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뤼벨 포시 시그니처 1
2007년부터 ‘시간의 수호-시계의 탄생’이란 시계 제조 기술 전승 프로젝트를 해오고 있는 그뤼벨 포시가 같은 맥락에서 팀원을 전면에 내세우는 ‘시그니처’ 시리즈를 시작했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은 브레게, 오데마 피게, 필립 뒤포에 이어 그뤼벨 포시에 자리 잡은 디디에 J.G. 그레틴.
그의 서명이 들어간 시계는 투르비옹이 없는 스리 핸즈 기능에 브랜드 최초로 제네바 스트라이프 패턴 등 섬세한 마감으로 66개 한정 생산한다. 그중 33개가 스틸 케이스로 입문용이라기엔 너무 고가이지만 그뤼벨 포시에선 가장 저렴한 2억 미만의 가격이라는 점. 정희경(매뉴얼세븐 대표)IWC 마크 18
하드코어한 메커니즘과 첨예한 소재들로 각축전을 벌이는 와중에 결국 눈에 밟혔던 시계는 마크 18이었다. 너무나 단순해서 오히려 돋보였던 시계인데, 장식적인 것들을 훌훌 털어낸 어떤 결연함마저 느껴졌다. 마크 18은 IWC 파일럿 워치 컬렉션에서 마크 17의 후속작에 속한다.
이전보다 1mm 작아진 40mm이고, 스리 핸즈와 데이트 창으로 구성된 단출함, 동글동글 귀여운 숫자 인덱스, 스틸의 물성이 물씬 드러나는 케이스 등, 어느 것 하나 취향을 벗어나는 것이 없었다. 고동휘(<아레나> 패션 에디터)
예거 르쿨트르 리베르소 트리뷰트 자이로투르비용
리베르소의 태생은 스포츠 워치였지만 특유의 우아한 디자인 때문에 드레스 워치의 정석으로 통한다. 특히 말끔하게 재단된 수트에 리베르소는 ‘진리’가 아닐까. 그런 리베르소가 올해 85주년이다. 여러 신제품 중에서도 리베르소 트리뷰트 자이로투르비용은 단연 발군이다.
세대를 초월한 파워풀한 외관 속에 스위스 파인 워치메이킹의 전통과 기술력을 오롯이 담은 이 시계의 가치를 이해하는 데 소요된 시간은 단 1분. 플라잉 투르비용 케이지가 한 번 완전히 회전하는 시간 정도면 충분했다. 장세훈(<타임포럼> 시계 칼럼니스트)랑에 운트 죄네 그랑 랑에 1 문 페이즈 ‘루멘’ 플래티넘
하이엔드 드레스 워치에서 피하는 소재는 다름 아닌 야광이다. 어두운 곳에서 시간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야광 색상이 아름답지 못하다는 이유로 고급 드레스 워치일수록 야광 사용의 빈도는 현격하게 줄어든다. 그랑 랑에 1 문 페이즈 ‘루멘’ 플래티넘은 이런 상식(?)을 뒤집는 모델이다.
어두운 반투명 다이얼과 야광을 절묘하게 이용한 빛을 통해 독특한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야광의 기능성을 놓치지 않음은 물론이다. 구교철(<타임포럼> 시계 칼럼니스트)
H. 모저 & 씨 스위스 알프 워치
H. 모저 & 씨는 자사의 퍼페추얼 캘린더를 ‘스위스 오리지널 스마트 워치’라고 칭한 적이 있다. 기계식 시계에 대한 애착이 대단한 독립 브랜드인 것. 이번엔 스마트 워치를 제대로 꼬집었다. 애플 워치와 비슷한 외모도, 이름도 우연이 아니다.
그들은 이 시계가 2백 년이 넘는 R&D의 산물로 업그레이드하지 않아도 되고, 손가락만으로 1백 시간을 충전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이나 메시징, 심박수 체크 기능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고 단언한다. 50개만 한정 생산한 시계는 나오자마자 완판되었다. 시계 애호가 사이에서는 아직 이들의 주장이 통한다는 증거다. 유현선(<크로노스> 수석 기자)파네라이 로 시엔치아토 루미노르 1950 투르비옹 GMT 티타니오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기리기 위해 제작된 ‘로 시엔치아토 루미노르 1950 투르비옹 GMT 티타니오’는 브랜드의 아이코닉한 특징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놀라운 수준의 가벼움을 지닌 투르비옹 시계다.
파네라이는 시계를 보다 가볍게 만들기 위해 티타늄 케이스에 스켈레톤 구조의 무브먼트를 장착했다. 기술적으로 진화하면서도 그 특유의 정체성은 유지하기 위해 연구 개발을 통해 획기적인 신제품을 선보인 파네라이의 노력이 특히 돋보였다. 이은경(<몽트르 코리아> 편집장)
두 개의 랄프 로렌
폴로
폴로는 면면이 다채로웠다. 브랜드의 아카이브를 섬세하게 가다듬어 다양하게 적용한 옷들은 꽤 넓은 영역을 섭렵했으니까. 초경량 소재로 만든 폴로의 전형적인 수트들은 클래식의 정석을 이야기했고, 블랙 워치 폴로팀의 공식 팀복에서 영감을 얻은 재킷은 새로운 방식의 캐주얼을 설명하는 데 활용됐다. 남색 트렌치코트에선 항구 도시의 감성을, 낡은 청바지와 가죽 재킷, 후디, 조거 팬츠를 보고 대학교 운동선수들의 건강함을 문득 느끼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퍼플 라벨
우아한 줄로만 알았던 퍼플 라벨에 스포티함이 더해졌다. 점프수트라든지 퍼포레이티드 재킷, 새로운 RL 로고의 스트레치 메시 셔츠, 모터사이클 웨어의 디테일을 적용한 옷들로 어떤 역동성을 느끼게 하는 것. 색의 선택은 담대했다. 쨍한 형광색과 도발적인 원색들이 현명하게 쓰였다. 몇몇 옷들은 해군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다. 심실드(바느질을 없앤) 기법으로 만든 가죽 재킷들과 엄격한 제복을 떠오르게 하는 테일러드 룩이 그것들이다. 퍼플 라벨의 백미, 늘씬한 이브닝 룩들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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