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한국 작가
글로벌 스타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작고한 지 근 10년이 지나도 세계 최고 수준의 갤러리(가고시안)와 전속 계약을 맺은 백남준을 필두로 지난 10년간 우리는 세계 미술판에서도 통하는 서도호, 이불, 전준호, 문경원, 양해규 등의 활약상을 봐왔다. 대부분 해외 유학파들인 이들은 국가 차원의 이렇다 할 시스템이나 지원 없이도 스스로 우뚝 섰다.
20대 작가
지금은 20대 작가라는 말이 자연스럽지만 10년 전 분위기는 달랐다. 2008년 시작된 ‘아시아 대학생 청년작가 미술축제(ASYAAF)’를 필두로 대학 재학생을 비롯한 20~30대 작가들의 발굴 및 지원 프로그램들이 생겨난 덕분이다. 그래서 오늘도 고군분투할 40~50대 초반 작가들은 젊은 작가의 줄에도, 중견 작가의 줄에도 서 있는 게 불편하다.
늘어난 미술관
다양한 미술관들이 생겨났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북서울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국공립 미술관을 비롯하여 아라리오뮤지엄 같은 사립 미술관 역시 많이 생겨났다. 하지만 2013년 발표된 각 미술관별 소장품 리스트 및 예산 자료에 따르면 영국 테이트모던의 연간 작품 구입비(기부 포함)는 1천5억, 우리나라 국립현대미술관은 31억이었다. 펀드라이징의 길은 멀기만 하다.
중국의 힘
중국을 빼놓고 미술을 이야기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쩡판즈, 장샤오강, 웨민쥔, 팡리쥔 등 중국 현대 미술의 사대천황뿐만 아니라 차이나 머니의 활약은 전 세계 미술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런던, 스위스, 파리 등에서 열리는 아트페어에선 명-청대 골동품과 괴석을 팔기도 하고 수묵화와 서예 작품 등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홍콩의 마법
차이나 머니의 최대 수혜 지역은 홍콩이다. 중국 안의 또 다른 세계 홍콩은 단숨에 세계 미술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세계 메이저 갤러리들은 앞다투어 홍콩에 지사를 만들고, 홍콩으로 진출한 소더비와 크리스티 등 경매 회사들은 무명 작가를 단숨에 스타로 만드는 마법을 부렸다. 홍콩 경매가 낳은 한국의 스타 작가들도 많이 등장했다.
홍콩아트페어
홍콩아트페어는 바젤이란 브랜드를 얻은 이후 아시아 최고의 미술 시장을 너머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우리나라 단색화 거장들의 작품 가격을 가파르게 올리는 데 일조한 것도 홍콩이다. 아시아 최고의 아트페어라 자부했던 한국아트페어(KIAF)는 두텁지 못한 컬렉터층과 슈퍼 컬렉터들이 홍콩 ‘직구’로 향하면서 힘을 잃어가고 있다. 참고로 도쿄아트페어는 아직도 KIAF의 상대가 안 된다.
스타와 미술
연예인들이 미술계에서 활동하며 자칭 타칭 작가들을 비롯해 컬렉터층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여러 잡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등장으로 미술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건 명백한 사실. 빅뱅 탑(최승현) 경우 자기 컬렉션을 미술관에서 선보이기도 했고, 2015년 ‘푸르덴셜 아이 어워즈’에서 ‘비주얼 컬처상’를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 탑이 방문하여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제여란 작가의 작업실 사진 10여 장은 단 이틀 만에 통합 라이크(Like) 2백만 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단색화 작가
지난 10년간 한국 미술의 가장 큰 이슈는 박서보, 정상화, 하종현 등 단색화 작가들의 선전이다. 한국 미술이 세계 미술 시장에서 이토록 주목받은 적이 없었다. 그 결과 2014년 8월에 3천원 언저리에 있던 서울옥션 주가 역시 현재 2만원대에 안착했다. 하지만 단색화 계열 이외의 작가들이 성장할 발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의 문제, 그리고 정선이나 김홍도의 작품이 박서보의 그림보다 싸다는 점은 한국 미술계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풀어야 할 숙제다.
글로벌 전시 기획자
글로벌 한국 작가가 늘어난 데는 세계적인 미술 축제로 자리 잡은 광주비엔날레와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등으로 위상을 높여온 전시 기획자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김선정, 윤재갑, 정도련, 이숙경 등 해외 미술관 및 메이저 갤러리에서 활약하는 큐레이터와 갤러리스트들 역시 한국 미술의 힘을 키우는 데 큰 보탬이 됐다.
사진과 갤러리
인사동을 중심으로 사진 전문 갤러리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그리고 독일의 유형학 사진들은 과학 기술에 힘입어 그림과 크기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으며 미술 시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사진이 돈이 된다는 뉴스가 매일 저녁 장식할 때, 국내 아트페어의 한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갤러리스트에게 물었다. “이 사진 지금 사면 내년에 얼마에 팔아줄 거요?” 그 호황은 아쉽게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지속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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