않은 밝음을 제공했다는 점이 그렇다. 특히 침실 설계가 예술이어서, 통유리창 넘어 보이는 겨울의 전원을 만끽하며 편안한 잠자리에 들 수 있다. 펜션의 원조가 민박이라는 점을 생각해볼 때 또한 이 집은 결코 소박함만을 고집하는 집도 아니다. 이곳은 호텔이다. 시설이 그렇고, 가격이 그렇고, 서비스가 그렇다. 비발디파크 말고 겨울철인 지금 주변에 갈 곳도 별로 없으니 그저 세련된 객실에서 뒹굴거리며 무릉의 아득함에 빠져볼 만한 공간이다. 승용차로 마당에 도착하면 벨보이가 나와 짐도 들어주고 사무실로 안내해준다.
주요 시설 6개의 객실과 객실에 딸린 욕실, 응접실 등 커뮤니케이션 공간. 특별히 객실 등급은 없으나 가격은 차별 운영되며, 홈페이지 사진을 보고 스타일에 맞는 객실을 예약하면 된다.
문의 031-773-2210, www.mindhome.co.kr
평창 | 메이페어샬레스타
메이페어가 있는 펜션 타운은 한마디로 대박이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좋고 기분을 띄워준다는 해발 700m에 위치한 것이 그렇고 깨끗한 밤하늘의 신비한 별밭을 구경할 수 있는 천문대가 있어서 또한 그렇다. 산길은 또다시 새로운 숲으로 이어지고 숲 사이로 나란히 앉아 있는 통나무 펜션은 그림 엽서 그대로다. 휘닉스파크, 봉평메밀국수, 허브나라, 대관령목장 그리고 소설 <메밀꽃필무렵>의 작가 이효석 생가 등 짧은 시간에 산보하듯 둘러볼 곳이 많은 것도 평창의 펜션이 갖는 장점이다. 메이페어는 이러한 연계 여행을 상품화해 펜션의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안하기도 한다. 즉, 1인당 11만2천원을 내면 숙박과 타운 안에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 코바(KOBA)의 숯불바비큐, 천문대별자리 관람, 카페테리아 음료 이용권, 아침식사 그리고 대관령 양떼목장 관람까지 가능하다. 숙박으로서의 메이페어 펜션은 통나무집에 우드 스타일의 인테리어와 고전적 침대가 특징이다. 특히 넓은 평형의 객실에 있는 더블베드는 다소 위압적이기까지 하다. 시설의 규모가 다양해서 객실 선택의 폭이 넓은 것도 특징이다.
문의 033-334-5501,www.mayfair.co.kr
둔내 | 슈바르츠발트 뮤직&버즈 펜션
우리나라 펜션 가운데 제대로 된 공연을 가장 많이 여는 곳. 우리나라에서 가장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제대로 된 앵무새만 분양하는 버즈 펜션이다. 슈바르츠발트에는 아쉽게도 달랑 한 쌍만이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이곳은 1층에는 식당 겸 통기타를 맘껏 칠 수 있는 미니 공연장이 있고, 2층에는 널찍한 거실과 앤티크 소파, 오디오, TV 그리고 민박 스타일의 방 3개가 있다. 하나는 침대방이며 2개는 온돌방이다. 3층에는 피아노가 있는 미니 공연장으로, 이곳에서 여행스케치, 임지훈, 소리새 등 통기타 가수들의 공연이 있었다. 3층에는 침대방 하나와 온돌방 하나가 있다. 2층만 사용할 경우 1박에 40만원이며 2~3층 모두 사용할 경우 60만원을 내야 한다. 2박을 하되 전체를 빌릴 경우 첫날 숙박비는 50% 할인해준다. 간단히 계산을 해보면, 10명이 2~3층 전체를 빌려서 2박을 한다면 첫날 숙박비 30만원, 둘쨋날 숙박비 60만원 해서 총 90만원이 드는 셈이다. 일반 펜션처럼 입실 시간과 퇴실 시간이 야무지게 운영되지 않으므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스키 시즌에 고려해볼 만한 시설이다. 주방 시설이 잘 되어 있으므로 둔내 정육점에서 고기와 숯을 사면 기막힌 바비큐를 즐길 수도 있다. 슈바르츠발트만의 특징인 앵무새 사육장도 구경할 수 있는데, 주인의 특별한 안내가 필요하다. 70만원에서 2백50만원까지 한다는 앵무새 분양은 내년 봄부터 시작된다.
문의 033-345-3565, www.schwarzwald.co.kr
둔내 삽교 | 별무리펜션
무인양품(無印良品) 카탈로그에서 본 것과 똑같은 집이라고 생각했다. 별무리펜션은 약간 과장해서 말하면, 군더더기 하나 없는 공간이다. ‘조용한 가족’이 운영하는 이 집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꾸밈이 없다. 찾아오는 손님들도 대부분 이 집을 닮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접수를 받는 일만 아니라면 언제 왔는지, 언제 떠났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차분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별무리펜션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은, 이곳이 산새가 험한 둔내면 청태산 기슭에 위치하면서도 전망이 트여 있으며 맑은 날 밤이면 쏟아질 듯 촘촘한 별무리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천장을 보면 길쭉한 유리창이 하나 있는데, 모든 불을 끄고 반듯이 누워 있노라면 ‘캄캄한 하늘의 별을 언제 보고 지금이더라…’상념에 사로잡히기에 충분하다. 산촌의 밤은 5시에 내려와 아침 8시나 되어야 걷어가는 법이다. 별무리펜션에서의 1박이 짧은 것은 그 때문이다. 펜션의 구조는 라스베이거스 구시가지에서나 볼 수 있는, 긴 나무 복도에 각 방의 현관문이 하나하나 있는 그런 모습이다. 그러나 현관문 입구에 만든 돌출벽과 현관문 앞 데크 전체를 덮을 수 있는 어닝으로 프라이버시 보호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문의 033-345-6166, www.thestardust.co.kr
봉평 | 허브나라 펜션
펜션에 들어가 욕실을 보자, 바로 옷을 벗어던지고 싶어진다. 널찍한 월풀마사지 욕조가 그렇게 유혹한다. 욕실의 크기가 펜션의 4분의 1은 되어 보인다. 벽난로, 미니 바, 2층의 침실 그리고 천장 유리 밖으로 보이는 하늘 등등 허브나라 펜션은 완벽하고 화려한 은둔지다. 허브나라 펜션은 허브나라 정원 뒤의 높은 언덕 위에 있다. 13년 전부터 가꿔온 허브나라답게 펜션의 콘셉트 역시 허브 향으로 가득하다. 여름을 보낸 봉평 허브나라는 녹음방초 산산하던 시절을 끝내고 지금은 겨울 흥정계곡의 고요한 기운을 찾는 여행자들로 차분한 분위기다. 그러나 하우스정원에는 여전히 허브 향이 가득하고 새로 오픈한 하우스데크 카페에서는 허브 향 그린 티를 즐길 수 있다.
문의 033-335-2902, www.herbnar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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